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뒤의 팀장 “서울시는 불법공화국, 시의회는 야바위 집단”
[경향신문] 구교형 기자 | 입력 : 2015-12-08 06:00:02
강남구청 ‘댓글부대’로 지목된 시민의식선진화팀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서울시와 강남구가 충돌하는 현안 기사가 올라오면 집중적으로 댓글을 달았다. 지난 10~11월 팀장 이 모 씨(6급)가 아이디 ‘jw28****’를 이용해 네이버에 단 것으로 확인된 댓글만 60개다. 같은 팀 다른 직원들이 여러 사이트를 옮겨 다니며 쓴 댓글이 드러날 경우 여론조작 범위는 훨씬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가 일반 시민인 양 신분을 감추고 자신의 업무와 연관이 깊은 사안에 대해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를 원색적으로 비방하고 강남구를 칭송하는 댓글들을 인터넷에 집중적으로 게시한 것이다. 2012년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 등이 운영한 댓글부대와 똑같은 행동 양태이다.
서울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를 하면서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개발 문제 등과 관련해 신연희 강남구청장(67)에게 지난 11월 18일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이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이 씨는 “서울시에서 무슨 꿍꿍이짓을 할런지…”라고 댓글을 달았다. 또 “서울시장은 왜 증인으로 안 불렀고…”라며 강력히 성토했다.
감사 당일 신 구청장 대신 이희현 도시선진화담당관이 시의회에 출석했다. 이후 이 담당관이 감사장에서 욕설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강남구는 회의 녹취록을 공개하고 시의원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맞대응했다.
이 씨는 11월 22일 관련 기사에 시의원들을 “야바위 집단”이라고 헐뜯는 댓글을 달았다. 11월 25일에는 “아직까지 변명만 하는 헛소리는 이제 그만하고, 진심으로 구 공무원한테 사과해야 한다.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 해소 방안을 강구한다는 취지하에 강남구청장을 깰(깨)려고 증인으로 채택했구먼. 치사한 것들”이라고 썼다. 하루 뒤 ‘서울시, 강남구청 공무원 욕설 논란 CCTV 조사’ 기사에는 “아무래도 시의원이(의) 못난 행태 갈(같)아”라고 비난했다.
댓글부대 활동은 신 구청장이 “차라리 ‘강남특별자치구’를 설치해달라”고 공개 선언하며 서울시와 극한 대립하던 지난 10월 본격화됐다. 이 씨는 10월 15~16일 “서울시는 더 이상 언론을 호도하여 강남구를 욕먹이지 말라” “서울시는 더 이상 강남 지역이기주의로 몰려는 행태를 그만둬라. 부모의 마음? 어떤 부모가 자기 치적 만들려고 꼼수부려 자식돈 강탈하냐?”는 댓글을 차례로 작성했다.
이 씨는 서울시가 강남구 반대를 무릅쓰고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 부지에 제2시민청을 건립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서울시장 홍보용 시민청을 구축하고자 세금 15억원을 사용을 하겠다? 서울시는 불법 공화국…”(11월 3일), “불법행위에 시민의 혈세 15억원을 사용한다는 것은 미친놈이나 할 행위”(11월 4일)라면서 비방 수위를 높였다.
이 씨의 댓글에는 야당 시·구의원을 깎아내리는 대목도 자주 등장한다. 11월 23일 “신연희 강남구청장, 민방위 교육장서 서울시 비판 ‘특별조사 실시해야’” 기사에 실린 야당 시의원 김광수 씨의 발언을 놓고 “누가 새천년(새정치민주연합을 비하하는 표현) 아니랄까봐”라고 험담했다. 다른 댓글에도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13명 중 9명이 새천년 의원” “새천년 민주당 소굴로” 등의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복수의 강남구의회 의원에 대해서는 “작금의 강남구 구의원들은 아무짝에도 쓸 때가 없으니…”라거나 “당신이 구의원이라는 게 강남구민으로서 한심하고 창피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10월 19일 “강남구청장, 민방위 참여 시민과 말싸움” 기사에는 “예비군 교육장이나 민방위 교육장에 가면 꼭 티(튀)고 싶어 하는 것들이 있어. 듣기 싫으면 잠시 나갔다가 오면 될 것을. 구민이라면 꼭 들어야 할 말인데. 잘못된 인성으로 자식 교육은 어련할(하)려고”라고 구민을 조롱하는 댓글을 달았다.
강남구를 비판하는 언론을 향해서는 “서울시 대변인 신문 ㅋㅋ”라고 비난했다. 강남구 입장과 배치되는 주장이 담긴 기사에는 “찌라시 신문 경위도 모르면서. 받아 쓰니 엉터리 내용만 수두룩…” “니(네) 맘대로 꼴리는 대로 쓰면 기자의 자질은 알 만하다”는 댓글을 썼다.
신 구청장과 강남구청에 대해선 칭송 댓글을 달았다. 10월 14일 신 구청장 인터뷰 기사에 “말로만 소통, 소통하시는 서울시장님. 강남구청장에게 많이 배우시고, 강남구민에게 사과하셔야겠어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11월 4일에는 성매매업소 철거 소식을 전하면서 “오피스텔 성매매 행위 근절에 앞장서는 강남구청 공무원들에게 찬사를 보내며, 앞으로도 불법행위 근절에 앞장서 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여선웅 강남구의원은 “지난 대선 때 인터넷상에서 국가정보원과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요원들이 정치 댓글을 작성했다가 사법처리된 바 있다”면서 “여론조작에 대한 검찰 기소와 법원 유죄 판결을 보고도 태연하게 댓글 공작을 벌였다는 점이 참으로 놀랍다”고 말했다.
출처 [강남구청 ‘댓글부대’] 익명 뒤의 팀장 “서울시는 불법공화국, 시의회는 야바위 집단”
[경향신문] 구교형 기자 | 입력 : 2015-12-08 06:00:02
강남구청 ‘댓글부대’로 지목된 시민의식선진화팀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서울시와 강남구가 충돌하는 현안 기사가 올라오면 집중적으로 댓글을 달았다. 지난 10~11월 팀장 이 모 씨(6급)가 아이디 ‘jw28****’를 이용해 네이버에 단 것으로 확인된 댓글만 60개다. 같은 팀 다른 직원들이 여러 사이트를 옮겨 다니며 쓴 댓글이 드러날 경우 여론조작 범위는 훨씬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가 일반 시민인 양 신분을 감추고 자신의 업무와 연관이 깊은 사안에 대해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를 원색적으로 비방하고 강남구를 칭송하는 댓글들을 인터넷에 집중적으로 게시한 것이다. 2012년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 등이 운영한 댓글부대와 똑같은 행동 양태이다.
신분 감추고 “야바위 집단” 비난
서울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를 하면서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개발 문제 등과 관련해 신연희 강남구청장(67)에게 지난 11월 18일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이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이 씨는 “서울시에서 무슨 꿍꿍이짓을 할런지…”라고 댓글을 달았다. 또 “서울시장은 왜 증인으로 안 불렀고…”라며 강력히 성토했다.
감사 당일 신 구청장 대신 이희현 도시선진화담당관이 시의회에 출석했다. 이후 이 담당관이 감사장에서 욕설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강남구는 회의 녹취록을 공개하고 시의원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맞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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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11월 22일 관련 기사에 시의원들을 “야바위 집단”이라고 헐뜯는 댓글을 달았다. 11월 25일에는 “아직까지 변명만 하는 헛소리는 이제 그만하고, 진심으로 구 공무원한테 사과해야 한다.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 해소 방안을 강구한다는 취지하에 강남구청장을 깰(깨)려고 증인으로 채택했구먼. 치사한 것들”이라고 썼다. 하루 뒤 ‘서울시, 강남구청 공무원 욕설 논란 CCTV 조사’ 기사에는 “아무래도 시의원이(의) 못난 행태 갈(같)아”라고 비난했다.
댓글부대 활동은 신 구청장이 “차라리 ‘강남특별자치구’를 설치해달라”고 공개 선언하며 서울시와 극한 대립하던 지난 10월 본격화됐다. 이 씨는 10월 15~16일 “서울시는 더 이상 언론을 호도하여 강남구를 욕먹이지 말라” “서울시는 더 이상 강남 지역이기주의로 몰려는 행태를 그만둬라. 부모의 마음? 어떤 부모가 자기 치적 만들려고 꼼수부려 자식돈 강탈하냐?”는 댓글을 차례로 작성했다.
이 씨는 서울시가 강남구 반대를 무릅쓰고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 부지에 제2시민청을 건립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서울시장 홍보용 시민청을 구축하고자 세금 15억원을 사용을 하겠다? 서울시는 불법 공화국…”(11월 3일), “불법행위에 시민의 혈세 15억원을 사용한다는 것은 미친놈이나 할 행위”(11월 4일)라면서 비방 수위를 높였다.
“강남구청장에게 배우라” 칭송
이 씨의 댓글에는 야당 시·구의원을 깎아내리는 대목도 자주 등장한다. 11월 23일 “신연희 강남구청장, 민방위 교육장서 서울시 비판 ‘특별조사 실시해야’” 기사에 실린 야당 시의원 김광수 씨의 발언을 놓고 “누가 새천년(새정치민주연합을 비하하는 표현) 아니랄까봐”라고 험담했다. 다른 댓글에도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13명 중 9명이 새천년 의원” “새천년 민주당 소굴로” 등의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복수의 강남구의회 의원에 대해서는 “작금의 강남구 구의원들은 아무짝에도 쓸 때가 없으니…”라거나 “당신이 구의원이라는 게 강남구민으로서 한심하고 창피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10월 19일 “강남구청장, 민방위 참여 시민과 말싸움” 기사에는 “예비군 교육장이나 민방위 교육장에 가면 꼭 티(튀)고 싶어 하는 것들이 있어. 듣기 싫으면 잠시 나갔다가 오면 될 것을. 구민이라면 꼭 들어야 할 말인데. 잘못된 인성으로 자식 교육은 어련할(하)려고”라고 구민을 조롱하는 댓글을 달았다.
강남구를 비판하는 언론을 향해서는 “서울시 대변인 신문 ㅋㅋ”라고 비난했다. 강남구 입장과 배치되는 주장이 담긴 기사에는 “찌라시 신문 경위도 모르면서. 받아 쓰니 엉터리 내용만 수두룩…” “니(네) 맘대로 꼴리는 대로 쓰면 기자의 자질은 알 만하다”는 댓글을 썼다.
신 구청장과 강남구청에 대해선 칭송 댓글을 달았다. 10월 14일 신 구청장 인터뷰 기사에 “말로만 소통, 소통하시는 서울시장님. 강남구청장에게 많이 배우시고, 강남구민에게 사과하셔야겠어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11월 4일에는 성매매업소 철거 소식을 전하면서 “오피스텔 성매매 행위 근절에 앞장서는 강남구청 공무원들에게 찬사를 보내며, 앞으로도 불법행위 근절에 앞장서 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여선웅 강남구의원은 “지난 대선 때 인터넷상에서 국가정보원과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요원들이 정치 댓글을 작성했다가 사법처리된 바 있다”면서 “여론조작에 대한 검찰 기소와 법원 유죄 판결을 보고도 태연하게 댓글 공작을 벌였다는 점이 참으로 놀랍다”고 말했다.
출처 [강남구청 ‘댓글부대’] 익명 뒤의 팀장 “서울시는 불법공화국, 시의회는 야바위 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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