국방부, 국회의원에 공개한 탄저균 관련 자료 언론매체엔 ‘비공개 결정’ 논란

국방부, 국회의원에 공개한 탄저균 관련 자료 언론매체엔 ‘비공개 결정’ 논란
이미 공개한 ‘한미 생물무기감시포털 협약서’, 훈령 이유로 뒤늦게 ‘비공개’
[민중의소리] 김원식 전문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09-10 18:49:32


최근 탄저균 사태와 관련하여 국방부가 이미 국회의원에 공개한 자료를 국방부 훈령을 이유로 언론사에는 뒤늦게 비공개 결정을 내린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7월 3일 '주권방송(615TV)'(대표 권오혁)은 정보공개법에 따라 국방부에 지난 2013년 10월 18일, 한미 국방부 당국자가 체결한 '한미 생물무기감시포털(BSP) 구축을 위한 협약서'의 한글판 공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에 대해 7월 23일, "협약서 한글판은 국방정보공개 운영 훈령에 의거 비공개 대상 정보로 분류돼 있다"며 "국방정보공개 운영 훈령 제10조 별표 2의 2호 안보·국방·통일·외교 관련 정보 중 협약 종료 전 공개 시 업무혼선 및 불필요한 오해 소지가 야기되는 내용에 대해서는 비공개 대상 정보로 분류되어 있어 공개할 수 없다"고 비공개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이 협약서 한글판은 국회 국방위 소속 국회의원에게 지난 6월 9일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관해 국회 국방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국방부가 자료를 전했을 당시 '외부 비공개 요청' 등 다른 조건이 있었느냐"의 질의에 "그런 것은 없었고, 자료를 요청하자 이메일로 보내 왔다"고 밝혔다.

이미 공개한 자료를 언론사에는 뒤늦게 비공개 결정한 이유에 관해 국방부 담당자는 "국회의원은 국회법에 따라 자료 요구 권한이 있어, 요구를 해와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에 "국방부가 군사 기밀 등의 이유로 비공개 분류한 정보도 국회의원이 요구하면 다 공개하느냐"의 질의에 이 담당자는 즉답을 회피한 채, "(공개한) 관련 근거를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후 그는 "일반인의 경우 정보공개법에 따라 요구를 해와 이를 검토한 끝에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회의원과 일반인의 자료 공개 기준에 다른 것이 있느냐"의 물음에 "국회의원에 공개한 자료를 '공개'라고 볼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에게 공개한 것이 공개가 아니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지난 2013년 10월 체결한 '한미 생물무기감시포털(BSP) 구축을 위한 협약서' 사본 일부 ⓒ해당 협약서 캡처

"이미 공개한 자료의 국방부 훈령 핑계는 탄저균 사태 확산 막으려는 의도"

정보공개를 요청한 당사자인 '주권방송' 권오혁 대표는 "이미 국회의원 등에 공개된 자료를 언론사가 정식 요청했지만, 비공개 대상 정보라며 공개하지 않은 것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안 그래도 최근 탄저균 사태와 관련하여 국방부가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감추려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며 "이번 사례는 바로 이러한 점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이중잣대"라며 국방부를 비판했다.

이에 관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속 하주희 변호사는 "이미 국회의원에 공개한 정보를 뒤늦게 국방부 훈령을 근거로 비공개를 결정한 것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자의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정보공개법은 공공기관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다른 법률 또는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에 따라 비밀이나 비공개사항으로 규정된 정보는 비공개할 수 있으나, 이 때 명령은 '국회규칙·대법원규칙·헌법재판소규칙·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대통령령 및 조례로 한정한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며 "이번 공개 요청을 국방부 훈령을 근거로는 비공개 결정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 변호사는 특히, "평소 국회의원에게도 자료 전부를 공개하지 않고 구두 설명 등을 하던 국방부가 바로 자료를 보냈다는 것은 특별히 비공개 사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이미 공개한 정보마저 훈령을 핑계로 언론사에는 공개하지 않은 국방부가 탄저균 사태의 파문에 대해서 조사나 재발방지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파문의 확산만 막으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출처  국방부, 국회의원에 공개한 탄저균 관련 자료 언론매체엔 ‘비공개 결정’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