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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선 ‘외눈박이’ 박근혜

거리로 나선 ‘외눈박이’ 박근혜
[민중의소리] 사설 | 최종업데이트 2016-01-19 07:49:49



박근혜가 거리로 나섰다.

18일 박근혜는 성남시 판교역 광장을 직접 방문해 재계가 주도하는 ‘민생구하기 입법촉구 1천만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박근혜는 이 자리에서 “노동개혁법, 경제활성화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했는데도 안 돼서 너무 애가 탔는데 당사자인 (기업인) 여러분들은 심정이 어떠실지 생각이 든다”며 “힘을 보태드리려고 이렇게 참가를 하게 됐다. 국민들과 경제인 여러분들의 마음이 잘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는 국회 비난도 빼먹지 않았다. 박근혜는 재계의 서명운동에 대해 “국회가 그 역할을 제대로 못 하니까 국민들이 나서서 바로잡으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역성을 든 후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아예 외면당하는 이런 절박한 상황까지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협박에 가까운 발언도 내놓았다.

박근혜의 이런 인식과 행위는 모두 부적절하다.

우선 박근혜는 이른바 노동개혁, 경제 활성화의 한쪽 이해당사자인 기업의 편에 섰다. 애초 대한상의가 주도하는 서명운동은 비정규직을 크게 늘려 원가를 아껴보겠다는 자신들의 ‘민원’을 처리하자는 것에 가깝다.

국민적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할 임무가 있는 박근혜가 서명운동에 참여한 것은 박근혜가 내세운 이른바 ‘개혁’이란 게 재벌의 민원 해결에 불과하다는 걸 자인한 꼴이다.

거리의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방법의 차원도 볼썽사납기는 마찬가지다. 박근혜는 거대 여당의 사실상 수장이자, 행정부의 수반이다. 자신의 의사를 관철할 법적 제도적 장치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국민이 나서서 바로잡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자신의 지지층에 ‘궐기’를 호소한 것이나 다를 것이 없다.

그동안 박근혜는 헌법기관인 국회나 국회의원들을 윽박지르며 다른 한편으로 자신의 지지층에게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정치 행태를 보여왔다. 이번 거리 서명도 같은 맥락이다.

박근혜라고 대한상의의 서명운동이 보여주기에 그칠 것이라는 걸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막강한 로비력을 가진 재계 단체가 서명운동이라는 낯선 방식을 들고나온 것도 어리둥절하다.

결국, 여론을 자극해 야당을 비난하는 소재가 될 뿐이다.

추운 날씨에 거리로 나선 ‘외눈박이’ 박근혜를 보는 마음이 씁쓸한 이유다.


출처  [사설] 재벌의 민원 해결하자고 거리로 나선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