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용서 안 된다”고? 양향자 당신이야말로 용서가 안 된다
[민중의소리] 이완배 기자 | 발행 : 2017-03-07 15:21:09 | 수정 : 2017-03-07 16:37:31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이 6일 삼성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의 백혈병 문제를 앞장서 제기해온 노동인권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활동가들을 ‘전문 시위꾼’으로 폄하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양 위원은 “반올림 같은 전문 시위꾼들이 삼성 본관 앞에서 시위를 하는데 그런 건 용서가 안 된다”고도 했단다.
양 위원이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알려주는데, 반올림이 언제 당신한테 “용서해주세요”라고 부탁한 적이 있나? 반올림에 전화 걸어서 물어보니까 그런 적 없다는데? 양 위원 당신이 뭔데 반올림을 용서하고 말고 한단 말인가?
<한겨레신문>에 나온 양 위원의 발언 하나하나를 따져보자. 먼저 “반올림 활동을 하면서 귀족노조처럼 행세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라고 말한 대목. 본인의 입으로 ‘분명히’라는 부사를 사용했다. 그렇다면 이제 양 위원이 밝혀야 할 차례다. 그 귀족이 도대체 누구인가? 이름을 대 보라.
섬성전자 임원출신인 양 위원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고급 승용차 타고 출퇴근했을 테니 강남역 8번 출구 반올림 농성장은 한 번도 못 가본 모양이다. 거기 한 번이라도 가보면 귀족 어쩌고 하는 헛소리를 절대 할 수 없다. 도대체 어느 나라 귀족이 회사 로비도 아니고 길바닥에서 텐트 치고(사실 텐트도 못 치게 해서 그 공간이 정식 텐트도 아니다. 비닐로 얼기설기 바람만 막아놓았을 뿐이다) 500일 넘게 농성을 하고 있나? 어떤 시력을 가져야 그게 귀족으로 보이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둘째, “나도 ‘바닥 노동자’부터 시작한 사람으로, 유가족이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하는 것을 인정한다. 이재용 부회장도 사실관계를 파악해서 보상을 충분히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라는 발언. 우선 이것부터 분명히 해 두자.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보상만 이뤄졌을 뿐이다.
그런데 보다 중요한 건 양향자라는 사람의 사고방식이다. 양 위원의 머릿속에는 ‘노동자가 공장에서 일하다 죽으면 회사는 돈으로 보상하면 끝이다’라는 생각이 가득 차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죽은 노동자는 ‘처리해야 할 비용의 증가’일 뿐이다.
우리가 기업살인처벌법 제정을 지지하는 이유가 바로 양 위원 같은 사람들이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가 공장에서 죽는다. 그러면 회사는 돈 몇 푼을 딸랑 던져준다. “충분하지? 그거 먹고 떨어져.” 이렇게 말하고 떠나버린다. 이게 정상인가?
공장에서 일하다가 무려 79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상식적으로 회사는 무엇을 해야 하나? ‘충분한 보상’은 회사가 해야 할 수많은 일들 중 하나일 뿐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죽음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다.
당연히 충분한 보상도 해야 한다. 그리고 더 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기 전에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것이 바로 반올림이 “사과-보상-대책 세 가지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기자는 그 세 가지에 하나를 더 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처벌이다. 79명의 소중한 목숨이 이 세상을 떠났는데 아무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이건 정당한 사회가 아니다.
그런데 삼성이 지금까지 어떤 태도를 유지했나? 삼성은 사태가 벌어진 이후 줄곧 “우리는 죄가 없어. 공장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그런데 너희들이 시끄럽게 구니까 우리가 너희들 불쌍하게 여기고 몇 푼 던져주는 거야. 마음 바뀌기 전에 먹고 떨어져” 이런 태도를 유지했다. 양 위원의 태도가 이것과 뭐가 다른가?
셋째, “(반올림이) 유가족을 위해 활동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전문 시위꾼처럼 귀족노조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방식으로 (활동)한다. 삼성 본관 앞에서 반올림이 농성을 하는데, 그 사람들은 유가족도 아니다. 그런 건 용서가 안 된다”는 발언이다.
우선 양 위원의 발언은 완벽한 거짓이다. 반올림 황상기 대표가 故 황유미 씨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양 위원이 저 발언을 한 3월 6일은 바로 황유미 씨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되는 날이었다.
양 위원이 이 사실을 모를 리 없다면 양 위원은 이 발언은 의도적 거짓말로 봐야 한다. 삼성은 반도체 백혈병 문제에 관한 한 대놓고 의도적 거짓말을 했다. 마음대로 왜곡했고 마음대로 지껄였다. 그런데 이들이 그런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아무리 거짓을 말해도 대부분 언론이 삼성이 부르는 대로 받아썼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지난해 1월 14일 삼성은 <백혈병 이슈 9년 만에 해결. 조정의 3대 쟁점은 모두 해결되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 보도자료를 거의 모든 언론이 베껴 썼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진짜로 백혈병 문제가 해결이 된 줄 착각했다.
하지만 그보다 이틀 전인 1월 12일 공식 조정위원회에서는 이런 보도자료를 냈다.
“조정 3의제 중 하나인 ‘재해예방대책’에 대해서는 조정 3 주체가 모두 동의하는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나머지 조정 의제인 ‘보상’과 ‘사과’에 관해서는 추가 조정 논의가 보류되어 있음.”
즉 사과-보상-사후대책 세 가지 의제 중 사후대책 하나만 합의됐다는 이야기다.
피해자들을 둘로 가르고 그 분열을 이용하는 보수의 행태는 지겹도록 봐왔다. 위안부 할머니들, 세월호 유족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염호석 열사의 시신 탈취 사건 등 수많은 피해자들이 피해자를 분열시키는 비열한 전술에 얼마나 많은 고통을 당했나?
그런데 야당 최고위원이라는 자가 이제 반올림과 피해자 유족들 사이를 거짓으로 갈라놓고 “용서가 안 된다” 운운한다. 예상 외로 문제가 커지자 양 위원은 SNS에 글 몇 줄 올리고 그걸 “사과했다”고 주장한다.
진심으로 사과할 마음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강남역 8번 출구로 가서 반올림 농성자들 앞에 고개를 숙이던가.
하지만 양 위원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라”고 요청할 생각은 전혀 없다. 사실 저런 이야기들을 기자들 앞에서 태연히 할 정도면 하루 만에 진심이 바뀔 가능성은 경험상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사과 안 해도 좋다. 어차피 진심도 없을 테니까. 그냥 서로 종교가 다른 것으로 하자. 양 위원은 정치인으로서 가던 길을 쭉 가시라.
우리는 단 한순간도 2017년 3월 6일 故 황유미 씨의 10주기 날에 양향자 최고위원이 무슨 말을 지껄였는지 잊지 않을 테니 말이다.
출처 [기자수첩] “반올림 용서 안 된다”고? 양향자 당신이야말로 용서가 안 된다
[민중의소리] 이완배 기자 | 발행 : 2017-03-07 15:21:09 | 수정 : 2017-03-07 16:37:31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이 6일 삼성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의 백혈병 문제를 앞장서 제기해온 노동인권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활동가들을 ‘전문 시위꾼’으로 폄하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양 위원은 “반올림 같은 전문 시위꾼들이 삼성 본관 앞에서 시위를 하는데 그런 건 용서가 안 된다”고도 했단다.
양 위원이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알려주는데, 반올림이 언제 당신한테 “용서해주세요”라고 부탁한 적이 있나? 반올림에 전화 걸어서 물어보니까 그런 적 없다는데? 양 위원 당신이 뭔데 반올림을 용서하고 말고 한단 말인가?
<한겨레신문>에 나온 양 위원의 발언 하나하나를 따져보자. 먼저 “반올림 활동을 하면서 귀족노조처럼 행세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라고 말한 대목. 본인의 입으로 ‘분명히’라는 부사를 사용했다. 그렇다면 이제 양 위원이 밝혀야 할 차례다. 그 귀족이 도대체 누구인가? 이름을 대 보라.
섬성전자 임원출신인 양 위원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고급 승용차 타고 출퇴근했을 테니 강남역 8번 출구 반올림 농성장은 한 번도 못 가본 모양이다. 거기 한 번이라도 가보면 귀족 어쩌고 하는 헛소리를 절대 할 수 없다. 도대체 어느 나라 귀족이 회사 로비도 아니고 길바닥에서 텐트 치고(사실 텐트도 못 치게 해서 그 공간이 정식 텐트도 아니다. 비닐로 얼기설기 바람만 막아놓았을 뿐이다) 500일 넘게 농성을 하고 있나? 어떤 시력을 가져야 그게 귀족으로 보이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둘째, “나도 ‘바닥 노동자’부터 시작한 사람으로, 유가족이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하는 것을 인정한다. 이재용 부회장도 사실관계를 파악해서 보상을 충분히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라는 발언. 우선 이것부터 분명히 해 두자.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보상만 이뤄졌을 뿐이다.
그런데 보다 중요한 건 양향자라는 사람의 사고방식이다. 양 위원의 머릿속에는 ‘노동자가 공장에서 일하다 죽으면 회사는 돈으로 보상하면 끝이다’라는 생각이 가득 차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죽은 노동자는 ‘처리해야 할 비용의 증가’일 뿐이다.
우리가 기업살인처벌법 제정을 지지하는 이유가 바로 양 위원 같은 사람들이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가 공장에서 죽는다. 그러면 회사는 돈 몇 푼을 딸랑 던져준다. “충분하지? 그거 먹고 떨어져.” 이렇게 말하고 떠나버린다. 이게 정상인가?
공장에서 일하다가 무려 79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상식적으로 회사는 무엇을 해야 하나? ‘충분한 보상’은 회사가 해야 할 수많은 일들 중 하나일 뿐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죽음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다.
▲ 삼성전자 상무 출신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정의철 기자
당연히 충분한 보상도 해야 한다. 그리고 더 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기 전에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것이 바로 반올림이 “사과-보상-대책 세 가지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기자는 그 세 가지에 하나를 더 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처벌이다. 79명의 소중한 목숨이 이 세상을 떠났는데 아무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이건 정당한 사회가 아니다.
그런데 삼성이 지금까지 어떤 태도를 유지했나? 삼성은 사태가 벌어진 이후 줄곧 “우리는 죄가 없어. 공장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그런데 너희들이 시끄럽게 구니까 우리가 너희들 불쌍하게 여기고 몇 푼 던져주는 거야. 마음 바뀌기 전에 먹고 떨어져” 이런 태도를 유지했다. 양 위원의 태도가 이것과 뭐가 다른가?
셋째, “(반올림이) 유가족을 위해 활동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전문 시위꾼처럼 귀족노조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방식으로 (활동)한다. 삼성 본관 앞에서 반올림이 농성을 하는데, 그 사람들은 유가족도 아니다. 그런 건 용서가 안 된다”는 발언이다.
우선 양 위원의 발언은 완벽한 거짓이다. 반올림 황상기 대표가 故 황유미 씨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양 위원이 저 발언을 한 3월 6일은 바로 황유미 씨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되는 날이었다.
양 위원이 이 사실을 모를 리 없다면 양 위원은 이 발언은 의도적 거짓말로 봐야 한다. 삼성은 반도체 백혈병 문제에 관한 한 대놓고 의도적 거짓말을 했다. 마음대로 왜곡했고 마음대로 지껄였다. 그런데 이들이 그런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아무리 거짓을 말해도 대부분 언론이 삼성이 부르는 대로 받아썼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지난해 1월 14일 삼성은 <백혈병 이슈 9년 만에 해결. 조정의 3대 쟁점은 모두 해결되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 보도자료를 거의 모든 언론이 베껴 썼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진짜로 백혈병 문제가 해결이 된 줄 착각했다.
하지만 그보다 이틀 전인 1월 12일 공식 조정위원회에서는 이런 보도자료를 냈다.
“조정 3의제 중 하나인 ‘재해예방대책’에 대해서는 조정 3 주체가 모두 동의하는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나머지 조정 의제인 ‘보상’과 ‘사과’에 관해서는 추가 조정 논의가 보류되어 있음.”
즉 사과-보상-사후대책 세 가지 의제 중 사후대책 하나만 합의됐다는 이야기다.
공식 기구인 조정위원회가 이렇게 발표를 했는데도 이틀 뒤에 삼성은 “세 가지 다 합의했다. 이제 모두 다 해결된 것이다”고 대놓고 거짓말을 한다.
이런 뻔뻔한 거짓말을 하는데 언론은 또 그걸 다 받아 적는다.
이러니 양 위원이 기자들을 앞에 두고도 “반올림은 유가족도 아니다”라는 거짓을 태연히 말하는 것이다.
▲ 삼성전자 기흥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일하던 故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한지 10주기가 되는 날인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있는 반올림 농성장에 황 씨를 비롯한 사망한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의 사진이 보인다. ⓒ양지웅 기자
피해자들을 둘로 가르고 그 분열을 이용하는 보수의 행태는 지겹도록 봐왔다. 위안부 할머니들, 세월호 유족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염호석 열사의 시신 탈취 사건 등 수많은 피해자들이 피해자를 분열시키는 비열한 전술에 얼마나 많은 고통을 당했나?
그런데 야당 최고위원이라는 자가 이제 반올림과 피해자 유족들 사이를 거짓으로 갈라놓고 “용서가 안 된다” 운운한다. 예상 외로 문제가 커지자 양 위원은 SNS에 글 몇 줄 올리고 그걸 “사과했다”고 주장한다.
진심으로 사과할 마음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강남역 8번 출구로 가서 반올림 농성자들 앞에 고개를 숙이던가.
하지만 양 위원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라”고 요청할 생각은 전혀 없다. 사실 저런 이야기들을 기자들 앞에서 태연히 할 정도면 하루 만에 진심이 바뀔 가능성은 경험상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사과 안 해도 좋다. 어차피 진심도 없을 테니까. 그냥 서로 종교가 다른 것으로 하자. 양 위원은 정치인으로서 가던 길을 쭉 가시라.
우리는 단 한순간도 2017년 3월 6일 故 황유미 씨의 10주기 날에 양향자 최고위원이 무슨 말을 지껄였는지 잊지 않을 테니 말이다.
출처 [기자수첩] “반올림 용서 안 된다”고? 양향자 당신이야말로 용서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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