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왜 치우냐" 시위대 행진에 행인들도 박수
[현장]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국민대회 "누가 슬픔에 유통기한 만드나"
[오마이뉴스] 글: 안홍기 유성호, 편집: 장지혜 | 16.01.09 20:18 | 최종 업데이트 16.01.09 20:46
한국과 일본의 위안부 협상 결과에 비판적인 여론을 반영하듯, 거리에서 "한일합의 전면 무효!"를 외치는 시위대를 향해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도 많았다.
9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선언 국민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집회 뒤 을지로입구역 - 인사동 '차 없는 거리' - 북인사마당을 거치는 행진을 벌였다. 1,000여 명의 행진으로, 그리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적잖은 호응을 얻었다.
을지로 입구 네거리에서 건널목 신호를 기다리다 행진하는 시위대를 마주친 30대 박유민 씨와 친구들 5명은 시위대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박 씨는 "위안부 문제의 본질은 하나도 건드리지 못하고 일본의 책임만 덮어주는 식의 졸속 합의였다고 생각한다. 30~40년 전의 박근혜 아버지가 했던 굴욕적인 한일협정을 그대로 반복한 결과"라고 평가하면서 "무효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인사동에서 행진 대열을 지켜본 50대 김명덕 씨는 "내가 잘 몰라서 한일합의 자체가 잘 됐다 못 됐다를 말하기는 어려운데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한다는 거엔 정말로 반대한다. 그걸 왜 치우냐"며 "정부에서 '절대로 안 치운다'고 확실하게 해주면 이 사람들 추운 겨울에 이리 고생 안 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인사동으로 가족 나들이를 나온 일가족에게 시위대의 행진은 '교육 현장'이었다. 행진 대열을 본 초등학생 딸은 시위대가 머리에 달고 있던 노랑나비를 보며 "노랑나비는 뭘 뜻하는 거야?"라고 부모에게 물었다. 엄마는 "옛날에 일본 군인들한테 못된 짓을 당한 할머니들을 뜻하는 거야"라며 "이 사람들은 일본이 그걸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답했다.
인사동 거리에서 시위대를 지켜보던 한 외국인 여행객 일행은 안내자로부터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는 대답을 듣자 고개를 끄덕이더니 행진 대열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기도 했다.
경찰은 시위대에 엄격했다. 오후 5시 25분경 북인사마당에 도착한 행진 대열은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곁에서 열리는 토요집회에 참석하려고 동일빌딩 앞 건널목을 건너려 했지만, 경찰기동대에 막혔다. 경찰은 "여러분이 신고한 시위는 북인사마당에서 종료됐다. 깃발을 내리고 삼삼오오 이동하라"고 방송했다. 경찰은 건널목에 보행 신호가 들어왔을 때만 시위대를 통행시키는 엄격한 모습을 보였다.
토요시위와 행진에 앞서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저마다 노랑나비를 머리에 꽂거나 바람개비, 꽃 한두 송이씩을 들고 한일합의 무효를 주장하는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최근 '대한민국 효녀연합'으로 널리 알려진 홍승희 씨 등 4명의 '청년예술가 네트워크' 회원들이 검정치마에 흰 저고리를 입고 <잊을 수 없는 얼굴>(백우선) 등 시를 낭독하는 퍼포먼스를 벌일 땐 눈물을 보이는 참석자들도 여럿 보였다.
이날 연단에 오른 이화여대 부설 미디어고 학생 송예림 씨는 "정부는 이제 그만 억울해하고 그만 슬퍼하라고 한다. 누가 슬픔이라는 감정에 유통기한을 만들어 냈느냐. 무슨 권리로 그렇게 하느냐"며 "그들은 자신의 분수를 알아야 한다. 그들의 권력은 국민에게 나왔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송 씨는 "'왜 협상 내용을 알려주지도 않았느냐'는 할머니들의 항의에 외교부는 '휴일이라 사전협의를 못 했다'고 답했다"며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휴일이라 알리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 이분들 그냥 쭈욱 쉬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집회 참석자들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서울 시내 번화가를 중심으로 이번 한일합의의 부당함을 알리는 유인물을 배포하는 활동을 하는 '소녀의 꿈 실천단' 정명훈 씨는 "활동을 하면서 오히려 시민분들에게 힘을 얻는 시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유인물을 나눠드리고 있으면 따뜻한 커피, 온갖 맛있는 걸 먹으라고 갖다 주시는 분들이 있다"며 "심지어는 춥겠다면서 끼고 있던 장갑까지 벗어서 끼워주시는 분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출처 "소녀상 왜 치우냐" 시위대 행진에 행인들도 박수
[현장]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국민대회 "누가 슬픔에 유통기한 만드나"
[오마이뉴스] 글: 안홍기 유성호, 편집: 장지혜 | 16.01.09 20:18 | 최종 업데이트 16.01.09 20:46
▲ 소녀상 주변에 놓인 수많은 꽃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소녀상 지키기 2차 토요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이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 폐기와 평화의 소녀상 이전 반대를 요구하며 꽃을 놓고 있다. ⓒ 유성호
▲ 거리로 나선 학생들 "기억하는 것이 책임이다" ⓒ 유성호
한국과 일본의 위안부 협상 결과에 비판적인 여론을 반영하듯, 거리에서 "한일합의 전면 무효!"를 외치는 시위대를 향해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도 많았다.
9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선언 국민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집회 뒤 을지로입구역 - 인사동 '차 없는 거리' - 북인사마당을 거치는 행진을 벌였다. 1,000여 명의 행진으로, 그리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적잖은 호응을 얻었다.
을지로 입구 네거리에서 건널목 신호를 기다리다 행진하는 시위대를 마주친 30대 박유민 씨와 친구들 5명은 시위대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박 씨는 "위안부 문제의 본질은 하나도 건드리지 못하고 일본의 책임만 덮어주는 식의 졸속 합의였다고 생각한다. 30~40년 전의 박근혜 아버지가 했던 굴욕적인 한일협정을 그대로 반복한 결과"라고 평가하면서 "무효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인사동에서 행진 대열을 지켜본 50대 김명덕 씨는 "내가 잘 몰라서 한일합의 자체가 잘 됐다 못 됐다를 말하기는 어려운데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한다는 거엔 정말로 반대한다. 그걸 왜 치우냐"며 "정부에서 '절대로 안 치운다'고 확실하게 해주면 이 사람들 추운 겨울에 이리 고생 안 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인사동으로 가족 나들이를 나온 일가족에게 시위대의 행진은 '교육 현장'이었다. 행진 대열을 본 초등학생 딸은 시위대가 머리에 달고 있던 노랑나비를 보며 "노랑나비는 뭘 뜻하는 거야?"라고 부모에게 물었다. 엄마는 "옛날에 일본 군인들한테 못된 짓을 당한 할머니들을 뜻하는 거야"라며 "이 사람들은 일본이 그걸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답했다.
인사동 거리에서 시위대를 지켜보던 한 외국인 여행객 일행은 안내자로부터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는 대답을 듣자 고개를 끄덕이더니 행진 대열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기도 했다.
경찰은 시위대에 엄격했다. 오후 5시 25분경 북인사마당에 도착한 행진 대열은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곁에서 열리는 토요집회에 참석하려고 동일빌딩 앞 건널목을 건너려 했지만, 경찰기동대에 막혔다. 경찰은 "여러분이 신고한 시위는 북인사마당에서 종료됐다. 깃발을 내리고 삼삼오오 이동하라"고 방송했다. 경찰은 건널목에 보행 신호가 들어왔을 때만 시위대를 통행시키는 엄격한 모습을 보였다.
"누가 슬픔이란 감정에 유통기한을 만들었나?"
▲ 대한민국 효녀연합 '할머니의 눈물은 더 이상 NO' 최근 '대한민국 효녀연합'으로 알려진 홍승희씨 등 청년예술가 네트워크 회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선언 국민대회를 마친 뒤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 폐기와 평화의 소녀상 이전 반대를 요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 "위안부 할머니가 흘린 눈물 일본은 아는가" ⓒ 유성호
▲ 소녀상 찾은 아이들 "소녀상 손대지 마"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소녀상 지키기 2차 토요시위에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이 평화의 소녀상을 만져보고 있다. ⓒ 유성호
▲ 부모와 함께 소녀상 찾은 아이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소녀상 지키기 2차 토요시위에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이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 폐기와 평화의 소녀상 이전 반대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토요시위와 행진에 앞서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저마다 노랑나비를 머리에 꽂거나 바람개비, 꽃 한두 송이씩을 들고 한일합의 무효를 주장하는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최근 '대한민국 효녀연합'으로 널리 알려진 홍승희 씨 등 4명의 '청년예술가 네트워크' 회원들이 검정치마에 흰 저고리를 입고 <잊을 수 없는 얼굴>(백우선) 등 시를 낭독하는 퍼포먼스를 벌일 땐 눈물을 보이는 참석자들도 여럿 보였다.
이날 연단에 오른 이화여대 부설 미디어고 학생 송예림 씨는 "정부는 이제 그만 억울해하고 그만 슬퍼하라고 한다. 누가 슬픔이라는 감정에 유통기한을 만들어 냈느냐. 무슨 권리로 그렇게 하느냐"며 "그들은 자신의 분수를 알아야 한다. 그들의 권력은 국민에게 나왔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송 씨는 "'왜 협상 내용을 알려주지도 않았느냐'는 할머니들의 항의에 외교부는 '휴일이라 사전협의를 못 했다'고 답했다"며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휴일이라 알리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 이분들 그냥 쭈욱 쉬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집회 참석자들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서울 시내 번화가를 중심으로 이번 한일합의의 부당함을 알리는 유인물을 배포하는 활동을 하는 '소녀의 꿈 실천단' 정명훈 씨는 "활동을 하면서 오히려 시민분들에게 힘을 얻는 시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유인물을 나눠드리고 있으면 따뜻한 커피, 온갖 맛있는 걸 먹으라고 갖다 주시는 분들이 있다"며 "심지어는 춥겠다면서 끼고 있던 장갑까지 벗어서 끼워주시는 분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 "소녀상 지키기 위해 꽃 들고 나왔어요" 학생과 시민들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선언 국민대회를 마친 뒤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 폐기와 평화의 소녀상 이전 반대를 요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진상을 규명하라" ⓒ 유성호
▲ "조건 내건 사죄가 무슨 사죄이냐" ⓒ 유성호
▲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선언 집회 참석한 신경민-이미경-김기준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이미경, 김기준 의원과 학생, 시민들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선언 국민대회에 참석해 지난달 말 타결한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 폐기와 평화의 소녀상 이전 반대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전쟁 범죄 인정하라" ⓒ 유성호
▲ 거리로 나온 학생들 "한일합의 무효" ⓒ 유성호
출처 "소녀상 왜 치우냐" 시위대 행진에 행인들도 박수
'세상에 이럴수가 > 정치·사회·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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