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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노동과 삶

“현대중공업, 노조원 등급 매겨 사찰”

“현대중공업, 노조원 등급 매겨 사찰”
무소속 김종훈 의원 폭로
[민중의소리] 정혜규 기자 | 발행 : 2017-01-18 17:53:17 | 수정 : 2017-01-18 22:13:00


▲ 무소속 김종훈 의원이 공개한 현대중공업 사찰 문건. ⓒ김종훈 의원실 제공


무소속 김종훈 의원이 18일 현대중공업이 노조 대의원들의 성향을 등급으로 매겨 관리하는 등 사찰을 했다고 폭로했다.

김 의원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은 전근대적 노무관리와 노동조합에 대한 사찰을 중단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이 제보받아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2015년 12월 노조 대의원 선거를 전후해 사측은 대의원 성향을 친회사, 강성 등 성향에 따라 S등급에서 A, B, C, D등급으로 분류하고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왔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지난 2014년 10여년 만에 민주노조 성향의 노조 위원장을 당선시켰고, 이후 노동자 권익 향상을 위한 활발한 투쟁을 벌여왔다. 노조는 지난해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12년 만에 민주노총, 금속노조 재가입을 성사시켰는데, 이 흐름 중 사측의 사찰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사측은 또 '상시 친화 활동계획', '2016년 임단협, 29대 대의원선거 목표 및 세부 실천방안'을 문서로 작성해 노조 관리를 해왔다. 문서엔 '선거철 등에 맞춘 식사모임은 실효성 없음', '수시 정기적 식사모임 및 회식을 항상 노사관리 진행으로 변경 필요' 등 구체적 지침이 담겨 있었다. '부서별 문제 조합원 및 소외계층 관리계획'이라는 문서에는 '문제 조합원 관리 지침에서 막연한 강성인지? 불만 있는 강성인지? 파악'하라는 내용이 있었고 '개인별 소외계층 개인근무 및 가정사 면담을 통해 문제 조합원 증가 방지'라는 세부 지침도 적시됐다. 노조 활동에 적극적인 노동자들을 '문제 조합원'이라고 표현하는 등 적대적인 관점이 드러난다.

김 의원은 "비밀문서로 분류된 '친화증진비 배정기준' 자료에선 대표, 본부장, 부문장, 담당임원, 부서장, 직책과장, 팀장, 파트장 등에 이르기까지 치밀한 노무관리를 위해 예산 규모와 배정 기준을 마련해 집행하고 있음이 드러났다"면서 "결국 현대중공업은 회사 차원에서 강성 대의원 배제, 강성 조합원 순치, 노조 약화, 회사 개입력 강화를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집행하고 있음이 다시 한번 분명히 확인된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확인됐다는 것'은 지난해 폭로된 사찰 내용에 이어 추가로 공개됐다는 것을 뜻한다. 현대중공업에서 2011년까지 노무관리를 하는 운영지원과장으로 일하다 퇴사했던 이모씨는 지난해 '회사가 노조 조합원 성향을 R(적색·강성 성향), Y(노란색·중립 성향), W(흰색·친 회사 성향) 등 세 가지로 분류하고, R에 해당하는 조합원을 Y·W로 유도하는 전략을 치밀하게 전개했다'는 내용을 폭로한 바 있다.

▲ 무소속 김종훈 의원이 18일 현대중공업이 노조 대의원들의 성향을 등급으로 매겨 관리하는 등 사찰을 했다고 폭로했다. ⓒ김종훈 의원실 제공


김 의원은 "노사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도 어려운 상황인데 노조파괴, 노조약화에만 매달린다면 어떻게 위기를 공동으로 극복할 것이냐"며 "현대중공업이 낡은 노무관리에 집착한다면 회사의 발전도, 노사상생의 길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것도 요원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근대적 노무관리, 노조파괴 시도를 당장 중단하고 노조를 대등한 동반자로 인정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김종훈 의원 “현대중공업, 노조원 등급 매겨 사찰” 폭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