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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뇌부, 정윤회 아들 출연 제작진에 압력

MBC 수뇌부, 정윤회 아들 출연 제작진에 압력
안광한 사장, 외부 부탁 받고 드라마본부에 지시 정황
드라마본부장 “사장 지시 말 못해…여러 곳 부탁 받아”
전처 소생 배우 정우식 “2년 8편 캐스팅…특혜 없어”

[경향신문] 남지원 기자 | 입력 : 2016.12.15 06:00:08 | 수정 : 2016.12.15 06:01:57


▲ ‘비선 실세’ 정윤회 씨(우)와 그의 숨겨진 아들인 배우 정우식 씨(32)

MBC 수뇌부가 ‘비선 실세’ 정윤회 씨의 아들인 배우 정우식 씨(32)를 드라마에 출연시키도록 현장 제작진에 여러 차례 청탁을 넣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 씨에게 특정 배역을 주라고 지시해 100명 넘는 연기자들이 응시한 오디션이 쓸모없어진 적이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14일 MBC 드라마국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 씨는 최근 종영한 <옥중화> 등 2014년 4월부터 최근까지 2년간 MBC 드라마 7편에 조연과 단역으로 출연했다. MBC C&I가 제작해 OCN에서 방영된 드라마 <실종느와르 M>까지 합치면 모두 8편이다. 정 씨는 2013년 데뷔 후 2014년 3월까지 타 방송사 드라마 2편에 출연했으나 그 이후 영화 2편을 제외하고는 MBC에서만 활동했다.

정윤회 씨가 최순실 씨와 결혼하기 전 헤어진 전처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알려진 정 씨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와 연락을 거의 하지 않고 지냈으며 특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씨가 출연했던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 다수가 “정 씨를 출연시키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씨가 출연한 한 드라마의 관계자는 “정 씨 캐스팅 요구가 우리 드라마 외에 다른 작품에서도 반복돼 정 씨에게 ‘빽’이 있다고 다들 짐작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정씨가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했던 한 드라마의 경우, 제작진이 신인 남성 연기자 100여 명을 상대로 오디션을 실시했지만, 드라마본부장이 오디션에 참가하지도 않았던 정 씨를 캐스팅하라고 지시해 결국 정씨가 해당 배역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국의 한 중견급 PD는 “정씨가 맡았던 배역은 연출자가 자기 사람으로 키울 수 있는 신인배우를 발굴해 앉히거나 주연배우 소속사에서 자기 회사 신인을 넣으려 할 만한 자리”라며 “이 정도 배역에 간부가 특정인을 출연시켜 달라고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공통으로 캐스팅 압력을 넣은 당사자로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을 지목했다. 장 본부장이 안광한 사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증언도 나왔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장 본부장이 ‘사장도 다른 데서 부탁받아서 우리한테 부탁하는 것’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또 다른 드라마 관계자는 “당시 책임자가 장 본부장과 면담한 뒤 ‘사장 선에서 내려온 지시 같다’고 말한 기억이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최근까지도 정씨가 사장 친구 아들이라고 추측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장 본부장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정 씨에 대해) 부탁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오디션을 보게 해 달라는 정도의 통상적 부탁만 했던 것이고 정윤회 씨 아들인지는 몰랐다”며 “특정 배역에 캐스팅하라고 지시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안 사장의 지시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말할 수 없다. 여러 군데서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출처  [단독] MBC 수뇌부, 정윤회 아들 출연 제작진에 압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