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쪽바리당과 일당들

“조직 지키려 돈봉투 문서 파기”

“조직 지키려 돈봉투 문서 파기”
안병용씨 영장실질심사
[경향신문] 조미덥·유정인 기자 | 입력 : 2012-01-16 18:05:04 | 수정 : 2012-01-16 23:57:47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구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리라고 지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안병용 한나라당 서울 은평갑 당원협의회 위원장(54)이 검찰의 수사 개시 후 전당대회 관련 문건을 파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위원장은 “조직보호 차원에서 폐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위원장은 16일 서울 은평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조직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비밀을 지키기 위해 문서를 파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돈봉투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안병용 한나라당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이 16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파기된 문서에는 박희태 후보의 지지세력에는 동그라미(○), 반 우호 세력에는 가위표(×)가 표시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문서가 돈봉투를 전달할 대상자를 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오후 열린 안 위원장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에서도 안 위원장의 증거인멸 시도를 구속수사가 필요한 사유로 꼽았다.

그러나 안 위원장은 “우리를 지지하는 위원장을 보호하지 못하면 곧 있을 공천 때 불리해진다”며 “조직분석표도 돈봉투 리스트로 둔갑하는 마당에 친이계가 괜히 오해를 받게 하지 않으려고 파쇄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안 위원장이 당시 여의도의 캠프 사무실에서 은평구의원 5명에게 현금 2000만원을 건넨 뒤 서울지역 30개 당원협의회 사무국장에게 50만원씩 전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심문에서 당시 그 자리에 있던 구의원 다수가 안 위원의 지시사항을 동일하게 진술한 점을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심문에 앞서 “(돈봉투를) 받은 적이 없는데 어떻게 돌리느냐”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박희태 후보 캠프에서 재무 업무를 맡은 조정만 국회의장실 정책수석비서관(51)과 공모했다는 의혹에는 “나는 그 사람을 모른다”고 답했다.

검찰은 안 위원장의 신병을 확보하면 돈봉투 살포를 지시한 윗선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18일 귀국하는 박희태 의장의 조사 계획을 묻는 질문에 “아직 조사할지 고민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출처 : ‘안병용 문건’에 38곳 현역 의원·원외 당협위원장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