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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폐업소 단속 위해 신설…실제론 ‘여론몰이’

퇴폐업소 단속 위해 신설…실제론 ‘여론몰이’
‘시민의식선진화팀’은
[경향신문] 김상범 기자 | 입력 : 2015-12-08 06:00:02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강남구를 지지하고 서울시를 비방하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작성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강남구청 시민의식선진화팀은 관할구역 내 불법 퇴폐업소를 단속하기 위해 신설된 부서다.

강남구에 뿌리 깊게 박힌 성매매업소를 단속하기 위해 설립된 부서가 실제로는 구청장을 옹호하고 서울시장과 야당 소속 시의원들을 비난하는 ‘여론몰이’에 동원된 것이다.

▲ 서울 강남구청 제3별관에 있는 도시선진화담당관 사무실 입구. 도시선진화담당관 산하 시민의식선진화팀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조직적으로 서울시 비방과 강남구 지지 댓글을 올려온 정황이 7일 드러났다. 정지윤 기자


강남구청은 지난 2월 도시선진화담당관을 신설했다. 부구청장 직속으로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도시선진화담당관 산하에는 시민의식선진화팀, 구룡·재건마을정비팀, 달터수정마을환경개선팀 등이 있다. 각종 불법 퇴폐행위 근절, 무허가 집단거주지역 정비 등이 주된 업무다. 신연희 구청장은 “강남의 세계화에 발목을 잡는 외·내적 혐오 분야가 일소될 때까지 총력을 집중하겠다”고 부서 신설 배경을 밝힌 바 있다.

팀원 6명으로 구성된 시민의식선진화팀은 불법 퇴폐업소와 성매매 행위를 단속하는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업무를 맡고 있다. 특사경은 일반 경찰의 수사권이 미치기 어려운 환경·위생·세무 등 특수한 분야의 범죄에 한해 수사를 담당한다.

실제로 선진화팀은 출범 초기 학교 및 주택가 주변 불법 퇴폐업소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 유흥주점이 아닌 업소에서 유흥접객원을 고용하는 행위, 내부시설 무단 변경 행위 등을 적발하는 등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한마디로 ‘성매매업소와의 전쟁’을 목적으로 신설된 부서인 셈이다.

주목되는 건 선진화팀의 본래 업무와는 전혀 상관없는 ‘댓글작업’이 공식적인 지휘·보고 라인을 거쳐서 이뤄졌느냐는 것이다. 선진화팀 팀장 이모씨(6급)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개인적 의사로 단 것을 누구한테 보고하느냐”면서 상급자에게 보고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씨는 휴일이 아닌 업무시간에 주로 댓글을 달았다. 이씨는 “휴대폰을 사용해서 한 건데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씨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도 비슷한 시기에 집중적으로 유사한 댓글을 달았다. ‘댓글작업’이 선진화팀의 ‘비공식 업무’이고, ‘윗선’의 지시 내지 묵인 아래 작업이 이뤄졌다는 의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출처  [강남구청 ‘댓글부대’] 퇴폐업소 단속 위해 신설…실제론 ‘여론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