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쪽바리당과 일당들

박희태 “돈봉투 모르는 일” 한나라 “정치현실 알텐데…”

박희태 “돈봉투 모르는 일” 한나라 “정치현실 알텐데…”
“4년이 지나 기억 희미” 귀국 회견…의장직 사퇴 언급 없어
한나라 “조속히 결단”…민주당은 ‘사퇴촉구 결의안’ 제출
불출마 선언엔 “국회의장 지내고 출마한 경우 있나” 비난

[한겨레] 황준범 기자 | 등록 : 20120118 21:19 | 수정 : 20120118 22:05


▲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김종인 위원(앞줄 왼쪽부터)과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정책쇄신분과위원회가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다. 강창광 기자

박희태 국회의장은 18일, 2008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고 거듭 부인하며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서 소정의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국외 순방을 마치고 이날 오전 귀국한 박 의장은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건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현재 이야기를 하라면 ‘저는 모르는 일이다’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 사건은 발생한 지 4년이 다 되어가기 때문에 기억이 희미할 뿐만 아니라 당시 중요한 5개의 선거를 몇 달 간격으로 치렀다. 연속된 선거와 4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 제가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다만 “사죄하는 마음으로 우선 4월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의장직을 사퇴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답하지 않은 채 곧장 서울 한남동 공관으로 향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수사가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조속히 실체가 규명될 수 있도록 관련자들은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황영철 대변인이 전했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기자회견 내용이 미흡하다. 박 의장께서 경륜에 걸맞은 결단을 조속히 해주길 바란다”고 사실상 박 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 민주통합당 안규백(오른쪽부터), 이윤석, 김유정 의원이 18일 오전 박희태 국회의장 사퇴촉구 결의안을 국회 의안과 직원에게 제출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민주통합당은 이날 박 의장 사퇴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오종식 대변인은 “박 의장이 잡아뗀다고 넘어갈 일도, 4월 총선 불출마로 무마될 일도 아니다”라며 “즉각 사퇴하라”고 말했다.

박 의장이 즉각 사퇴를 거부하자 한나라당에서는 “정치 현실을 잘 아실 분이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탄식이 나왔다. 특히 총선을 앞둔 의원들은 여론의 분기점인 설 차례상을 걱정했다. 영남의 한 재선 의원은 “설 상에 온통 돈봉투 얘기만 할 텐데 큰일이다. 6선 의원을 지낸 분이 알아서 좀 해주시면 좋으련만…”이라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국회의장 지내고 출마한 경우가 있느냐. 불출마는 온 국민이 다 아는 것인데 마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처럼 말했다”고 꼬집었다. 서울의 한 의원은 “국회의장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다면 대한민국 국회가 뭐가 되겠느냐”고도 했다.

박 의장은 즉각 사퇴를 유보했지만, 사실상 의장으로서 역할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은 박 의장이 진행하는 국회 본회의를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박 의장은 19일 본회의 사회권을 정의화 부의장에게 넘겼다.

박 의장실 관계자는 ‘검찰 수사에서 박 의장 관련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의장직을 계속 유지하느냐’는 물음에 “그때 상황을 봐서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출처 : 박희태 “돈봉투 모르는 일” 한나라 “정치현실 알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