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소 찬·반으로 뜨거운 영덕...‘주민투표 투표율’ 놓고 격돌
‘주민투표 관리위원회’, “투표인명부, 참관인 등 모든 준비 마무리 돼”
[민중의소리] 구자환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11-08 14:52:00
오는 11일과 12일 양일에 걸쳐 진행되는 영덕핵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를 앞두고 찬반 양쪽 단체의 활동이 격렬하다. 양쪽 단체의 쟁점은 ‘투표 참가/불참’이다.
핵발전소 유치를 추진하는 쪽은 ‘투표 불참’을 독려하고 있다. 투표율이 낮으면 지역여론이 핵발전소 유치 찬성으로 보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핵발전소 반대 단체들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홍보를 집중하고 있다.
7일 ‘영덕핵발전소반대 범군민연대’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가 제일 정확한 것으로 믿고 있고, 실제 핵발전소를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주민투표 합법성을 강조하고 주민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주민투표가 법적인 효과가 없다지만 주민투표로 인해 전력수급계획에서 제외된 삼척의 경우를 보더라도 실제로는 효과가 있다”며 “이미 벌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0.2%가 원전건설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71.9%가 주민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을 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영덕핵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 관리위원회’는 투표인명부와 기표대, 참관인 등 주민투표를 진행하기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난 상태라고 밝혔다. 4만여 명의 영덕군민 가운데 3만5천여 명이 유권자로 파악된다.
주민투표 4일을 앞두고 핵발전소 유치 찬·반 단체들은 경북 영덕군 각 읍면에서 치열한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영덕핵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 관리위원회’와 ‘영덕핵발전소반대 범군민연대’는 영덕읍과 7개 면 지역에 20개의 투표소를 확정하고 현수막과 우편 등으로 투표참여를 홍보하고 있다.
‘주민투표 관리위’와 ‘범군민연대’는 ‘주민투표로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자’는 내용 등의 현수막을 내걸었고, 원자력발전소 찬성단체는 ‘외부세력의 개입’, ‘박근혜 대통령 비난’ 등의 논리를 설파하며 투표 불참을 독려하고 있다.
여기에 대우건설과 한전은 ‘지역 경제 발전’과 ‘영덕의 미래’를 내용으로 핵발전소 유치를 홍보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도 각 지역을 순회하면서 투표 불참을 홍보하거나 전광판 홍보차량을 동원해 주민투표 참가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핵발전소 유치 찬성단체에 대한 고소장도 검찰에 접수된 상태다. 주민투표 관리위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통해 ‘주민투표는 불법’이라고 주장한 ‘천지원전 추진운영대책위’와 ‘원전추진 특별위원회’ 등 지역 일부 단체를 6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고소했다.
이날 경북 영덕군 영덕읍에서 만난 주민 가운데 핵발전소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단호한 태도를 나타냈다.
이모(29) 씨는 “영덕은 자연에서 얻는 것이 많은데 핵발전소로 인해 인구는 늘어날지 모르지만 생활의 모든 것이 변하게 되고 삶의 질도 떨어질 것”이라며, “핵발전소가 들어오면 이사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표는 근무관계로 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모(65) 씨는 “동해안에서 영덕 같은 청정해역이 없는데 핵발전소가 들어와서 오염시키면 누가 여기에 대게나 회를 먹으러 오겠냐”며, “경제적인 도움도 처음에는 좋을 것 같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빠질 것이고 결국 돈 있는 사람은 영덕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표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투표하지 않겠다는 주민들은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조건을 두고 찬성하거나 중립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장모(50) 씨는 “장사하는 입장에서 핵발전소 공사가 시작되고 공사가 끝난 이후에는 사람들이 가버리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은 안 될 것 같다”면서도 “경제를 봐서는 있어야 할 것 같지만, 핵발전소가 살기에는 안 좋다고 해서 지켜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표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했다.
김모(48) 씨는 “핵발전소가 없는 것이 좋긴 한데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유치를 찬성한다”며, “투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덕핵발전소 건설예정지인 영덕읍 석리 마을 주민은 대체로 핵발전소 유치를 찬성하는 입장이었지만 주민간의 미묘한 인식 차이도 드러냈다.
한 주민은 “우리는 원전 유치 동의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보상을 받고 나가야 한다”며, “건설 하든지 철회를 하든지 빨리 결정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석리 마을은 주택이 언덕 비탈에 자리 잡아 비가 많이 오면 물이 스며드는데도 수리나 증축도 할 수 없다”며, “이 상태로 5년이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그 당시에는 가족과도 다투면서 아무것도 모르고 동의서를 작성했다”며, “지금 같아서는 철회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반대세력이 외부에서 왔다”며, “국가가 하는 일을 모두 반대하면 어떻게 하느냐”고도 말했다.
출처 [르포] 핵발전소 찬·반으로 뜨거운 영덕...‘주민투표 투표율’ 놓고 격돌
‘주민투표 관리위원회’, “투표인명부, 참관인 등 모든 준비 마무리 돼”
[민중의소리] 구자환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11-08 14:52:00
오는 11일과 12일 양일에 걸쳐 진행되는 영덕핵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를 앞두고 찬반 양쪽 단체의 활동이 격렬하다. 양쪽 단체의 쟁점은 ‘투표 참가/불참’이다.
핵발전소 유치를 추진하는 쪽은 ‘투표 불참’을 독려하고 있다. 투표율이 낮으면 지역여론이 핵발전소 유치 찬성으로 보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핵발전소 반대 단체들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홍보를 집중하고 있다.
7일 ‘영덕핵발전소반대 범군민연대’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가 제일 정확한 것으로 믿고 있고, 실제 핵발전소를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주민투표 합법성을 강조하고 주민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주민투표가 법적인 효과가 없다지만 주민투표로 인해 전력수급계획에서 제외된 삼척의 경우를 보더라도 실제로는 효과가 있다”며 “이미 벌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0.2%가 원전건설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71.9%가 주민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을 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영덕핵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 관리위원회’는 투표인명부와 기표대, 참관인 등 주민투표를 진행하기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난 상태라고 밝혔다. 4만여 명의 영덕군민 가운데 3만5천여 명이 유권자로 파악된다.
영덕핵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 관리위원회. ⓒ구자환 기자
주민투표 앞두고 찬·반 단체, 치열한 홍보전과 신경전
주민투표 4일을 앞두고 핵발전소 유치 찬·반 단체들은 경북 영덕군 각 읍면에서 치열한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영덕핵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 관리위원회’와 ‘영덕핵발전소반대 범군민연대’는 영덕읍과 7개 면 지역에 20개의 투표소를 확정하고 현수막과 우편 등으로 투표참여를 홍보하고 있다.
‘주민투표 관리위’와 ‘범군민연대’는 ‘주민투표로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자’는 내용 등의 현수막을 내걸었고, 원자력발전소 찬성단체는 ‘외부세력의 개입’, ‘박근혜 대통령 비난’ 등의 논리를 설파하며 투표 불참을 독려하고 있다.
여기에 대우건설과 한전은 ‘지역 경제 발전’과 ‘영덕의 미래’를 내용으로 핵발전소 유치를 홍보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도 각 지역을 순회하면서 투표 불참을 홍보하거나 전광판 홍보차량을 동원해 주민투표 참가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핵발전소 유치 찬성단체에 대한 고소장도 검찰에 접수된 상태다. 주민투표 관리위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통해 ‘주민투표는 불법’이라고 주장한 ‘천지원전 추진운영대책위’와 ‘원전추진 특별위원회’ 등 지역 일부 단체를 6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고소했다.
주민투표 4일을 앞두고 핵발전소 유치 찬·반 단체들은 경북 영덕군 각 읍면에서 치열한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구자환 기자
주민들, “핵발전소 들어오면 이사 갈 것”...“경제발전 된다면 ‘찬성’”
이날 경북 영덕군 영덕읍에서 만난 주민 가운데 핵발전소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단호한 태도를 나타냈다.
이모(29) 씨는 “영덕은 자연에서 얻는 것이 많은데 핵발전소로 인해 인구는 늘어날지 모르지만 생활의 모든 것이 변하게 되고 삶의 질도 떨어질 것”이라며, “핵발전소가 들어오면 이사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표는 근무관계로 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모(65) 씨는 “동해안에서 영덕 같은 청정해역이 없는데 핵발전소가 들어와서 오염시키면 누가 여기에 대게나 회를 먹으러 오겠냐”며, “경제적인 도움도 처음에는 좋을 것 같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빠질 것이고 결국 돈 있는 사람은 영덕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표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투표하지 않겠다는 주민들은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조건을 두고 찬성하거나 중립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장모(50) 씨는 “장사하는 입장에서 핵발전소 공사가 시작되고 공사가 끝난 이후에는 사람들이 가버리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은 안 될 것 같다”면서도 “경제를 봐서는 있어야 할 것 같지만, 핵발전소가 살기에는 안 좋다고 해서 지켜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표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했다.
김모(48) 씨는 “핵발전소가 없는 것이 좋긴 한데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유치를 찬성한다”며, “투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덕핵발전소 건설예정지인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마을. ⓒ구자환 기자
핵발전소 예정지 주민, “건설하든지 철회하든지 빨리 결정해야”
영덕핵발전소 건설예정지인 영덕읍 석리 마을 주민은 대체로 핵발전소 유치를 찬성하는 입장이었지만 주민간의 미묘한 인식 차이도 드러냈다.
한 주민은 “우리는 원전 유치 동의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보상을 받고 나가야 한다”며, “건설 하든지 철회를 하든지 빨리 결정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석리 마을은 주택이 언덕 비탈에 자리 잡아 비가 많이 오면 물이 스며드는데도 수리나 증축도 할 수 없다”며, “이 상태로 5년이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그 당시에는 가족과도 다투면서 아무것도 모르고 동의서를 작성했다”며, “지금 같아서는 철회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반대세력이 외부에서 왔다”며, “국가가 하는 일을 모두 반대하면 어떻게 하느냐”고도 말했다.
출처 [르포] 핵발전소 찬·반으로 뜨거운 영덕...‘주민투표 투표율’ 놓고 격돌
'세상에 이럴수가 > 정치·사회·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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