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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간격 전직·월급 반토막’ 자동차 부품사 ‘직원 찍어내기’ 갑질

‘2일 간격 전직·월급 반토막’ 자동차 부품사 ‘직원 찍어내기’ 갑질
노조, ‘부당 정환배치’ 관련 인권위 제소 및 손배소송 제기
[민중의소리] 옥기원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6-04-26 20:36:42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공장에서 11년째 일하는 이모(55) 반장은 전환배치 2일 만에 다시 전직 통보를 받았다. 그렇게 4년 동안 8번의 전환배치를 당했고, 연봉은 절반 수준으로 깎였다. 같은 공장에서 일하던 원모(55) 반장 역시 전혀 경험이 없던 라인으로 1년간 3차례 전환배치 돼 근무하다가 퇴사했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이모 반장(56)은 “사생활이 문란하다”는 이유로 직위해제를 당해 퇴사를 고민 중이다.

자동차 부품을 설계·개발·제조하는 (주)대한솔루션 평택공장에서 ‘직원 찍어내기 갑질’이 자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조는 “사측이 문제를 제기하거나 노조 활동을 하는 반장을 전환배치·징계하는 방법으로 사직서를 쓰게 만들고 있다”면서 “법적 대응 등을 통해 회사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1983년에 설립된 (주)대한솔루션은 평택·당진·경산·광주 공장 등에서 자동차 소음·진동을 줄이는 헤드라이너(Head Liner) 등의 부품을 만들어 현대·기아차에 납품하고 있다.


“최저임금 주며 4년간 8번 전직, 성추행 조작까지···”
공장장한테 찍히면 죽는다?

▲ (주)대한솔루션의 제품 생산 공정 (자료사진) ⓒ금속노조 대한솔루션분회 제공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11년간 근무하며 생산라인에서 가장 높은 반장 직위에 있던 이 씨는 지난 2012년 6월 창고관리부서로 전환배치 됐다. 라인을 관리하던 이씨는 전환 배치 후 창고 청소를 하다가 4개월 뒤 전혀 경험이 없던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생산라인으로 이동했다. 이틀 뒤 이씨는 전혀 다른 성격의 또다른 라인으로 전환배치 됐고, 그런 방법으로 4년간 총 8번의 전직을 당했다. 월 270만원 정도였던 임금도 잔업·특근 수당이 없던 라인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월 15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10년 넘게 근무하던 원모 반장도 회사에 ‘수당 지급’을 요구한 후 전직을 당했다. 원씨는 지난 2014년 초부터 15년 중순까지 3차례 전환배치를 받은 과정에서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측이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반장에게 성추행 혐의를 씌워 직위해제 시켰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2014년께 “사생활이 문란하다”는 이유로 이모 반장을 징계하려 했었고, 얼마 뒤 여직원 성추행을 사유로 이 반장을 직위해제했다. 노조는 “사측이 이씨를 징계하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성추행 혐의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 (주)대한솔루션 노조원들이 부당 전환배치를 규탄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 제공

노조 관계자는 “공장장 눈 밖에 나면 회사에 다닐 수 없을 정도의 온갖 보복을 당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면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퇴사한 직원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노동자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속노조 법률원 장석우 변호사는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노동자를 해고·전직·징계할 수 없다”면서 “대한솔루션의 경우 노동자들의 전환배치가 업무상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고, 그 과정에서 개인이 막대한 불이익을 입은 상황이어서 사측의 위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이 반장의 부당 배치전환 등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해놓은 상태고, 이번 주 중으로 이씨의 전직 과정의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에 제기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주)대한솔루션 관계자는 “회사와 노조간 입장차가 있고 이후 법적다툼이 있을 사안이어서 전환배치에 대해 대답하기가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출처  [단독] ‘2일 간격 전직·월급 반토막’ 자동차 부품사 ‘직원 찍어내기’ 갑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