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법률 조력자는 수사 안 하나?
더블루K 한국법인 대표이사였던 최철 변호사 의혹 무성… “게이트와 무관” 주장
[경향신문] 박은하 기자 | 입력 : 2017.01.14 19:08:00 | 수정 : 2017.01.14 19:17:18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존재가 밝혀지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두 재단은 불법적인 모금과 노골적 정경유착을 통해 설립됐지만, 표면적으로는 문화와 스포츠 분야를 담당하는 공익재단이었다. 최순실 씨(61·개명 후 최서원)는 공식적으로는 이 두 재단의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재단이 정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두 재단을 앞세워 대기업으로부터 모금하고 국책사업에 참여해 벌어들인 돈이 최순실 개인에게 흘러들어 가려면 단계가 하나 더 필요했다. 노골적 영리사업이 허용되며 사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조직체. 최씨가 주식회사 ‘더블루K’를 세운 이유일 것이다. 더블루K는 최순실 일가가 정부 사업자금을 개인 재산으로 전환하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독일로 재산을 빼돌린 통로로 지목됐다. JTBC가 태블릿 PC를 발견한 곳도 이 회사 사무실이었다.
정의당 국정조사단장인 김종대 의원은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하고 재산을 빼돌리는 과정은 까다로운 법률적 지식이 요구된다”며 “최순실 게이트의 실체를 면밀히 파헤치려면 더블루K에서 근무했던 법률가들에 대한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검의 주요 수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더블루K 한국법인 대표이사였던 최철 변호사(57)를 겨냥한 말이다.
더블루K는 K스포츠재단보다 하루 먼저인 2016년 1월 12일 설립됐다. 스포츠 인재 양성을 위한 매니지먼트 전문회사를 표방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19일 <경향신문> 보도로 알려졌다. 최씨 관련 사업체가 명확하게 확인된 것은 처음이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사무실을 둔 K스포츠재단은 ‘스포츠는 창조문화 육성’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종목별 스포츠 유망주 양성을 재단 설립의 목적으로 제시했다. 더블루K도 비전과 설립 목적은 ‘스포츠는 문화다’, ‘스포츠 인재 양성’이라고 거의 흡사한 문구를 사용해 설명한다.
더블루K의 주요 대외활동은 국내외 스포츠재단 간 양해각서(MOU) 체결이다. 사실상 같은 일을 하는 기관이다. K스포츠재단은 국내외 체육 관련 기관의 유기적 협업을 주요 대외활동으로 내세웠다. K스포츠재단 설립 직후인 지난 1월 재단 핵심 관계자는 국내 4대 그룹 관계사 중 하나를 찾아 2020년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비인기 종목 유망주를 후원하기 위한 사업을 지원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K스포츠재단은 80억 원의 추가 지원 제안과 함께 일은 독일 기업인 비덱(Widec)이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비덱은 최순실·정유라 모녀가 지분 100%를 가진 독일의 페이퍼컴퍼니다. 임직원도 겹치고 독일 법원에 등록한 회사 설립 목적도 더블루K와 거의 같다.
더블루K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창단한 장애인 펜싱단 사업도 맡았다. 이 사업은 더블루K의 유일한 수익사업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블루K의 핵심 역할은 자체적으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었다. K스포츠재단이 스포츠 유망주 지원사업을 한다며 표면적으로 공익재단으로서 기업의 사회공헌을 요구하면, 실무계약을 최순실 관련 유령회사가 맡도록 하고 더블루K가 중간에서 다리를 놓아주는 형식이다. 비덱과 지분구조가 똑같은 K스포츠의 존재가 밝혀지면서 최순실의 축재 고리의 빠진 부분이 이어진 것이다. 검사 출신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경향신문> 보도 직후 “그동안 미르·K스포츠재단과 최순실씨 간 연결고리가 밝혀지지 않았는데, 더블루K의 존재를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독일 검찰은 독일 내에 있는 최순실 일가가 유령회사를 통해 소유한 재산은 8,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독일 검찰은 지난해 5월부터 현지 금융기관의 고발장을 접수받아 최 씨 측의 불법적인 돈세탁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 특검은 독일 검찰에 수사자료를 요청해 재산내역을 입수한 상태다. 최순실 모녀가 국내 취재진이 따라붙기 전 독일에서 생활했던 비덱 타우누스 호텔도 비덱의 이름으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에 회사를 세우고 운영하려면 법률을 알아야 한다. 미르나 K스포츠재단이 박근혜,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을 내세워 기업의 실무진에 압력을 가하는 방식으로 일이 해결됐다면 더블루K나 비덱은 독일 법원, 상공회의소 등을 상대로 합법적 절차를 거쳐 일해야 하며, 독일의 상법과 회사법 등을 상세하게 알아야만 한다. 다른 대표이사들도 있지만 최철 변호사가 유독 주목받는 이유다.
최 변호사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17기를 거쳐 1988년 동서종합법률사무소(광장의 전신)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1992년 독일 법무법인 Gleiss Lutz Hoots Hirsh의 외국변호사로 일했다. 1994년에는 뮌헨 막스플랑크 특허·저작권 및 경쟁법 연구소 상임연구원으로, 1998년에는 독일 Bruckhaus Wersrick Heller Lober의 변호사로 근무했다. 독일 관련 법 전문가다. 최 변호사가 독일 생활을 시작한 1992년 최순실 씨도 독일에 거주했다. 최 씨는 유치원 사업과 관련해 유학 중이었다. 최 변호사는 2000년 국내로 돌아와 법부법인 광장 변호사를 역임했다. 2008년에는 이명박 대선후보의 BBK의혹 특검 특별검사였다.
최 변호사는 최순실 씨의 실체를 알지 못한다고 한결같이 밝혀 왔다. 최 변호사는 최 씨를 2015년 3월 처음 만났다. 최씨가 최 변호사를 찾아온 명목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카페 테스타로싸의 독일 법인 설립을 문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카페는 최순실·차은택·고영태 등 비선실세들이 정·관계 인사들을 접촉하는 장소로 활용됐다.
최 변호사는 최 씨에게 한국 라이선싱(상표등록) 등에 관해 설명한 뒤 사건을 맡지는 않고 독일에 거주하는 교포 2세 박승관 변호사를 소개해줬다. 박 변호사는 더블루K의 독일 법인 설립에 법률업무를 맡았고 더블루K에서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최 씨는 2016년 초 더블루K를 설립할 때 최 변호사를 다시 찾아와 그의 현 소속 법무법인 웅빈과 고문계약을 맺었다.
최 변호사는 <주간경향>과의 문자메시지 대화에서 “최서원이라는 가명으로 만났다. 최순실의 정체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최 대표가 독일에 회사 설립을 문의하기에 독일의 박승관 변호사를 소개해줬다”고 밝혔다. 독일에 있을 때도 일절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고 했다. 2016년 3월에는 최 변호사가 대표이사로 더 블루K에 합류했다.
지난해 10월 30일 <한국일보>는 그와의 인터뷰에서 “하루 이틀에 한 번씩 더블루K 사무실로 출근해 1시간가량 커피를 마시며 체육단체 통합이나 클럽 스포츠 모델 관련 논문 등을 본 뒤 일이 없어서 웅빈으로 출근했다”고 말했다. 더블루K의 존재가 언론에 불거졌을 때 등기부등본상 대표이사로 재직해 있었지만, 이전에 대표직을 사임했고, 등기부에 반영이 안 됐다는 것이 최 변호사의 주장이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더블루K 사무실을 4시간 동안 압수수색했다. 최 변호사도 조사를 받았다. 최 변호사는 “수사 결과 위법사실이 있었다면 피의자로 기소되지 않았겠느냐”며 최순실 관련 의혹에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김종대 의원실은 최 변호사의 소속 법무법인인 웅빈에 주목한다.
웅빈은 한화그룹과 연관이 깊은 법무법인이다. 웅빈의 현 대표변호사는 채정석 변호사로, 한화 법무팀장 출신이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13기다. 김승연 회장이 비자금 사건으로 2010년 조사를 받을 때 같은 법무팀장으로 활동했다.
김남규 상임고문은 한화에서만 20년 넘게 근무하다 2016년 4월 부영건설 대표로 취임했다. 당시 부영과 롯데에 하남 스포츠클럽 건설 제의가 오던 시절이었다.
강래형 변호사는 친정부 변호사단체인 ‘행복한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발기인으로서 세월호 대리기사 폭행사건에서 대리기사 측을 대리했다. 국정원 댓글수사 사건 때 국정원 직원 김 모 씨의 변호인이기도 했다.
최철·채정석 변호사는 모두 2009~2013년 법무법인 에이팩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강래형 변호사도 2009년 에이펙스에 근무했다. 한화, 국정원, 최순실 관련자들이 한 법무법인에 있으니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상황이고,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의원실의 입장이다. (박스 기사 참조) 이 중에서 강 변호사는 지난 1월 1일부로 웅빈을 그만뒀다.
법무법인 웅빈 측은 “전혀 사실에 기반하고 있지 않은 잘못된 추측”이라며 “특히 최순실과의 연관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도 “웅빈에서 한화 관련 법무 일은 맡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13일 최순실 씨는 미르·K스포츠재단·더블루K의 지주회사를 설립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순실 씨·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 3차 공판에서 최 씨의 차명회사인 더운트에서 근무했던 직원 유 모 씨가 진술조서를 제출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 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더블루K를 계열사로 하는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이름은 인투라스, 회장을 최순실로 하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지배구조에는 롯데홀딩스의 구조를 참고했다.
통합전략사업기획본부를 세우고 미르·K스포츠재단 사업도 다 사유화하기로 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나왔다. 통합전략사업기획본부는 각 재단과 더블루K의 사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효율적으로 업무추진할 수 있게 통합 조정하는 핵심 본부로 기획됐다.
검찰은 “최씨 소유의 더블루K가 대기업 광고 수주, 스포츠 시설·기업 커뮤니케이션, 전시, 국내외 행사 실행 및 운영 지원 등 모든 이권을 챙기려고 한 정황이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정도 규모의 조직을 설립하고 운영하려면 전문경영인과 법률자문가들이 필수적이다. 최 변호사가 일관되게 무관함을 밝혔고, 지난 검찰 수사에서도 기소되지 않았으며, 특검의 공개수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더라도 계속 주목을 받는 이유다. 홍정석 특검 부대변인은 “공개한 수사자 외에 누구를 소환하는지 등 수사 내용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출처 최순실의 법률 조력자는 수사 안 하나?
더블루K 한국법인 대표이사였던 최철 변호사 의혹 무성… “게이트와 무관” 주장
[경향신문] 박은하 기자 | 입력 : 2017.01.14 19:08:00 | 수정 : 2017.01.14 19:17:18
▲ 최순실과 관계있는 회사로 추정되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블루케이 사무실이 텅비어 있다. 정지윤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존재가 밝혀지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두 재단은 불법적인 모금과 노골적 정경유착을 통해 설립됐지만, 표면적으로는 문화와 스포츠 분야를 담당하는 공익재단이었다. 최순실 씨(61·개명 후 최서원)는 공식적으로는 이 두 재단의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재단이 정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두 재단을 앞세워 대기업으로부터 모금하고 국책사업에 참여해 벌어들인 돈이 최순실 개인에게 흘러들어 가려면 단계가 하나 더 필요했다. 노골적 영리사업이 허용되며 사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조직체. 최씨가 주식회사 ‘더블루K’를 세운 이유일 것이다. 더블루K는 최순실 일가가 정부 사업자금을 개인 재산으로 전환하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독일로 재산을 빼돌린 통로로 지목됐다. JTBC가 태블릿 PC를 발견한 곳도 이 회사 사무실이었다.
정의당 국정조사단장인 김종대 의원은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하고 재산을 빼돌리는 과정은 까다로운 법률적 지식이 요구된다”며 “최순실 게이트의 실체를 면밀히 파헤치려면 더블루K에서 근무했던 법률가들에 대한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검의 주요 수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더블루K 한국법인 대표이사였던 최철 변호사(57)를 겨냥한 말이다.
“유령회사 설립 까다로운 법률 지식 요구”
더블루K는 K스포츠재단보다 하루 먼저인 2016년 1월 12일 설립됐다. 스포츠 인재 양성을 위한 매니지먼트 전문회사를 표방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19일 <경향신문> 보도로 알려졌다. 최씨 관련 사업체가 명확하게 확인된 것은 처음이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사무실을 둔 K스포츠재단은 ‘스포츠는 창조문화 육성’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종목별 스포츠 유망주 양성을 재단 설립의 목적으로 제시했다. 더블루K도 비전과 설립 목적은 ‘스포츠는 문화다’, ‘스포츠 인재 양성’이라고 거의 흡사한 문구를 사용해 설명한다.
더블루K의 주요 대외활동은 국내외 스포츠재단 간 양해각서(MOU) 체결이다. 사실상 같은 일을 하는 기관이다. K스포츠재단은 국내외 체육 관련 기관의 유기적 협업을 주요 대외활동으로 내세웠다. K스포츠재단 설립 직후인 지난 1월 재단 핵심 관계자는 국내 4대 그룹 관계사 중 하나를 찾아 2020년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비인기 종목 유망주를 후원하기 위한 사업을 지원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K스포츠재단은 80억 원의 추가 지원 제안과 함께 일은 독일 기업인 비덱(Widec)이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비덱은 최순실·정유라 모녀가 지분 100%를 가진 독일의 페이퍼컴퍼니다. 임직원도 겹치고 독일 법원에 등록한 회사 설립 목적도 더블루K와 거의 같다.
더블루K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창단한 장애인 펜싱단 사업도 맡았다. 이 사업은 더블루K의 유일한 수익사업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블루K의 핵심 역할은 자체적으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었다. K스포츠재단이 스포츠 유망주 지원사업을 한다며 표면적으로 공익재단으로서 기업의 사회공헌을 요구하면, 실무계약을 최순실 관련 유령회사가 맡도록 하고 더블루K가 중간에서 다리를 놓아주는 형식이다. 비덱과 지분구조가 똑같은 K스포츠의 존재가 밝혀지면서 최순실의 축재 고리의 빠진 부분이 이어진 것이다. 검사 출신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경향신문> 보도 직후 “그동안 미르·K스포츠재단과 최순실씨 간 연결고리가 밝혀지지 않았는데, 더블루K의 존재를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독일 검찰은 독일 내에 있는 최순실 일가가 유령회사를 통해 소유한 재산은 8,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독일 검찰은 지난해 5월부터 현지 금융기관의 고발장을 접수받아 최 씨 측의 불법적인 돈세탁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 특검은 독일 검찰에 수사자료를 요청해 재산내역을 입수한 상태다. 최순실 모녀가 국내 취재진이 따라붙기 전 독일에서 생활했던 비덱 타우누스 호텔도 비덱의 이름으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에 회사를 세우고 운영하려면 법률을 알아야 한다. 미르나 K스포츠재단이 박근혜,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을 내세워 기업의 실무진에 압력을 가하는 방식으로 일이 해결됐다면 더블루K나 비덱은 독일 법원, 상공회의소 등을 상대로 합법적 절차를 거쳐 일해야 하며, 독일의 상법과 회사법 등을 상세하게 알아야만 한다. 다른 대표이사들도 있지만 최철 변호사가 유독 주목받는 이유다.
최 변호사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17기를 거쳐 1988년 동서종합법률사무소(광장의 전신)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1992년 독일 법무법인 Gleiss Lutz Hoots Hirsh의 외국변호사로 일했다. 1994년에는 뮌헨 막스플랑크 특허·저작권 및 경쟁법 연구소 상임연구원으로, 1998년에는 독일 Bruckhaus Wersrick Heller Lober의 변호사로 근무했다. 독일 관련 법 전문가다. 최 변호사가 독일 생활을 시작한 1992년 최순실 씨도 독일에 거주했다. 최 씨는 유치원 사업과 관련해 유학 중이었다. 최 변호사는 2000년 국내로 돌아와 법부법인 광장 변호사를 역임했다. 2008년에는 이명박 대선후보의 BBK의혹 특검 특별검사였다.
독일 최순실 일가 재산 8,000억 원대 추정
최 변호사는 최순실 씨의 실체를 알지 못한다고 한결같이 밝혀 왔다. 최 변호사는 최 씨를 2015년 3월 처음 만났다. 최씨가 최 변호사를 찾아온 명목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카페 테스타로싸의 독일 법인 설립을 문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카페는 최순실·차은택·고영태 등 비선실세들이 정·관계 인사들을 접촉하는 장소로 활용됐다.
최 변호사는 최 씨에게 한국 라이선싱(상표등록) 등에 관해 설명한 뒤 사건을 맡지는 않고 독일에 거주하는 교포 2세 박승관 변호사를 소개해줬다. 박 변호사는 더블루K의 독일 법인 설립에 법률업무를 맡았고 더블루K에서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최 씨는 2016년 초 더블루K를 설립할 때 최 변호사를 다시 찾아와 그의 현 소속 법무법인 웅빈과 고문계약을 맺었다.
최 변호사는 <주간경향>과의 문자메시지 대화에서 “최서원이라는 가명으로 만났다. 최순실의 정체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최 대표가 독일에 회사 설립을 문의하기에 독일의 박승관 변호사를 소개해줬다”고 밝혔다. 독일에 있을 때도 일절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고 했다. 2016년 3월에는 최 변호사가 대표이사로 더 블루K에 합류했다.
지난해 10월 30일 <한국일보>는 그와의 인터뷰에서 “하루 이틀에 한 번씩 더블루K 사무실로 출근해 1시간가량 커피를 마시며 체육단체 통합이나 클럽 스포츠 모델 관련 논문 등을 본 뒤 일이 없어서 웅빈으로 출근했다”고 말했다. 더블루K의 존재가 언론에 불거졌을 때 등기부등본상 대표이사로 재직해 있었지만, 이전에 대표직을 사임했고, 등기부에 반영이 안 됐다는 것이 최 변호사의 주장이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더블루K 사무실을 4시간 동안 압수수색했다. 최 변호사도 조사를 받았다. 최 변호사는 “수사 결과 위법사실이 있었다면 피의자로 기소되지 않았겠느냐”며 최순실 관련 의혹에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김종대 의원실은 최 변호사의 소속 법무법인인 웅빈에 주목한다.
웅빈은 한화그룹과 연관이 깊은 법무법인이다. 웅빈의 현 대표변호사는 채정석 변호사로, 한화 법무팀장 출신이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13기다. 김승연 회장이 비자금 사건으로 2010년 조사를 받을 때 같은 법무팀장으로 활동했다.
김남규 상임고문은 한화에서만 20년 넘게 근무하다 2016년 4월 부영건설 대표로 취임했다. 당시 부영과 롯데에 하남 스포츠클럽 건설 제의가 오던 시절이었다.
강래형 변호사는 친정부 변호사단체인 ‘행복한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발기인으로서 세월호 대리기사 폭행사건에서 대리기사 측을 대리했다. 국정원 댓글수사 사건 때 국정원 직원 김 모 씨의 변호인이기도 했다.
최철·채정석 변호사는 모두 2009~2013년 법무법인 에이팩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강래형 변호사도 2009년 에이펙스에 근무했다. 한화, 국정원, 최순실 관련자들이 한 법무법인에 있으니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상황이고,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의원실의 입장이다. (박스 기사 참조) 이 중에서 강 변호사는 지난 1월 1일부로 웅빈을 그만뒀다.
법무법인 웅빈 측은 “전혀 사실에 기반하고 있지 않은 잘못된 추측”이라며 “특히 최순실과의 연관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도 “웅빈에서 한화 관련 법무 일은 맡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특검의 공개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13일 최순실 씨는 미르·K스포츠재단·더블루K의 지주회사를 설립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순실 씨·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 3차 공판에서 최 씨의 차명회사인 더운트에서 근무했던 직원 유 모 씨가 진술조서를 제출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 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더블루K를 계열사로 하는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이름은 인투라스, 회장을 최순실로 하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지배구조에는 롯데홀딩스의 구조를 참고했다.
통합전략사업기획본부를 세우고 미르·K스포츠재단 사업도 다 사유화하기로 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나왔다. 통합전략사업기획본부는 각 재단과 더블루K의 사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효율적으로 업무추진할 수 있게 통합 조정하는 핵심 본부로 기획됐다.
검찰은 “최씨 소유의 더블루K가 대기업 광고 수주, 스포츠 시설·기업 커뮤니케이션, 전시, 국내외 행사 실행 및 운영 지원 등 모든 이권을 챙기려고 한 정황이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정도 규모의 조직을 설립하고 운영하려면 전문경영인과 법률자문가들이 필수적이다. 최 변호사가 일관되게 무관함을 밝혔고, 지난 검찰 수사에서도 기소되지 않았으며, 특검의 공개수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더라도 계속 주목을 받는 이유다. 홍정석 특검 부대변인은 “공개한 수사자 외에 누구를 소환하는지 등 수사 내용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종대 의원이 최철 변호사 주목하는 이유
정의당 국정조사단장 김종대 의원(사진)이 더블루K의 최철 변호사를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는 법조비리와 로비 역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드러난 한국 사회의 핵심적인 문제이며 특검 수사를 통해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전했다. 그와의 1문1답.
특검이 더블루K 한국법인 대표이사였던 최철 변호사를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최순실의 정체를 몰랐다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으로 지원된 자금이 영리기업 더블루K로 옮겨진 후 다시 독일로 옮겨졌다. 더블루K는 공적자금을 개인재산으로 바꾸는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특히 대표이사였던 최철 변호사에 주목하는 것은 합리적 의심에서 비롯된다.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자금세탁을 하는 데는 법률 자문이 필수다. 최 변호사는 이전에도 재독교포 박승관 변호사를 본인이 최순실에게 소개해줬다고 밝혔다. 최순실은 재산 은닉을 위해 더블루K 한국법인과 독일법인 양자 모두 독일 전문 변호사를 구하며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의심할 수 있다.”
최 변호사에 대해 명확한 혐의가 나온 것은 아니다. 아직은 의심과 추론의 영역인데.
“현재 법무법인은 유일무이한 합법적 로비집단이다. 로비가 금지돼 있는 상황에서 법률컨설팅을 받는다는 명목으로 변호사에게 접촉하고 변호사는 합법의 외피가 가능하도록 해준다. 전관예우나 형량 로비도 대표적인 사례다. 더블루K와 최철 변호사, 최순실의 관계는 법률컨설팅 형식으로 로비활동을 했다고 보긴 어렵다. 최순실의 비자금은 대통령이라는 보다 강력한 권력을 통해 형성된 것이고, 우리가 최 변호사에게 가지는 합리적 의심은 더블루K 대표로서 자금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갔는지 밝힐 실마리라는 점이다. 최철이라는 희미한 단서를 왜 무시하는가 묻는 것이다. 다만 웅빈도 이 과정에서 눈여겨볼 필요는 있다. 대기업, 국정원, 최순실 관련 변호사들이 모두 한데 모여 있다.”
법조비리나 변호사 로비를 위해 국회의원으로서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
“전관예우 금지법은 19대에서도 화두였고, 20대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본다. 보다 강력한 수위의 처벌이 필요하다. 그러나 법조 전문가들의 비리를 법으로 맞선다는 게 쉬운 일이라고 보지 않는다. 끊임없이 감시하고 문제를 지작하고 여론을 형성하며 법조계 내부에서 근절시키는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최순실 게이트도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로비에 홍만표 전 대검 기획조정부장과 최유정 전 전주지법 부장판사 등 전관 변호사들이 연루된 것이 드러났는데, 나비효과처럼 여기까지 왔다. 촛불시민들의 힘이고 정치권에서도 이에 응해 완전한 진실이 규명되기 전까지 국정조사를 멈춰서는 안 된다.”
특검 수사의 의미는.
“최순실 게이트는 비선실세가 중요한 정책 결정에 개입했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재벌들이 경영권을 투명하게 하고 적법하지 않은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권력자들에게 빌붙었다는 점에 있다. 또한 법조비리는 이번 게이트가 터지는 데 도화선이 됐다. 이런 부패구조의 문제를 모두 다뤄야 탄핵과 촛불시민들의 요구가 완성된다. 이 구조에 가담한 영혼을 판 법조세력에 대한 추적도 철저하게 진행돼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국정조사나 특검은 절반의 진실밖에 좇을 수 없다.”
출처 최순실의 법률 조력자는 수사 안 하나?
'세상에 이럴수가 > 정치·사회·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거래 통해 최순실·삼성 자금세탁 중개 정황 (0) | 2017.01.15 |
---|---|
손혜원 “고영태 스스로 잠적했다, 설득이 되지 않는다” (0) | 2017.01.14 |
반기문, 왜 '기름장어' 붙었는지 알겠다 (0) | 2017.01.14 |
박종철이 떠난 지 30년, 권력은 더 뻔뻔해졌다 (0) | 2017.01.14 |
삼성, 박근혜 독대 전 “정유라 지원 언제든 준비” (0) | 2017.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