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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복심‘부터 ‘좌장’까지

[집중분석] ‘박근혜 복심‘부터 ‘좌장’까지
‘친박 8적’ 지목 인물 대해부
[경향신문] 박홍두 기자 | 입력 : 2016.12.12 16:35:00 | 수정 : 2016.12.12 17:09:36


▲ 새누리당 비상시국위원회가 지목한 친박계 8인 -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조원진 최고위원, 김진태 의원, 서청원 전 대표, 이장우 최고위원, 윤상현 의원, 홍문종 의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새누리당 비상시국위원회가 12일 당내 ‘친박(근혜)계 8적’을 지목하면서 이들에게 “당을 떠나라”라고 공표했다. 이들이 밝힌 8명의 인사가 박근혜의 ‘현재’를 만들었고, 동시에 당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비상시국위는 이들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방기한 ‘최순실의 남자들’”이라고 이름 지으면서 “당이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이들 8명이 떠나달라”고 밝혔다.

도대체 8명은 어떤 사람들일까? 이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어떻게 박근혜와 인연을 맺고 있는지 살펴봤다.


1. 이정현 대표

▲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이정현 대표는 친박계를 전체를 상징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타공인 박근혜의 최측근이자 ‘박근혜의 복심(腹心)’인 그는 20여년 간 호남 출신으로서 새누리당에 몸담아왔다. 박근혜와의 인연은 박근혜가 2004년 이 대표를 수석부대변인으로 발탁하면서 시작됐다.

이 대표는 2008년 비례대표로 18대 국회에 입성했고, 당시 박근혜가 친이계의 공천 학살에도 불구하고 직접 그의 비례대표 공천을 챙겼을 정도로 각별하다. 2012년 대선에선 박근혜 캠프 공보단장을, 대통령 당선 이후엔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지내며 박근혜의 ‘정치적 경호실장’을 자처했다.

이번 탄핵 정국에서도 이 대표는 박근혜를 끝까지 보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비박계 등 비주류와 야권의 ‘퇴진 공세’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박근혜를 감쌌다.

탄핵 직전까지도 이 대표는 “막중한 대통령 직무를 바로 정지시키는 중차대한 탄핵에 있어서 그 사유 중 ‘세월호 7시간 (행적)’을 놓고 명확하지 않은 의혹을 들어서 한다는 사실이 놀랍다”면서 “검찰 공소장이라는 것도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이나 언론 보도에만 의존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근혜가 받아들였던 ‘탄핵 대신 4월 사임·6월 조기대선 실시’를 재차 강조하면서 “국회가 탄핵 처리에 신중해야 한다”(탄핵 전날인 지난 8일 최고위원 간담회)고 역설했다.

하지만 결국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가결 처리된 지난 9일, 이 대표는 그 동안의 ‘동분서주’가 무색해진 듯 허탈한 모습이었다.


2. 서청원 전 대표

▲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


친박계의 가장 큰 형이다. 서 전 대표가 박근혜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7년부터다. 당시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의 측근으로 지원에 나서면서다. 친박계 시초인 ‘친박연대’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뒤 이명박 정부 초기에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친박계가 대부분 공천에서 제외되자 친박연대를 만든 것이다. 서 전 대표는 14석을 얻어내 국회에서 세력을 구축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서 전 대표는 최근엔 후배들에 의해 ‘친박계 좌장의 횡포’라는 이름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22일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서 전 대표를 지목하며 “모욕을 주고, 다음 날은 회유했다. 밤의 세계에서 조직폭력배들이나 하는 모습”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뒤 박근혜의 3차 대국민담화가 있던 11월 30일 기자들과 만나 “일부에서는 대통령이 공을 정치권에 떠넘겼다고 그러는데 대통령은 오늘 모든 것을 다 내려놓으신다고 하신 것”이라고 옹호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임기 단축 뜻을 밝힌 이상 탄핵 시도는 중지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3.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운데 왼쪽)


최 전 부총리는 2011년 말쯤 당시 국회의원이던 박근혜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되면서 당의 권력을 장악했을 때 친박계로 편입됐다. 박근혜가 대통령직을 강탈한 이후엔 장관과 부총리직을 잇달아 맡으면서 중용됐다. 최 전 부총리는 친박계를 움직이는 핵심 인사로 분류된다.

지난 9일 박근혜 탄핵안 표결 직전 당내 의원들에게 호소문을 돌리면서 ‘불사이군(두 주군을 섬기지 않는다)’의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 전 부총리는 ‘혼란의 끝이 아니라 시작인 탄핵은 막아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통해 “저는 지금도 대통령이 국가와 국민을 방치하고 나 몰라라하면서 최순실 일가를 챙겨주려고 했다는 비난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박 대통령은 당과 보수정치, 그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면 그 곳이 길바닥이든 기름때 낀 바위틈이든 손목이 으스러지든 얼굴에 칼이 들어오든 결단코 주저함이 없어 우리들의 맨 앞줄에 서서 오늘까지 20년 동안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살아온 지도자다”라고 밝혔다.

최 전 부총리는 300명의 국회의원 중 유일하게 지난 9일 국회 본회의 탄핵안 표결에 참석하지 않은 1명의 국회의원으로 기록됐다.


4. 윤상현 의원

▲ 윤상현 의원


최 전 부총리와 비슷한 시기에 친박계로 편입된 윤 의원의 위세는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큰 화제거리가 됐다. 친박계 실세로 꼽히면서 당 대표였던 김무성 대표를 향해 ‘취중욕설’을 한 녹취록이 공개되는가 하면 한 지역구의 당내 경선 후보에게 출마 포기를 종용해 선거에 불법으로 개입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결국 이 문제로 그는 당을 나가야 했지만 재선엔 성공했고, 친박계가 다수인 새누리당은 총선 이후 그의 복당을 다시 받아줬다.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윤 의원은 철저히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그는 지난달 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생각을 묻자 오히려 개헌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최순실 사태는 오히려 개헌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더욱 증명해 보였다”는 것이다.


5. 홍문종 의원

▲ 홍문종 의원


박근혜 정권 초기인 2014년 당 사무총장을 지내면서 6·4 지방선거를 이끈 친박 핵심으로 꼽힌다. 그는 이정현 대표 등과 함께 박근혜와 오랜 인연을 쌓아온 ‘원조 친박’으로 분류된다. 지난 대선 때는 박근혜 후보 캠프 선대위의 조직총괄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기도 했다.

홍 의원은 지난 박근혜의 3차 대국민담화 이후 KBS 라디오 등에 출연해 “탄핵을 위해 야당이 하나가 됐고 정치 타임테이블을 설정해놨는데, (대통령 담화로) 대오가 흐트러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야당으로서는 시쳇말로 약이 좀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조롱하는 말을 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또 탄핵 표결 직전까지 “탄핵 투표에는 찬성하지만 탄핵안에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비주류 의원들도 있다”면서 “탄핵을 찬성하시는 강성 비주류를 제외한 나머지 분들은 이 문제에 굉장히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여론을 조성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6. 조원진 최고위원

▲ 조원진 새누리당 최고의원


윤상현 의원처럼 ‘박근혜 비대위원장’ 시절 친박이 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조 최고위원은 ‘친박 주동세력’으로 인식된다. 최고위원회의 때마다 비박계를 겨냥한 강성 발언을 하면서다. 그는 “탄핵 찬성 의원은 (야당이 주장하는 40명의) 절반 밖에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탄핵을 주도하는 저의가 뭔지 밝혀야 한다”(지난달 28일 최고위원회의 발언)고 말한 바 있다.

조 최고위원은 오히려 비박계에 대한 역공을 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수 지지자의 마지막 희망을 뺏을 권리는 누구에게 주어진 적이 없다”며 “당내 (비주류 중심의) 비상시국위는 해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 찬성하는 의원은 누구인지 (자신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며 “정권을 넘겨줄 수밖에 없는 탄핵을 왜 찬성하는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7. 이장우 최고위원

▲ 이장우 최고위원(왼쪽)


이정현 대표와 함께 지도부에 들어오면서 ‘이정현-조원진-이장우’ 친박 지도부 라인으로 편입된 인사다. 당 대변인을 했던 터라 공개 발언 등을 통해 친박의 의견을 대변하는 강성 발언을 자주 하지만 원래부터 친박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많다.

이 최고위원은 비박계 좌장인 김 전 대표와 비박계의 탄핵 여론에 대해 “국가적인 어려움을 이용하면서 정치적인 생명을 연장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참으로 아쉬움이 많다”고 반박했다. 그는 “김무성 전 대표의 언행은 하늘에 떠 있는 깃털 구름과 같이 늘 가볍다. 적반하장이고 후안무치”라며 “사람은 먹던 물에 오물을 던지지 않는다. 먹던 우물에 오물을 던지려면 본인부터 의원직 사퇴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하는 것이 당원들과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본다”고 역공했다.

탄핵이 가결된 뒤엔 더욱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이 최고위원은 12일 최고위 회의에서 김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향해 “인간 이하의 처신을 했다”며 “박근혜 정권의 피해자인척 코스프레하는 배반과 배신의 아이콘인 김·유 전 대표는 한마디로 적반하장이고 후안무치일 뿐이고, 대통령 탄핵을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악용하는 막장정치의 장본인”이라고 했다.


8. 김진태 의원

▲ 김진태 의원


김 의원은 최근 촛불집회를 폄훼하는 발언으로 단번에 친박 정치인으로 유명세를 탔다. 김 의원은 지난달 17일 “촛불은 촛불일 뿐 결국 바람이 불면 꺼지게 돼있다”며 특검법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어 지난달 20일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박근혜를 공범과 피의자로 규정한데 대해선 “훗날 역사는 여론에 굴복한 검찰 치욕의 날로 기록할 것”이란 주장을 펴기도 했다.


출처  [집중분석] ‘박근혜 복심‘부터 ‘좌장’까지···‘친박 8적’ 지목 인물 대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