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최순실 호위무사’였던 새누리
의혹 때마다 벌떼같이 감싸기
국회 증인채택 가로막고
의혹 제기에 무작정 “흑색선전”
결국 막다른 골목에 몰려
[한겨레] 김진철 기자 | 등록 : 2016-11-01 21:07 | 수정 : 2016-11-02 00:24
“체육·문화 분야의 많은 사람들이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니 전경련이 나서서 돈을 걷었다고 들었다.”(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9월 28일)
“야당이 무차별적 국정 흔들기, 정부 흔들기, 근거 없는 폭로로 일관하고 있다”(정진석 원내대표, 10월 4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는 불과 한 달여 전까지만 해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열어젖힌 미르·케이(K)스포츠재단 의혹 제기를 이처럼 방어·변호했다. 두 대표뿐 아니라 새누리당 여러 의원은 언론과 야권이 제기한 최순실 씨 관련 무더기 의혹을 무마하거나 흑색선전으로 몰아가기에 급급했다.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 안에서도 여당 책임론과 지도부 교체 요구가 터져 나오는 이유다.
새누리당의 방어는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되던 지난 9월 시작됐다. 이정현 대표는 9월 28일 방송기자 클럽 토론회에서 “김대중 정권 때 대북 물자지원”과 “돈 많이 버는 기업의 연말 불우이웃 성금 200억 원씩”까지 거론하며 청와대와 최순실 씨가 개입된 미르·케이스포츠재단 강압 모금을 전경련의 사회공헌활동이라고 둘러댔다.
이어 염동렬 수석대변인은 “야당은 끊임없이 미르·케이스포츠재단에 대한 의혹 부풀리기와 정권 실세 개입 등 근거 없는 정치 공세를 펼쳐왔다”고 주장했고, 이우현 의원은 자신이 “체육인 출신”이라며 ‘세월호 유가족 돕기 모금’까지 들어 “그분들(대기업)이 이익의 조금을 가지고 문화인과 체육인들, 예술인들을 위해 재단을 하나 만들어 준 것이 무엇이 잘못인가”라고 되물었다.
새누리당은 국정감사에서도 미르·케이재단 의혹을 틀어막기에 여념이 없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국감을 앞두고 “더 이상 바쁜 사람 불러다가 하루종일 앉혀만 놓기, 해당 사항과 아무 관계 없는 증인 부르기, 호통주기, 이런 것을 일삼는 갑질 국회가 되지 않길 바란다”며 상임위에서의 증인 채택 축소를 요구했다.
10월 4일 국감이 재개되자 새누리당은 ‘물타기’를 시도했다. 김진태 의원은 미르·케이재단에 대한 검찰 수사 필요성이 제기되자 “남녀가 손 한 번 만졌는데 애를 왜 안 낳냐는 식”이라고 둘러댔다. 강석호 최고위원도 “야당의 무지막지한 막가파식 폭로와 공격”이라고 거들었다.
새누리당은 최순실 씨, 차은택 광고감독,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등 의혹의 주요 인물들을 증인으로 불러내는 것을 막기 위해 야당이 요구한 증인채택안에 대해 안건조정절차를 신청해 훼방을 놓았다. 이 때문에 핵심 상임위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단 한 명의 증인도 채택할 수 없었다.
이와 함께 2년여 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승마 특혜 의혹이 처음으로 제기됐을 때, 감싸기에 급급했던 새누리당 의원들의 행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4년 4월 국회 교문위에서 안민석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이 문제를 제기하자, 교문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 12명 중 7명이 정 씨의 변호인을 자처했다.
강은희 의원은 “(의혹에) 과장과 허위가 많다. (정 씨의) 명예회복 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김희정 의원도 “정치권에서 불공정한 세력과 결탁해 유망주를 죽이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은가. (정유라 씨가) 아주 오랫동안 훌륭하게 커왔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그로부터 3개월 뒤인 2014년 7월, 강 의원은 지난 1월 여성가족부 장관에 임명됐다.
각종 의혹에 “대선을 노린 정쟁”, “무책임한 정치 공세”라고 일축하며 청와대 호위무사를 자처하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제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이 사실로 드러나자, 막다른 골목에 처한 상황이 됐다.
비박계인 정병국 의원은 1일 라디오에 나와 “국감 중 최 씨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의혹이 나왔고 야당에서 증인으로 채택하고자 했을 때 당 지도부가 이를 막았다. 당 지도부가 생각하는 대로 문제가 없다면 당당하게 나가서 사실대로 밝히는 것이 옳다고 얘기했지만 결국 이런 상황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출처 수년간 ‘최순실 호위무사’였던 새누리
의혹 때마다 벌떼같이 감싸기
국회 증인채택 가로막고
의혹 제기에 무작정 “흑색선전”
결국 막다른 골목에 몰려
[한겨레] 김진철 기자 | 등록 : 2016-11-01 21:07 | 수정 : 2016-11-02 00:24
“체육·문화 분야의 많은 사람들이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니 전경련이 나서서 돈을 걷었다고 들었다.”(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9월 28일)
“야당이 무차별적 국정 흔들기, 정부 흔들기, 근거 없는 폭로로 일관하고 있다”(정진석 원내대표, 10월 4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는 불과 한 달여 전까지만 해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열어젖힌 미르·케이(K)스포츠재단 의혹 제기를 이처럼 방어·변호했다. 두 대표뿐 아니라 새누리당 여러 의원은 언론과 야권이 제기한 최순실 씨 관련 무더기 의혹을 무마하거나 흑색선전으로 몰아가기에 급급했다.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 안에서도 여당 책임론과 지도부 교체 요구가 터져 나오는 이유다.
새누리당의 방어는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되던 지난 9월 시작됐다. 이정현 대표는 9월 28일 방송기자 클럽 토론회에서 “김대중 정권 때 대북 물자지원”과 “돈 많이 버는 기업의 연말 불우이웃 성금 200억 원씩”까지 거론하며 청와대와 최순실 씨가 개입된 미르·케이스포츠재단 강압 모금을 전경련의 사회공헌활동이라고 둘러댔다.
이어 염동렬 수석대변인은 “야당은 끊임없이 미르·케이스포츠재단에 대한 의혹 부풀리기와 정권 실세 개입 등 근거 없는 정치 공세를 펼쳐왔다”고 주장했고, 이우현 의원은 자신이 “체육인 출신”이라며 ‘세월호 유가족 돕기 모금’까지 들어 “그분들(대기업)이 이익의 조금을 가지고 문화인과 체육인들, 예술인들을 위해 재단을 하나 만들어 준 것이 무엇이 잘못인가”라고 되물었다.
새누리당은 국정감사에서도 미르·케이재단 의혹을 틀어막기에 여념이 없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국감을 앞두고 “더 이상 바쁜 사람 불러다가 하루종일 앉혀만 놓기, 해당 사항과 아무 관계 없는 증인 부르기, 호통주기, 이런 것을 일삼는 갑질 국회가 되지 않길 바란다”며 상임위에서의 증인 채택 축소를 요구했다.
10월 4일 국감이 재개되자 새누리당은 ‘물타기’를 시도했다. 김진태 의원은 미르·케이재단에 대한 검찰 수사 필요성이 제기되자 “남녀가 손 한 번 만졌는데 애를 왜 안 낳냐는 식”이라고 둘러댔다. 강석호 최고위원도 “야당의 무지막지한 막가파식 폭로와 공격”이라고 거들었다.
새누리당은 최순실 씨, 차은택 광고감독,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등 의혹의 주요 인물들을 증인으로 불러내는 것을 막기 위해 야당이 요구한 증인채택안에 대해 안건조정절차를 신청해 훼방을 놓았다. 이 때문에 핵심 상임위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단 한 명의 증인도 채택할 수 없었다.
이와 함께 2년여 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승마 특혜 의혹이 처음으로 제기됐을 때, 감싸기에 급급했던 새누리당 의원들의 행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4년 4월 국회 교문위에서 안민석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이 문제를 제기하자, 교문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 12명 중 7명이 정 씨의 변호인을 자처했다.
강은희 의원은 “(의혹에) 과장과 허위가 많다. (정 씨의) 명예회복 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김희정 의원도 “정치권에서 불공정한 세력과 결탁해 유망주를 죽이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은가. (정유라 씨가) 아주 오랫동안 훌륭하게 커왔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그로부터 3개월 뒤인 2014년 7월, 강 의원은 지난 1월 여성가족부 장관에 임명됐다.
각종 의혹에 “대선을 노린 정쟁”, “무책임한 정치 공세”라고 일축하며 청와대 호위무사를 자처하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제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이 사실로 드러나자, 막다른 골목에 처한 상황이 됐다.
비박계인 정병국 의원은 1일 라디오에 나와 “국감 중 최 씨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의혹이 나왔고 야당에서 증인으로 채택하고자 했을 때 당 지도부가 이를 막았다. 당 지도부가 생각하는 대로 문제가 없다면 당당하게 나가서 사실대로 밝히는 것이 옳다고 얘기했지만 결국 이런 상황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출처 수년간 ‘최순실 호위무사’였던 새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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