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재벌들 일감 몰아주기, 가을이전 직권조사”
“45곳 내부거래 분석결과 혐의 꽤 많이 드러나”
SW 부당하도급 조사·대리점 실태조사도 착수
‘갑질’ 논란 가맹분야 공정화 대책 이번주 발표
민사·형사·행정 규율 개선 태스크포스 곧 구성
[한겨레] 곽정수 선임기자 | 등록 : 2017-07-17 04:59 | 수정 : 2017-07-17 07:29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4일 취임 한달을 맞아 서울 남대문 공정거래조정원에서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45개 재벌의 내부거래를 분석한 결과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혐의가 꽤 많이 드러났다”며 “가을 이전에 직권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오는 8월 조사 착수를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를 대선공약으로 제시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공정위가 본격 조사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일감 몰아주기는 총수 일가가 막강한 지배력으로 회사 이익을 빼돌리는 행위로,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키고 중소기업의 사업 기회를 막는 등 폐해가 심각하다.
또 대기업 갑질 근절과 관련해 “최근 소프트웨어 제작 위탁 분야의 부당 하도급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7월말부터 대리점 분야에 대한 실태점검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내년부터 10만개에 달하는 대리점 전반에 대한 서면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스터피자 갑질 사건을 계기로 가맹분야의 공정거래를 위한 종합대책을 이번주 발표할 계획”이라며 “가맹계약 내용에 대한 정보공개를 확대해 가맹점주의 협상력을 높이는 게 핵심”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와 관련된 민사·형사·행정적 규율 전체를 대상으로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공정위 법집행체계 개선 태스크포스’도 곧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네이버에 대해 구글·페이스북과 함께 국내 아이티 기업의 독점에 대해 현실적 규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출처 [단독] 김상조 “재벌들 일감 몰아주기, 가을이전 직권조사”
김상조 “재벌 변화 없으면 정부가 직접 나설 것”
“15대그룹 상생경영 자화자찬에 실망” 경고
“새 정부, 재벌 의존 탈피…개혁 후퇴 없다”
경제팀 개혁 관련 ‘원팀-원보이스’ 강조
‘김상조 효과’는 국민의 개혁 기대감 표현
“지금까지 한 일 초단기 과제 불과” 의욕
[한겨레] 곽정수 선임기자, 이완 기자 | 등록 : 2017-07-17 04:59 | 수정 : 2017-07-17 07:17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4일 취임 한 달을 맞아 <한겨레>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한 국민의 높은 기대가 담긴 이른바 ‘김상조 효과’라는 용어에 대해 “부담감이 너무 크다”고 털어놨다. 김 위원장은 “새 정부가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하고 정부 구성도 두 달이 지나도록 제대로 안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이행할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공정위에 대한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며 “그만큼 국민의 개혁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점에서 맡은 일을 열심히 잘하는 길밖에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한 달간 기자간담회, 4대 그룹 대표와 중소·중견기업 단체와의 만남, 여야의원들과의 회동, 공정위 법 집행 강화, 과징금 강화 등을 위한 하위법령 개정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는 “새 공정위원장이 어떤 생각을 하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이라는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은 경제계에 전달된 것 같다”면서 “경제계의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정부가 채찍을 들기 전에 자발적인 변화를 해야겠다는 인식이 늘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김 위원장은 “6월 말 4대 그룹과의 모임에서 전한 메시지는 ‘재벌개혁을 몰아치듯이 하지 않고 기업의 자발적 변화를 기다리겠지만, 한국경제와 기업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며 “기업의 변화가 없다면 정부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재벌이 사회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비판하면서도 새로운 사전규제 법률을 만들어 기업에 부담을 주거나 제재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말해 새 정부의 재벌개혁 방향을 둘러싸고 상반된 해석을 낳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당근과 채찍을 섞어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면서 “새로운 규제보다 기업의 자발적 개선을 유도하는 ‘포지티브 캠페인’이 필요하지만, 국민의 변화 요구를 고려할 때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대한상의가 주관한 15대 그룹 간담회를 가감 없이 비판했다. 간담회 뒤 15대 그룹은 ‘포지티브 캠페인’을 솔선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실행계획에서는 그동안 시행한 상생경영 모범사례를 ‘자화자찬’하는 데 그쳐 변화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는 “(경제계가) 그런 식으로 하면 정부의 인내심도 바닥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동안 그룹들이 발표한 투자·고용 확대 계획은 1년 뒤에 가보면 제대로 된 것인지 안된 것인지 아무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며 “기업들의 발표는 반드시 사후검증을 한다는 게 새 정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과 재벌총수와의 만남에서도 ‘지키지도 못할 약속으로 시간을 벌려고 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분명히 전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과 주요 그룹 회장단의 간담회는 8월 중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과 재벌 총수의 만남이 개혁 후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 “새 정부는 과거 정부와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정부는 대선에서 재벌개혁을 약속하고도 집권 뒤에는 개혁이 후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새 정부는 보수정부는 물론 노무현 정부와도 다를 것”이라며 “새 정부의 핵심 인사들 가운데 상당수는 노무현 정부에도 참여한 사람들인데, 과거 실패에 대한 뼈아픈 교훈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교훈에 대해 “재계와의 관계를 과거처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면서 “성장률을 높이고,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재계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제가 자리에 있는 한 이것은 지켜질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새 정부에) 남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방미 때 기업들이 40조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구매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새 정부가 빚을 진 것 아니냐는 일부 언론의 주장에 대해서는 “전혀 그런 의식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미스터피자 갑질사건 이후 공정위의 부실 사건처리 논란에 대해 “이번 일은 ‘빙산의 일각’으로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조마조마하다”고 털어놓으며 “지난 6일 발표한 공정위 신뢰제고 방안이 마련되면 과거에 공정위가 실수하거나 잘못한 일들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용서를 구하고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드리겠다”고 내부개혁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법으로 임기가 정해진 공정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정권교체를 이유로 중간에 교체하는 관행에 대해 “공정위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법이 정한 임기는 원칙적으로 지켜져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재벌정책 전담조직인 기업집단국의 부활에 이은 추가 조직개편에 대해 “경제분석 조직의 강화가 제일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독점을 판단할 때 중요한 시장범위 획정, 기업들의 경쟁제한 행위가 소비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 분석, 미래 산업구조 변화를 감안한 시장의 동태적 효율성 분석 같은 경제분석은 공정위가 경쟁 당국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능으로, 검찰이나 법원이 대신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공정위의 경제분석 업무는 박사급 인력 4명을 포함한 1개과가 담당하는데, 미국 공정위와 법무부 담당 부서의 박사급 인력은 170명에 달한다.
김 위원장은 새 정부 경제팀의 팀워크에 대해 “경제팀이 국정철학을 공유하면서 중요사항에 대해 ‘원팀 원보이스’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새 정부가 성공할 수 없다”며 “특히 재벌개혁이 성공하려면 관련 부처들이 협조를 통해 시장과 기업에 일관된 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한 달간 정신없이 뛰어왔는데, 앞으로 할 일은 더 많다”면서 “지금까지 한 일은 단기과제 중에서도 초단기 과제일 뿐”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출처 김상조 “재벌 변화 없으면 정부가 직접 나설 것”
“편의점 갔더니 주인이 임대료 하소연…‘김상조 효과’ 부담 커”
문재인정부 경제정책 ‘상징’으로 대중적 인기 실감
“지금까지 한 일은 초단기 과제, 앞으로 기대해달라”
“보수·진보 고정관념 깨는 과정서 변화 모멘텀 가능”
[한겨레] 이완 기자 | 등록 : 2017-07-17 04:59 | 수정 : 2017-07-17 08:03
“실망이 비판으로 돌아서는 건 순식간이라는 부담감이 크죠.”
‘경제 검찰’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은 지 한 달이 된 김상조 위원장을 14일 서울 공정거래조정원에서 만났다. 김 위원장은 특유의 달변은 여전했지만, 5년 전 한성대 교수연구실에서 만나 인터뷰했을 때보다 얼굴이 꺼칠해진 느낌이었다. 시민단체 경제개혁연대를 이끌며 재벌과 공정위에 날 선 비판을 하던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자신이 ‘저격하던’ 공정거래위원장직에 지명됐다. 이후 ‘재벌 개혁’이라는 새 정부 기조와 함께 김 위원장은 어떤 말을 해도 포털 뉴스 상단에 오르는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세종시에서 어떤 편의점에 들어가서 계산을 하려는데 편의점 주인이 물건을 집더니 ‘위원장님 계산하기 전에 5분만 들어봐주세요’ 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는 새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명백히 공정위 소관 업무가 아니죠. 그런데 그걸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상징처럼 나오고 있는 이른바 ‘김상조 효과’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편의점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편의점 주인이 핵심적인 이야기를 제기하는데 공정위 소관 과제가 아니라고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잘하겠습니다’라고 할 수밖에 없었죠.”
물론 그도 ‘김상조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있다고 자평했다. “사업하는 분들의 긴장감은 높아진 것 같아요. 김상조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공정위원장으로 어떻게 일을 할 것이라는 예측 가능성은 확립됐죠. 따라서 채찍을 들기 전에 뭔가 자발적인 변화를 해야겠다는 재계의 인식은 높아졌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이런 변화는 여론에서도 체감했다고 했다. “어제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보수적인 성격을 갖는 위원장이 (중소기업에 쓴소리를 한) 어제 이야기를 했다면 욕을 엄청 많이 먹었을 거예요. ‘갑을’도 있지만 ‘을병’ 관계도 있다. 을도 보호만 이야기하지 말고 자정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죠. (그래도) 김상조가 적어도 갑에 대해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을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사람들이 신선하게 받아들여 주는 것 같습니다.”
김상조 위원장은 13일 중소기업중앙회·중견기업연합회·소상공인연합회 등 중소·중견기업 경제단체 3곳의 회장단과 정책 간담회에서 “하도급법 위반사업자의 약 79%가 중소기업”이라며 중소기업 스스로 ‘갑질’을 하면서 대기업의 갑질을 비판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쓴소리를 한 바 있다.
중소기업에 쓴소리하는 경제부처 장관은 찾기 힘들다. 더구나 ‘경제민주화’가 시대적 화두로 떠올랐는데 말이다. 김 위원장은 재벌 ‘저격수’이면서도 ‘친재벌 성향’으로 바뀌었다는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그는 말을 이었다. “저는 우리 사회의 고착화된 고정 관념, 보수는 이래야 하고 진보는 저래야 하고, 이런 고정 관념을 깨뜨리는 속에서 변화의 모멘텀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위원장으로 일하는 동안에도 계속 그런 기조입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인터뷰뿐만 아니라 기자간담회에서도 늘 자신을 ‘어공(어쩌다 공무원의 준말)’이라 표현했다. 오랫동안 공무원 생활을 하는 게 아니라 그가 목표로 삼은 어떤 것을 마치고 나가겠다는 의지가 숨어 있다. “시장도 그렇고 관료도 그렇고 새 정부를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어공은 언제 나갈지 모르는 사람들이니….” 그는 인터뷰 장소에도 공정위 대변인 등 ‘늘공(늘 공무원의 준말)’이 두 명이나 앉아있다며 웃으며 말을 이었다. “3년 임기 동안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눴는데 지금까지는 초단기를 한 거예요. 앞으로 기대하십쇼.”
그는 인터뷰에서 임기별 목표를 말하지 않았지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이 올해 1월 국회에서 연 토론회에서 자신의 과제는 무엇인지 말한 바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쓴 ‘재벌 개혁의 전략과 과제’를 보면, 출자총액제한 제도의 대안으로 주주총회 승인 사항을 늘리고 노동자 또는 소액주주 추천 사외이사의 선임을 장기 과제로 제시했다. 또 재벌 개혁을 위해 대기업집단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여야 의원들의 공감대를 모을 수 있겠다는 가냘픈 희망이 있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는 예정된 한 시간을 넘어 점심시간이 가까워질 때쯤 끝이 났다. 김 위원장은 오후엔 법정에 가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재판에 증인으로 선다고 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교수 시절 삼성 등 재벌 문제와 관련해 전화하면 기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느낌이 어떤지 물었다. “오늘 부담이 돼서 휴가를 냈습니다. 공정위원장이 아닌 한국 사회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증언한다는 의미로 휴가를 내고 관용차도 안 쓰고 내 차를 운전해서 가려고요. 오늘 증언이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단기적으로 고통이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 부회장과 삼성, 한국 경제에 축복이 될 겁니다.” 기자 질문보다 훨씬 많은 답변과 걱정을 쏟아낸 김 위원장은 바로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
출처 “편의점 갔더니 주인이 임대료 하소연…‘김상조 효과’ 부담 커”
공정위, 시장지배적 IT기업 현실적 규제 방안 고민
플랫폼 선점한 구글·네이버·카카오 등
독과점이지만 기존 잣대 적용 어려워
구글에 반독점법 위반 적용한 EU 등
미래산업 논의 국제 경향 따라갈 것
[한겨레] 이완 기자 | 등록 : 2017-07-17 04:59 | 수정 : 2017-07-17 08:04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른바 ‘플랫폼’을 선점한 정보기술(IT)업체의 사업과 경쟁 방식에 대한 규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조 위원장은 14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미국 구글, 페이스북은 물론 국내 네이버·다음 등 아이티 기업에 대해 “데이터 독점뿐만 아니라 아이티 산업, 4차 산업혁명 전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숙한 산업으로 보면 (이들은) 시장 지배적 사업자다. 그렇게 하면 판단이 쉬운데 이 분야는 미래를 모른다”며 “주어진 현재 시장구조라는 정태적 관점으로만 보는 건 문제가 있다. 즉 규제가 들어가면 장래에 어떤 결과와 어떤 미래를 가져올지 몰라 고민이 있다”고 밝혔다.
결국 네이버나 다음 등이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국내 모바일 포털 시장을 독과점하는 상황이지만, 기존 잣대로 규제할 경우 어떤 결과를 낼지 알 수 없어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김 위원장은 구글과 페이스북 등의 빅데이터 독점을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더 넓혀 빅데이터뿐만 아니라 플랫폼 경제 구조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아이티 대기업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검색, 채팅 등 플랫폼을 접수한 뒤 급속도로 온라인·오프라인 양쪽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유럽연합이나 미국 등에서는 ‘데이터’를 석유같은 재화로 여겨 구글, 페이스북 등에 새로운 형태의 반독점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가 부동산중개·소프트웨어판매업·컴퓨터수리업 등 골목상권까지 침해한다며 소상공인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일단 미국과 유럽연합 경쟁 당국의 흐름을 쫓아가면서 우리 현실에 맞는 규제 등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정위는 이제 고민을 시작하는 단계다. 해외에서는 꽤 많은 논의가 이뤄져, 이를 빨리 ‘캐치업(Catch-up·따라잡기)’하는 방식으로 가면서 우리 현실에 맞는 규제 등의 접근 방안을 선택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가)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가 한국 미래의 산업지도를 결정할 것”이라며 “학계 차원에서 빅데이터, 앱의 선탑재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도 현실을 잘 알면서 성과를 낼 사람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럽연합은 구글이 쇼핑비교 서비스인 자회사에 불법적인 혜택을 줬다며 사상 최대 과징금 24억2천만유로(약 3조원)를 부과한 데 이어, 구글이 만든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며 제소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구글의 행동은 모바일 앱이나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 폭을 제한했으며, 혁신을 가로막았다”고 설명했다.
출처 공정위, 시장지배적 IT기업 현실적 규제 방안 고민
“45곳 내부거래 분석결과 혐의 꽤 많이 드러나”
SW 부당하도급 조사·대리점 실태조사도 착수
‘갑질’ 논란 가맹분야 공정화 대책 이번주 발표
민사·형사·행정 규율 개선 태스크포스 곧 구성
[한겨레] 곽정수 선임기자 | 등록 : 2017-07-17 04:59 | 수정 : 2017-07-17 07:29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 9층 공정거래조정원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4일 취임 한달을 맞아 서울 남대문 공정거래조정원에서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45개 재벌의 내부거래를 분석한 결과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혐의가 꽤 많이 드러났다”며 “가을 이전에 직권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오는 8월 조사 착수를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를 대선공약으로 제시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공정위가 본격 조사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일감 몰아주기는 총수 일가가 막강한 지배력으로 회사 이익을 빼돌리는 행위로,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키고 중소기업의 사업 기회를 막는 등 폐해가 심각하다.
또 대기업 갑질 근절과 관련해 “최근 소프트웨어 제작 위탁 분야의 부당 하도급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7월말부터 대리점 분야에 대한 실태점검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내년부터 10만개에 달하는 대리점 전반에 대한 서면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스터피자 갑질 사건을 계기로 가맹분야의 공정거래를 위한 종합대책을 이번주 발표할 계획”이라며 “가맹계약 내용에 대한 정보공개를 확대해 가맹점주의 협상력을 높이는 게 핵심”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와 관련된 민사·형사·행정적 규율 전체를 대상으로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공정위 법집행체계 개선 태스크포스’도 곧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네이버에 대해 구글·페이스북과 함께 국내 아이티 기업의 독점에 대해 현실적 규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출처 [단독] 김상조 “재벌들 일감 몰아주기, 가을이전 직권조사”
김상조 “재벌 변화 없으면 정부가 직접 나설 것”
“15대그룹 상생경영 자화자찬에 실망” 경고
“새 정부, 재벌 의존 탈피…개혁 후퇴 없다”
경제팀 개혁 관련 ‘원팀-원보이스’ 강조
‘김상조 효과’는 국민의 개혁 기대감 표현
“지금까지 한 일 초단기 과제 불과” 의욕
[한겨레] 곽정수 선임기자, 이완 기자 | 등록 : 2017-07-17 04:59 | 수정 : 2017-07-17 07:17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4일 취임 한 달을 맞아 <한겨레>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한 국민의 높은 기대가 담긴 이른바 ‘김상조 효과’라는 용어에 대해 “부담감이 너무 크다”고 털어놨다. 김 위원장은 “새 정부가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하고 정부 구성도 두 달이 지나도록 제대로 안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이행할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공정위에 대한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며 “그만큼 국민의 개혁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점에서 맡은 일을 열심히 잘하는 길밖에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한 달간 기자간담회, 4대 그룹 대표와 중소·중견기업 단체와의 만남, 여야의원들과의 회동, 공정위 법 집행 강화, 과징금 강화 등을 위한 하위법령 개정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는 “새 공정위원장이 어떤 생각을 하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이라는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은 경제계에 전달된 것 같다”면서 “경제계의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정부가 채찍을 들기 전에 자발적인 변화를 해야겠다는 인식이 늘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김 위원장은 “6월 말 4대 그룹과의 모임에서 전한 메시지는 ‘재벌개혁을 몰아치듯이 하지 않고 기업의 자발적 변화를 기다리겠지만, 한국경제와 기업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며 “기업의 변화가 없다면 정부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재벌이 사회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비판하면서도 새로운 사전규제 법률을 만들어 기업에 부담을 주거나 제재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말해 새 정부의 재벌개혁 방향을 둘러싸고 상반된 해석을 낳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당근과 채찍을 섞어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면서 “새로운 규제보다 기업의 자발적 개선을 유도하는 ‘포지티브 캠페인’이 필요하지만, 국민의 변화 요구를 고려할 때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대한상의가 주관한 15대 그룹 간담회를 가감 없이 비판했다. 간담회 뒤 15대 그룹은 ‘포지티브 캠페인’을 솔선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실행계획에서는 그동안 시행한 상생경영 모범사례를 ‘자화자찬’하는 데 그쳐 변화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는 “(경제계가) 그런 식으로 하면 정부의 인내심도 바닥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동안 그룹들이 발표한 투자·고용 확대 계획은 1년 뒤에 가보면 제대로 된 것인지 안된 것인지 아무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며 “기업들의 발표는 반드시 사후검증을 한다는 게 새 정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과 재벌총수와의 만남에서도 ‘지키지도 못할 약속으로 시간을 벌려고 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분명히 전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과 주요 그룹 회장단의 간담회는 8월 중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과 재벌 총수의 만남이 개혁 후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 “새 정부는 과거 정부와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정부는 대선에서 재벌개혁을 약속하고도 집권 뒤에는 개혁이 후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새 정부는 보수정부는 물론 노무현 정부와도 다를 것”이라며 “새 정부의 핵심 인사들 가운데 상당수는 노무현 정부에도 참여한 사람들인데, 과거 실패에 대한 뼈아픈 교훈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교훈에 대해 “재계와의 관계를 과거처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면서 “성장률을 높이고,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재계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제가 자리에 있는 한 이것은 지켜질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새 정부에) 남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방미 때 기업들이 40조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구매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새 정부가 빚을 진 것 아니냐는 일부 언론의 주장에 대해서는 “전혀 그런 의식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미스터피자 갑질사건 이후 공정위의 부실 사건처리 논란에 대해 “이번 일은 ‘빙산의 일각’으로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조마조마하다”고 털어놓으며 “지난 6일 발표한 공정위 신뢰제고 방안이 마련되면 과거에 공정위가 실수하거나 잘못한 일들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용서를 구하고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드리겠다”고 내부개혁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법으로 임기가 정해진 공정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정권교체를 이유로 중간에 교체하는 관행에 대해 “공정위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법이 정한 임기는 원칙적으로 지켜져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재벌정책 전담조직인 기업집단국의 부활에 이은 추가 조직개편에 대해 “경제분석 조직의 강화가 제일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독점을 판단할 때 중요한 시장범위 획정, 기업들의 경쟁제한 행위가 소비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 분석, 미래 산업구조 변화를 감안한 시장의 동태적 효율성 분석 같은 경제분석은 공정위가 경쟁 당국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능으로, 검찰이나 법원이 대신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공정위의 경제분석 업무는 박사급 인력 4명을 포함한 1개과가 담당하는데, 미국 공정위와 법무부 담당 부서의 박사급 인력은 170명에 달한다.
김 위원장은 새 정부 경제팀의 팀워크에 대해 “경제팀이 국정철학을 공유하면서 중요사항에 대해 ‘원팀 원보이스’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새 정부가 성공할 수 없다”며 “특히 재벌개혁이 성공하려면 관련 부처들이 협조를 통해 시장과 기업에 일관된 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한 달간 정신없이 뛰어왔는데, 앞으로 할 일은 더 많다”면서 “지금까지 한 일은 단기과제 중에서도 초단기 과제일 뿐”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출처 김상조 “재벌 변화 없으면 정부가 직접 나설 것”
“편의점 갔더니 주인이 임대료 하소연…‘김상조 효과’ 부담 커”
문재인정부 경제정책 ‘상징’으로 대중적 인기 실감
“지금까지 한 일은 초단기 과제, 앞으로 기대해달라”
“보수·진보 고정관념 깨는 과정서 변화 모멘텀 가능”
[한겨레] 이완 기자 | 등록 : 2017-07-17 04:59 | 수정 : 2017-07-17 08:03
“실망이 비판으로 돌아서는 건 순식간이라는 부담감이 크죠.”
‘경제 검찰’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은 지 한 달이 된 김상조 위원장을 14일 서울 공정거래조정원에서 만났다. 김 위원장은 특유의 달변은 여전했지만, 5년 전 한성대 교수연구실에서 만나 인터뷰했을 때보다 얼굴이 꺼칠해진 느낌이었다. 시민단체 경제개혁연대를 이끌며 재벌과 공정위에 날 선 비판을 하던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자신이 ‘저격하던’ 공정거래위원장직에 지명됐다. 이후 ‘재벌 개혁’이라는 새 정부 기조와 함께 김 위원장은 어떤 말을 해도 포털 뉴스 상단에 오르는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세종시에서 어떤 편의점에 들어가서 계산을 하려는데 편의점 주인이 물건을 집더니 ‘위원장님 계산하기 전에 5분만 들어봐주세요’ 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는 새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명백히 공정위 소관 업무가 아니죠. 그런데 그걸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상징처럼 나오고 있는 이른바 ‘김상조 효과’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편의점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편의점 주인이 핵심적인 이야기를 제기하는데 공정위 소관 과제가 아니라고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잘하겠습니다’라고 할 수밖에 없었죠.”
물론 그도 ‘김상조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있다고 자평했다. “사업하는 분들의 긴장감은 높아진 것 같아요. 김상조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공정위원장으로 어떻게 일을 할 것이라는 예측 가능성은 확립됐죠. 따라서 채찍을 들기 전에 뭔가 자발적인 변화를 해야겠다는 재계의 인식은 높아졌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이런 변화는 여론에서도 체감했다고 했다. “어제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보수적인 성격을 갖는 위원장이 (중소기업에 쓴소리를 한) 어제 이야기를 했다면 욕을 엄청 많이 먹었을 거예요. ‘갑을’도 있지만 ‘을병’ 관계도 있다. 을도 보호만 이야기하지 말고 자정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죠. (그래도) 김상조가 적어도 갑에 대해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을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사람들이 신선하게 받아들여 주는 것 같습니다.”
김상조 위원장은 13일 중소기업중앙회·중견기업연합회·소상공인연합회 등 중소·중견기업 경제단체 3곳의 회장단과 정책 간담회에서 “하도급법 위반사업자의 약 79%가 중소기업”이라며 중소기업 스스로 ‘갑질’을 하면서 대기업의 갑질을 비판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쓴소리를 한 바 있다.
중소기업에 쓴소리하는 경제부처 장관은 찾기 힘들다. 더구나 ‘경제민주화’가 시대적 화두로 떠올랐는데 말이다. 김 위원장은 재벌 ‘저격수’이면서도 ‘친재벌 성향’으로 바뀌었다는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그는 말을 이었다. “저는 우리 사회의 고착화된 고정 관념, 보수는 이래야 하고 진보는 저래야 하고, 이런 고정 관념을 깨뜨리는 속에서 변화의 모멘텀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위원장으로 일하는 동안에도 계속 그런 기조입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인터뷰뿐만 아니라 기자간담회에서도 늘 자신을 ‘어공(어쩌다 공무원의 준말)’이라 표현했다. 오랫동안 공무원 생활을 하는 게 아니라 그가 목표로 삼은 어떤 것을 마치고 나가겠다는 의지가 숨어 있다. “시장도 그렇고 관료도 그렇고 새 정부를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어공은 언제 나갈지 모르는 사람들이니….” 그는 인터뷰 장소에도 공정위 대변인 등 ‘늘공(늘 공무원의 준말)’이 두 명이나 앉아있다며 웃으며 말을 이었다. “3년 임기 동안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눴는데 지금까지는 초단기를 한 거예요. 앞으로 기대하십쇼.”
그는 인터뷰에서 임기별 목표를 말하지 않았지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이 올해 1월 국회에서 연 토론회에서 자신의 과제는 무엇인지 말한 바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쓴 ‘재벌 개혁의 전략과 과제’를 보면, 출자총액제한 제도의 대안으로 주주총회 승인 사항을 늘리고 노동자 또는 소액주주 추천 사외이사의 선임을 장기 과제로 제시했다. 또 재벌 개혁을 위해 대기업집단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여야 의원들의 공감대를 모을 수 있겠다는 가냘픈 희망이 있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는 예정된 한 시간을 넘어 점심시간이 가까워질 때쯤 끝이 났다. 김 위원장은 오후엔 법정에 가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재판에 증인으로 선다고 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교수 시절 삼성 등 재벌 문제와 관련해 전화하면 기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느낌이 어떤지 물었다. “오늘 부담이 돼서 휴가를 냈습니다. 공정위원장이 아닌 한국 사회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증언한다는 의미로 휴가를 내고 관용차도 안 쓰고 내 차를 운전해서 가려고요. 오늘 증언이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단기적으로 고통이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 부회장과 삼성, 한국 경제에 축복이 될 겁니다.” 기자 질문보다 훨씬 많은 답변과 걱정을 쏟아낸 김 위원장은 바로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
출처 “편의점 갔더니 주인이 임대료 하소연…‘김상조 효과’ 부담 커”
공정위, 시장지배적 IT기업 현실적 규제 방안 고민
플랫폼 선점한 구글·네이버·카카오 등
독과점이지만 기존 잣대 적용 어려워
구글에 반독점법 위반 적용한 EU 등
미래산업 논의 국제 경향 따라갈 것
[한겨레] 이완 기자 | 등록 : 2017-07-17 04:59 | 수정 : 2017-07-17 08:04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른바 ‘플랫폼’을 선점한 정보기술(IT)업체의 사업과 경쟁 방식에 대한 규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조 위원장은 14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미국 구글, 페이스북은 물론 국내 네이버·다음 등 아이티 기업에 대해 “데이터 독점뿐만 아니라 아이티 산업, 4차 산업혁명 전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숙한 산업으로 보면 (이들은) 시장 지배적 사업자다. 그렇게 하면 판단이 쉬운데 이 분야는 미래를 모른다”며 “주어진 현재 시장구조라는 정태적 관점으로만 보는 건 문제가 있다. 즉 규제가 들어가면 장래에 어떤 결과와 어떤 미래를 가져올지 몰라 고민이 있다”고 밝혔다.
결국 네이버나 다음 등이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국내 모바일 포털 시장을 독과점하는 상황이지만, 기존 잣대로 규제할 경우 어떤 결과를 낼지 알 수 없어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김 위원장은 구글과 페이스북 등의 빅데이터 독점을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더 넓혀 빅데이터뿐만 아니라 플랫폼 경제 구조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아이티 대기업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검색, 채팅 등 플랫폼을 접수한 뒤 급속도로 온라인·오프라인 양쪽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유럽연합이나 미국 등에서는 ‘데이터’를 석유같은 재화로 여겨 구글, 페이스북 등에 새로운 형태의 반독점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가 부동산중개·소프트웨어판매업·컴퓨터수리업 등 골목상권까지 침해한다며 소상공인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일단 미국과 유럽연합 경쟁 당국의 흐름을 쫓아가면서 우리 현실에 맞는 규제 등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정위는 이제 고민을 시작하는 단계다. 해외에서는 꽤 많은 논의가 이뤄져, 이를 빨리 ‘캐치업(Catch-up·따라잡기)’하는 방식으로 가면서 우리 현실에 맞는 규제 등의 접근 방안을 선택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가)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가 한국 미래의 산업지도를 결정할 것”이라며 “학계 차원에서 빅데이터, 앱의 선탑재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도 현실을 잘 알면서 성과를 낼 사람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럽연합은 구글이 쇼핑비교 서비스인 자회사에 불법적인 혜택을 줬다며 사상 최대 과징금 24억2천만유로(약 3조원)를 부과한 데 이어, 구글이 만든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며 제소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구글의 행동은 모바일 앱이나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 폭을 제한했으며, 혁신을 가로막았다”고 설명했다.
출처 공정위, 시장지배적 IT기업 현실적 규제 방안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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