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노트7 리콜 “2조 5,000억 손실 감수”의 진실은?
[민중의소리] 이완배 기자 | 발행 : 2016-09-06 08:22:58 | 수정 : 2016-09-06 11:11:55
삼성전자가 폭발 물의를 일으킨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7의 전량 리콜 방침을 지난 주말 발표했다. 미리 이야기하자면 이번 리콜은 적절한 조치였다. 적지 않은 기업들이 제품의 결함을 브랜드 가치의 훼손으로 여기지 못하고 리콜을 주저하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는다.
물론 그렇다고 “삼성, 돈 대신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다” 식의 용비어천가를 쏟아내는 대다수 언론의 보도는 옳지 않다. 휴대폰 폭발은 중대한 기기 결함이고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대 사건이다. 이 정도 큰 오류는 제조사가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며, 그런 면에서 삼성전자의 전량 리콜 방침은 “적절했다” 정도로만 평가받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삼성 측이 흘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다수 언론이 “삼성전자가 2조 5,000억 원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리콜을 결정했다”는 보도를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이번 리콜이 적절하긴 했어도, 이건 좀 과장이 심했다. 스마트폰 가격이 어떤 식으로 책정되는지만 이해해도 이런 황당한 보도는 나올 수 없다. 아니, 오히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그동안 이 정도까지 폭리를 취했어?”라고 놀라는 것이 마땅하다.
삼성전자의 이번 리콜은 결코 2조 5,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손실을 감수한 것이 아니다. 후속 조치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냉정하게 말해 삼성전자는 이번 리콜로 거의 한 푼도 손해를 안 볼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의 출고가 가격이 너무 심하게 부풀려진 현실 때문이다.
2조 5,000억 원이라는 황당한 수치는 삼성전자가 이번에 리콜하는 갤럭시 노트7이 모두 250만 대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대당 출고가격이 약 100만 원 정도이므로 이 두 숫자를 곱해 2조 5,000억 원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손실을 정확히 계산하려면 출고가격 100만 원에서 삼성전자가 챙긴 이익을 빼야 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제조원가가 얼마인지를 확인해 그 가격만큼만 손해를 봤다고 보는 것이 마땅하다.
시중에 150만 대 팔렸다는 갤럭시 노트 7의 판매 과정에서 든 다양한 비용들은 손실액에 포함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 7을 반품받은 것이 아니라 교환해 준 것이기 때문이다. 옛 모델을 새 기계로 교환한 150만 명의 고객은 여전히 삼성의 제품을 구매했으며 삼성전자에 이익을 안겨줬다.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리콜한 갤럭시 노트7의 제조원가는 얼마일까? 사실 오래전부터 스마트폰의 제조원가에 대해 시민사회와 소비자 단체의 줄기찬 문의가 있었지만, 삼성전자는 늘 입을 닫았다. “제조원가와 마케팅 비용은 영업 비밀이다”라는 논리로 말이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 추정해 보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HS는 정기적으로 삼성, 애플, LG 등 유명 스마트폰 제조 브랜드들의 제품을 사들여 이를 분해한 뒤 부품 하나하나를 대조해 제조원가를 추정한다. 올해 3월 발표에서 IHS는 삼성의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 S7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조사 결과 갤럭시 S7의 부품 원가는 249.55달러였고, 조립 등 제조비용을 더할 경우 대당 제조원가는 255.05달러로 추산됐다. 즉 갤럭시 S7의 제조원가는 많이 쳐 줘봐야 30만 원 언저리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제품의 국내 출시가격은 64GB 기준으로 플랫 모델이 88만 원, 엣지 모델이 96만 8,000원이었다.
물론 갤럭시 S7과 갤럭시 노트7은 다른 제품이다. 하지만 IHS의 그동안 조사를 살펴보면 삼성의 주력 스마트폰 제조원가는 거의 25~30만 원 수준이었다. 갤럭시 노트7이 금테 두른 스마트폰이 아닌 한 제조원가가 30만 원 수준이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제조원가가 판매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라면 삼성이 이번 리콜로 입은 실제 손실액은 8,000억 원을 조금 넘는 수준일 것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정확지 않다. 리콜로 수거한 옛 스마트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손실액이 또 크게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수거한 스마트폰을 리퍼폰으로 만들어 시중에 재판매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물론 삼성이 수거한 스마트폰을 모조리 불태운다면 8,000억 원은 고스란히 손실로 이어질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1995년 불량 휴대폰 15만 대를 불에 태우는 일명 ‘휴대폰 화형식’ 퍼포먼스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당시 불에 태운 휴대폰은 모두 합쳐 500억 원 규모에 불과했다.
만약 삼성이 리퍼폰 형태로 수거한 스마트폰을 시중에 푼다면 그 가격대가 관건이다. 실제로 리퍼폰 제도를 운용하는 애플의 경우 리퍼폰을 대략 40~60만 원 선으로 판매해 왔다. 만약 삼성이 비슷한 가격으로 리퍼폰을 판다면, 삼성은 이번 리콜로 전혀 손실을 보지 않는다. 아니 되레 이익을 챙긴다. 40~60만 원의 가격조차 제조원가인 30만 원 선을 훌쩍 뛰어넘기 때문이다.
사실 리콜로 인한 2조 5,000억 원 손실 논란의 본질은 다른 곳에 있다. 그동안 삼성을 비롯한 휴대폰 제조사들이 과도하게 출고가격을 부풀려 왔다는 점이 문제의 본질이다. 2014년에 우상호 의원(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의결서 제2012-105호>라는 문서를 제출받아 공개한 적이 있었다.
이 문서에는 삼성과 LG 등 국내 스마트폰 브랜드들이 20만 원 언저리로 공장에서 출고된 스마트폰을 90만 원에 가까운 가격으로 부풀려 팔았다는 내용이 상세히 나온다.
문서에 따르면 공정위로부터 조사를 받은 삼성전자의 책임자가 이렇게 답한다.
LG전자 부장의 진술도 비슷하다.
쉽게 말하면 한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일단 가격을 비싸게 책정한 뒤 보조금으로 가격을 깎아서, 소비자들이 “난 비싼 제품을 싸게 샀어”라고 착각하게 하였다는 이야기다. 이 진술은 시민단체의 주장이 아니다. 삼성과 LG의 책임자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스스로 진술한 이야기다.
문제는 보조금을 통해 부풀린 출고가격 일부를 소비자들에게 돌려주던 제조사들이 보조금 규모를 규제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으로 보조금 규모마저 확 줄였다는 점이다. 단통법 시행 이후 실적이 정확히 집계되는 통신사들의 영업이익은 무려 87%나 급증했다. 이 돈이 ‘호갱님’ 호주머니에서 나왔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보조금 감소로 삼성이나 LG 등 제조사들 역시 이런 혜택을 입었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추정할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가전제품, 디스플레이 제품, 반도체(삼성) 등 규모가 엄청난 다른 사업부문의 실적까지 합쳐서 실적을 발표하기 때문에 단통법으로 얼마의 폭리를 취했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삼성전자의 반론은 늘 한결같았다. “원가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 “얼마를 보조금으로 책정했는지는 고유의 마케팅 전략이어서 이 또한 영업 비밀이다”라는 것이었다. 소비자 관점에서 보면 다소 억울하지만, 말은 맞는 말이다. 원가나 마케팅 전략은 그들의 고유 권한이며 공개할 이유가 없다.
앞서서도 밝혔듯이 이번 삼성의 리콜 조치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삼성, 2조 5,000억 원 손실 감수” 운운은 사실과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은 사실상 온 국민이 사용하는 필수품이다. 그렇기에 소비자들은 자기가 들고 있는 100만 원 짜리(사실은 100만 원짜리라고 착각하는) 스마트폰이 실제로 얼마에 만들어졌는지 합리적 추정을 할 권리가 있다.
출고가격을 부풀리고, 그걸 깎아주는 척하면서 폭리를 취하는 삼성전자의 마케팅 관행은 정당하지 않다. 그들은 그것을 ‘영업전략’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상식이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출고가 부풀리기’라고 부른다. 소비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거대 제조사들의 “2조 5,000억 원 손실” 따위의 거짓 마케팅을 바로잡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출처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리콜 “2조 5000억 손실 감수”의 진실은?
[민중의소리] 이완배 기자 | 발행 : 2016-09-06 08:22:58 | 수정 : 2016-09-06 11:11:55
삼성전자가 폭발 물의를 일으킨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7의 전량 리콜 방침을 지난 주말 발표했다. 미리 이야기하자면 이번 리콜은 적절한 조치였다. 적지 않은 기업들이 제품의 결함을 브랜드 가치의 훼손으로 여기지 못하고 리콜을 주저하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는다.
물론 그렇다고 “삼성, 돈 대신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다” 식의 용비어천가를 쏟아내는 대다수 언론의 보도는 옳지 않다. 휴대폰 폭발은 중대한 기기 결함이고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대 사건이다. 이 정도 큰 오류는 제조사가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며, 그런 면에서 삼성전자의 전량 리콜 방침은 “적절했다” 정도로만 평가받는 것이 마땅하다.
▲ 폭발한 갤럭시 노트7 ⓒsns 캡쳐
그런데 삼성 측이 흘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다수 언론이 “삼성전자가 2조 5,000억 원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리콜을 결정했다”는 보도를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이번 리콜이 적절하긴 했어도, 이건 좀 과장이 심했다. 스마트폰 가격이 어떤 식으로 책정되는지만 이해해도 이런 황당한 보도는 나올 수 없다. 아니, 오히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그동안 이 정도까지 폭리를 취했어?”라고 놀라는 것이 마땅하다.
2조 5000억 손실? 단언컨대 그런 일은 없다
삼성전자의 이번 리콜은 결코 2조 5,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손실을 감수한 것이 아니다. 후속 조치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냉정하게 말해 삼성전자는 이번 리콜로 거의 한 푼도 손해를 안 볼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의 출고가 가격이 너무 심하게 부풀려진 현실 때문이다.
2조 5,000억 원이라는 황당한 수치는 삼성전자가 이번에 리콜하는 갤럭시 노트7이 모두 250만 대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대당 출고가격이 약 100만 원 정도이므로 이 두 숫자를 곱해 2조 5,000억 원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손실을 정확히 계산하려면 출고가격 100만 원에서 삼성전자가 챙긴 이익을 빼야 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제조원가가 얼마인지를 확인해 그 가격만큼만 손해를 봤다고 보는 것이 마땅하다.
시중에 150만 대 팔렸다는 갤럭시 노트 7의 판매 과정에서 든 다양한 비용들은 손실액에 포함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 7을 반품받은 것이 아니라 교환해 준 것이기 때문이다. 옛 모델을 새 기계로 교환한 150만 명의 고객은 여전히 삼성의 제품을 구매했으며 삼성전자에 이익을 안겨줬다.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리콜한 갤럭시 노트7의 제조원가는 얼마일까? 사실 오래전부터 스마트폰의 제조원가에 대해 시민사회와 소비자 단체의 줄기찬 문의가 있었지만, 삼성전자는 늘 입을 닫았다. “제조원가와 마케팅 비용은 영업 비밀이다”라는 논리로 말이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 추정해 보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HS는 정기적으로 삼성, 애플, LG 등 유명 스마트폰 제조 브랜드들의 제품을 사들여 이를 분해한 뒤 부품 하나하나를 대조해 제조원가를 추정한다. 올해 3월 발표에서 IHS는 삼성의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 S7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조사 결과 갤럭시 S7의 부품 원가는 249.55달러였고, 조립 등 제조비용을 더할 경우 대당 제조원가는 255.05달러로 추산됐다. 즉 갤럭시 S7의 제조원가는 많이 쳐 줘봐야 30만 원 언저리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제품의 국내 출시가격은 64GB 기준으로 플랫 모델이 88만 원, 엣지 모델이 96만 8,000원이었다.
물론 갤럭시 S7과 갤럭시 노트7은 다른 제품이다. 하지만 IHS의 그동안 조사를 살펴보면 삼성의 주력 스마트폰 제조원가는 거의 25~30만 원 수준이었다. 갤럭시 노트7이 금테 두른 스마트폰이 아닌 한 제조원가가 30만 원 수준이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제조원가가 판매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라면 삼성이 이번 리콜로 입은 실제 손실액은 8,000억 원을 조금 넘는 수준일 것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정확지 않다. 리콜로 수거한 옛 스마트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손실액이 또 크게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수거한 스마트폰을 리퍼폰으로 만들어 시중에 재판매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물론 삼성이 수거한 스마트폰을 모조리 불태운다면 8,000억 원은 고스란히 손실로 이어질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1995년 불량 휴대폰 15만 대를 불에 태우는 일명 ‘휴대폰 화형식’ 퍼포먼스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당시 불에 태운 휴대폰은 모두 합쳐 500억 원 규모에 불과했다.
만약 삼성이 리퍼폰 형태로 수거한 스마트폰을 시중에 푼다면 그 가격대가 관건이다. 실제로 리퍼폰 제도를 운용하는 애플의 경우 리퍼폰을 대략 40~60만 원 선으로 판매해 왔다. 만약 삼성이 비슷한 가격으로 리퍼폰을 판다면, 삼성은 이번 리콜로 전혀 손실을 보지 않는다. 아니 되레 이익을 챙긴다. 40~60만 원의 가격조차 제조원가인 30만 원 선을 훌쩍 뛰어넘기 때문이다.
본질적 문제는 스마트폰 가격 부풀리기
▲ 2일 미국 NBC나이틀리뉴스가 프라임타임 때에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에 대한 보도를 내보냈다. ⓒNBC나이틀리뉴스 갈무리
사실 리콜로 인한 2조 5,000억 원 손실 논란의 본질은 다른 곳에 있다. 그동안 삼성을 비롯한 휴대폰 제조사들이 과도하게 출고가격을 부풀려 왔다는 점이 문제의 본질이다. 2014년에 우상호 의원(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의결서 제2012-105호>라는 문서를 제출받아 공개한 적이 있었다.
이 문서에는 삼성과 LG 등 국내 스마트폰 브랜드들이 20만 원 언저리로 공장에서 출고된 스마트폰을 90만 원에 가까운 가격으로 부풀려 팔았다는 내용이 상세히 나온다.
문서에 따르면 공정위로부터 조사를 받은 삼성전자의 책임자가 이렇게 답한다.
“출고가격에 장려금을 반영하면 가격은 오릅니다. 그런데 소비자는 출고가격에 자신들이 받는 보조금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따라서 출고가가 높을수록 좋은 단말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보조금을 받으면 소비자들은 비싼 단말기를 싸게 샀다고 착각합니다.”
LG전자 부장의 진술도 비슷하다.
“소비자들은 싼 제품을 사는 것보다 비싼 제품을 싸게 사는 것을 좋아합니다. 공급가에 보조금을 반영해 높게 책정한 뒤 보조금으로 깎아주면 소비자들은 비싼 제품을 싸게 산다고 생각하고 구매를 합니다. 좋은 단말기를 싸게 살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구매 의사가 생깁니다.”
쉽게 말하면 한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일단 가격을 비싸게 책정한 뒤 보조금으로 가격을 깎아서, 소비자들이 “난 비싼 제품을 싸게 샀어”라고 착각하게 하였다는 이야기다. 이 진술은 시민단체의 주장이 아니다. 삼성과 LG의 책임자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스스로 진술한 이야기다.
문제는 보조금을 통해 부풀린 출고가격 일부를 소비자들에게 돌려주던 제조사들이 보조금 규모를 규제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으로 보조금 규모마저 확 줄였다는 점이다. 단통법 시행 이후 실적이 정확히 집계되는 통신사들의 영업이익은 무려 87%나 급증했다. 이 돈이 ‘호갱님’ 호주머니에서 나왔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보조금 감소로 삼성이나 LG 등 제조사들 역시 이런 혜택을 입었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추정할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가전제품, 디스플레이 제품, 반도체(삼성) 등 규모가 엄청난 다른 사업부문의 실적까지 합쳐서 실적을 발표하기 때문에 단통법으로 얼마의 폭리를 취했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삼성전자의 반론은 늘 한결같았다. “원가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 “얼마를 보조금으로 책정했는지는 고유의 마케팅 전략이어서 이 또한 영업 비밀이다”라는 것이었다. 소비자 관점에서 보면 다소 억울하지만, 말은 맞는 말이다. 원가나 마케팅 전략은 그들의 고유 권한이며 공개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원가를 공개할 의도가 없다면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그쳐야지 소비자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 공정위의 조사 결과 출고가 부풀리기가 확인됐고, 소송을 통해 2심 재판부까지 출고가 부풀리기를 인정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출고가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게다가 삼성은 “원가는 영업비밀이어서 공개하지 않는다”는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소송과 공식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우리는 출고가를 부풀리지 않았어요”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삼성의 이런 태도가 바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이야기다.
앞서서도 밝혔듯이 이번 삼성의 리콜 조치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삼성, 2조 5,000억 원 손실 감수” 운운은 사실과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은 사실상 온 국민이 사용하는 필수품이다. 그렇기에 소비자들은 자기가 들고 있는 100만 원 짜리(사실은 100만 원짜리라고 착각하는) 스마트폰이 실제로 얼마에 만들어졌는지 합리적 추정을 할 권리가 있다.
출고가격을 부풀리고, 그걸 깎아주는 척하면서 폭리를 취하는 삼성전자의 마케팅 관행은 정당하지 않다. 그들은 그것을 ‘영업전략’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상식이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출고가 부풀리기’라고 부른다. 소비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거대 제조사들의 “2조 5,000억 원 손실” 따위의 거짓 마케팅을 바로잡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출처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리콜 “2조 5000억 손실 감수”의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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