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수문 열자 드러난 'MB 시궁창 뻘'
[주장] 보를 해체해야 4대강 되살릴 수 있다
[오마이뉴스] 글: 정수근, 편집: 이준호 | 17.02.25 13:17 | 최종 업데이트 17.02.25 13:17
낙동강 달성보에 수문을 열어 강물을 빼 관리수위를 2.4m 내리자(달성보 관리수위는 원래 해발 14m. 여기서 달성보 지하수 제약수위 해발 11.6m까지 수위를 내리자) 그동안 강물에 잠겨 그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강바닥 일부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지하수 제약수위(강의 제방 옆의 농경지의 지하수 수위 변동을 가져오지 않는 수위)까지 강물을 떨어뜨린다는 지난 22일, 23일 나가본 낙동강 달성보와 강정고령보 구간의 낙동강은 참으로 극적인 변화의 현장이었다. 마치 서해 갯벌에 나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거대한 뻘밭이 드러났다. 역한 냄새는 덤으로 올라오고 곳곳에는 죽음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죽은 물고기에 죽은 자라 그리고 폐사한 조개 무리까지 뻘밭에 점점이 박혀 있다. 거대한 뻘밭은 그대로 그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뻘밭을 걸어보지만 한발 한발 떼기가 힘겹다. 푹푹 빠진다. 더는 전진이 어렵다. 상당한 양의 펄이 쌓인 것이다.
강에서 이런 모습을 보게 될 줄이야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이다. 왜냐하면, 4대강 사업으로 들어선 초대형 보의 영향으로 그동안 강물이 정체되었고, 그로 인해 각종 부유물이나 조류 사체 등이 켜켜이 쌓인 것이리라.
원래 모래밭이었던 낙동강은 이제 거대한 뻘밭으로 변해버렸다. 사실 그동안 배를 타고 강 안으로 들어가 '그랩'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강바닥 상태를 확인해왔었다. 그때마다 검은 펄이 올라왔다. 강 전체가 거대한 펄밭으로 변해버린 것을 간접 확인한 것인데, 물이 빠지자 참으로 거대한 펄이 드러난 것이다. 우리는 이를 일러 'MB 시궁창뻘'로 명명하자.
MB 시궁창뻘은 낙동강 전역에 퍼져있다. 4대강 보 준공 후 지난 5년 동안 켜켜이 쌓인 각종 부유물과 그 유명한 녹조의 원인물질인 조류 사체가 쌓여 낙동강 수질오염의 원인 물질로 작용하고 있다. 흐르지 않은 강의 병폐인 것이다.
모래의 강 낙동강은 뻘밭 낙동강으로 변해버렸다. 강바닥엔 어떠한 생명도 살지 못하는 환경으로 변해버렸다. 실지렁이나 붉은깔따구 같은 모진 생명만 살고 있고, 이들은 낙동강의 수질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줄 뿐이다.
따라서 지하수 제약수위까지 수문을 잠시 열었다가 다시 닫는 방식으로는 낙동강의 수질과 수생생태계 회복은 요원하다. 일종의 주기가 조금 더 긴 펄스방류를 시도하는 것인데, 이런 펄스 방류 방식으로는 수질을 개선할 수 없다는 것이 지난 두 해에 걸쳐 펄스방류를 시도해본 결과다.
따라서 수문을 더 활짝 열어야 한다. 그래야 묶은 떼가 씻기듯 썩은 뻘이 씻겨 내려갈 것이다. 그런 다음 모래가 다시 쌓여 예전 낙동강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문제의 보를 하나씩 철거해야 한다.
보의 영향을 받지 않은 낙동강 상류 삼강 유역은 아직도 아름다운 낙동강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최상류의 상주보부터 차례대로 하나씩 철거해야 한다.
이제 3월이면 박근혜 탄핵이 인용될 것이고, 그 두 달 뒤에는 국민의 한 표에 의해서 새로운 대통령이 뽑힐 것이다. 새로운 대통령께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강은 흘러야 한다"는 순리만은 꼭 지켜주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정수근 기자는 대구환경연합 활동가입니다. 지난 8년 동안 4대강사업의 진실을 파헤쳐오고 있고,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출처 4대강 보 수문 열자 드러난 'MB 시궁창 뻘'
[주장] 보를 해체해야 4대강 되살릴 수 있다
[오마이뉴스] 글: 정수근, 편집: 이준호 | 17.02.25 13:17 | 최종 업데이트 17.02.25 13:17
▲ 강물을 빼자 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뻘밭. 낙동강은 지금 강 전체가 이렇게 썩은 펄로 뒤덮여 있다. ⓒ 정수근
▲ 거대한 뻘밭이 된 낙동강. 낙동강은 지금 썩은 뻘로 가득 찼다. ⓒ 정수근
낙동강 달성보에 수문을 열어 강물을 빼 관리수위를 2.4m 내리자(달성보 관리수위는 원래 해발 14m. 여기서 달성보 지하수 제약수위 해발 11.6m까지 수위를 내리자) 그동안 강물에 잠겨 그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강바닥 일부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지하수 제약수위(강의 제방 옆의 농경지의 지하수 수위 변동을 가져오지 않는 수위)까지 강물을 떨어뜨린다는 지난 22일, 23일 나가본 낙동강 달성보와 강정고령보 구간의 낙동강은 참으로 극적인 변화의 현장이었다. 마치 서해 갯벌에 나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거대한 뻘밭이 드러났다. 역한 냄새는 덤으로 올라오고 곳곳에는 죽음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 죽은 물고기, 죽은 자라, 조개, 새 등등이 널려 있다. ⓒ 정수근
거대한 뻘밭이 된 낙동강
죽은 물고기에 죽은 자라 그리고 폐사한 조개 무리까지 뻘밭에 점점이 박혀 있다. 거대한 뻘밭은 그대로 그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뻘밭을 걸어보지만 한발 한발 떼기가 힘겹다. 푹푹 빠진다. 더는 전진이 어렵다. 상당한 양의 펄이 쌓인 것이다.
강에서 이런 모습을 보게 될 줄이야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이다. 왜냐하면, 4대강 사업으로 들어선 초대형 보의 영향으로 그동안 강물이 정체되었고, 그로 인해 각종 부유물이나 조류 사체 등이 켜켜이 쌓인 것이리라.
▲ 장화가 푹푹 빠져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상당한 양의 펄이 쌓여 있는 것이다. ⓒ 정수근
원래 모래밭이었던 낙동강은 이제 거대한 뻘밭으로 변해버렸다. 사실 그동안 배를 타고 강 안으로 들어가 '그랩'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강바닥 상태를 확인해왔었다. 그때마다 검은 펄이 올라왔다. 강 전체가 거대한 펄밭으로 변해버린 것을 간접 확인한 것인데, 물이 빠지자 참으로 거대한 펄이 드러난 것이다. 우리는 이를 일러 'MB 시궁창뻘'로 명명하자.
'MB 시궁창뻘'의 탄생
MB 시궁창뻘은 낙동강 전역에 퍼져있다. 4대강 보 준공 후 지난 5년 동안 켜켜이 쌓인 각종 부유물과 그 유명한 녹조의 원인물질인 조류 사체가 쌓여 낙동강 수질오염의 원인 물질로 작용하고 있다. 흐르지 않은 강의 병폐인 것이다.
▲ 썩은 뻘에서 살고 있는 생명이라곤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뿐이다. ⓒ 정수근
▲ 썩은 뻘 사이로 붉은깔따구 한마리가 보인다. ⓒ 정수근
모래의 강 낙동강은 뻘밭 낙동강으로 변해버렸다. 강바닥엔 어떠한 생명도 살지 못하는 환경으로 변해버렸다. 실지렁이나 붉은깔따구 같은 모진 생명만 살고 있고, 이들은 낙동강의 수질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줄 뿐이다.
따라서 지하수 제약수위까지 수문을 잠시 열었다가 다시 닫는 방식으로는 낙동강의 수질과 수생생태계 회복은 요원하다. 일종의 주기가 조금 더 긴 펄스방류를 시도하는 것인데, 이런 펄스 방류 방식으로는 수질을 개선할 수 없다는 것이 지난 두 해에 걸쳐 펄스방류를 시도해본 결과다.
▲ 수공에서 작성한 펄스 방류 메뉴얼이다. ⓒ 정수근
수문을 더 열거나, 보 철거가 정답이다
따라서 수문을 더 활짝 열어야 한다. 그래야 묶은 떼가 씻기듯 썩은 뻘이 씻겨 내려갈 것이다. 그런 다음 모래가 다시 쌓여 예전 낙동강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문제의 보를 하나씩 철거해야 한다.
보의 영향을 받지 않은 낙동강 상류 삼강 유역은 아직도 아름다운 낙동강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최상류의 상주보부터 차례대로 하나씩 철거해야 한다.
4대강 보 16개를 해체하는 데는 1,600억 원 정도만 있으면 된다고 몇 해 전 대한하천학회에서 주장한 바도 있다. 4대강 보 1년 유지관리비만 있으면 충분히 16기의 4대강 보를 해체할 수 있다.
▲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 주변의 낙동강. 아직 모래톱이 살아있는 예전 모습 그대로의 낙동강이다. 낙동강을 이런 모습으로 되살려야 한다. ⓒ 정수근
이제 3월이면 박근혜 탄핵이 인용될 것이고, 그 두 달 뒤에는 국민의 한 표에 의해서 새로운 대통령이 뽑힐 것이다. 새로운 대통령께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강은 흘러야 한다"는 순리만은 꼭 지켜주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정수근 기자는 대구환경연합 활동가입니다. 지난 8년 동안 4대강사업의 진실을 파헤쳐오고 있고,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출처 4대강 보 수문 열자 드러난 'MB 시궁창 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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