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이명박과 정경유착에서 자유로운가?
[민중의소리] 이완배 기자 | 발행 : 2018-03-13 21:52:27 | 수정 : 2018-03-13 21:54:53
1978년 7월 14일 검찰이 현대그룹 계열사 한국도시개발 사장 정몽구를 구속했다. 그 유명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특혜 분양 사건의 결과였다. 물론 당시 비리의 책임자는 정주영이었다. 하지만 차남 정몽구(당시는 장남 정몽필이 살아 있었다)는 기꺼이 아비의 죄를 대신해 옥살이를 했다. 정몽구는 5개월 뒤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이 두 사건을 조합하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한국도시개발 사장이었던 정몽구는 1938년생이고 현대건설 사장이었던 이명박은 1941년생이다. 두 사람은 고작 세 살 터울이다.
게다가 한국도시개발은 현대건설에서 분사된 회사다. 원래 한 회사였다는 이야기다. 한국도시개발은 택지를 분양받고 아파트 건설공사를 따오는 일을 했고, 현대건설은 그곳에 아파트를 짓는 일을 했다. 세 살 터울의 정몽구와 이명박은 현대건설을 고리로 직업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2006년 터진 비자금 사건으로 2008년 6월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그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15일 이명박은 정몽구를 광복절 특사로 사면했다.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된 지 반 년도 채 되지 않았던 때였다. 이 둘은 이처럼 짝짜꿍이 잘 맞았다.
그런데 이명박의 정경유착 스토리에 정몽구의 등장 빈도는 매우 낮다. 이명박의 소유로 의심되는 다스가 자동차 부품회사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다스는 매출 중 40%를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올린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정몽구는 ‘이명박 게이트’에서 엑스트라에 머물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혐의는 현대차가 2009년 다스의 소송비용을 대납하는 형식으로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이명박에게 건넸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너무 규모가 작다.
이런 의심이 팽배한 상황에서 12일 참여연대가 중요한 사실을 폭로했다. 2009년 현대차 그룹이 알짜 계열사였던 현대엠시트를 다스에 팔려고 했다는 것이 폭로의 골자다. 참여연대는 이런 정황을 보여주는 계약서(양해각서)를 익명의 공익제보자로부터 입수해 공개했다.
현대엠시트는 차량 시트를 만드는 회사다. 지분도 100% 현대차그룹이 가지고 있고, 시트를 만들어서 현대차와 기아차에 파는 게 일이니 매출도 매우 안정적이다. 매년 450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
그런데 현대차그룹이 이 알짜 회사를 다스에 매각하려고 했다. 참여연대가 공개한 계약서에는 파는 쪽인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이름(다이모스)과 대표이사의 도장, 간인까지 다 찍혀있었다. 사려는 쪽인 다스가 도장만 찍으면 바로 성립이 되는 양해각서였다.
그런데 이 매매는 끝내 성사되지 않는다. 공익제보자에 따르면 다스 측이 매각 최종 단계에서 욕심을 부렸기 때문이었다. 다스가 현대차 그룹에 이 회사를 공짜로 넘기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 제보가 사실이라면 실로 놀라운 일이다. 다스가 요구한 뇌물 규모가 무려 매출 4500억 원짜리 회사였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런 회사는 아무리 싸게 잡아도 그 가치는 최소한 수 백 억 원이다. 그걸 공짜로 달라고 했다니, 이 정도면 가히 ‘날강도계의 레전드’라 불릴 만하다.
그렇다면 제보자의 주장은 얼마나 믿을 만할까? 최소한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이 있다. 정몽구가 매출 4500억 원짜리 알짜 회사를 다스에 팔려고 했다는 것만은 분명한 팩트다. 양해각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왜냐하면 현대차그룹은 어지간해서는 계열사를 파는 일이 없는 그룹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도 수직계열화에 매우 집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직계열화란 핵심 산업과 연결된 관련 산업까지 모조리 계열사들로 채워 기업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를 만드는 핵심 산업 외에도 철판은 현대제철로부터, 부품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으로부터 공급 받는다. 자동차를 다 만들고 난 뒤에도 할부(현대캐피탈)와 운송(글로비스), 광고(이노션)까지 그룹에서 다 챙겨 먹는다.
오죽했으면 친재벌 성향이 강한 ≪조선일보≫조차 지난해 5월 기사에서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를 정점으로 자동차 원재료인 강판부터 부품·완성차까지 모두 생산하는 수직 계열화가 전 세계 완성차 업체 중 가장 잘 이뤄져 있다”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즉 현대차그룹은 계열사를 더 만들면 더 만들었지, 절대로 계열사를 파는 그룹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몽구가 장악한 이후 현대차그룹은 일관되게 계열사 숫자를 늘려왔다. 알짜 부품회사를 매각하는 일도 절대 없었다.
그렇게 수직계열화에 집착하던 정몽구가 갑자기 연 매출 4500억 원짜리 알짜 계열사를 다스에게 팔려고 양해각서까지 썼다. 이게 이명박과 아무런 연관성 없을 확률이 몇 %나 될까?
검찰은 아직 정몽구와 이명박의 유착에 대해 깊이 수사를 하지 않은 듯 보인다. 참여연대는 이 폭로를 바탕으로 정몽구-이명박 유착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요구했다. 그리고 참여연대의 폭로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추정해보면 정몽구는 이 드라마에서 결코 엑스트라가 아니다. 정몽구와 이명박의 정경유착 게이트가 더 확실하게 밝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출처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이명박과 정경유착에서 자유로운가?
[민중의소리] 이완배 기자 | 발행 : 2018-03-13 21:52:27 | 수정 : 2018-03-13 21:54:53
1978년 7월 14일 검찰이 현대그룹 계열사 한국도시개발 사장 정몽구를 구속했다. 그 유명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특혜 분양 사건의 결과였다. 물론 당시 비리의 책임자는 정주영이었다. 하지만 차남 정몽구(당시는 장남 정몽필이 살아 있었다)는 기꺼이 아비의 죄를 대신해 옥살이를 했다. 정몽구는 5개월 뒤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이 사건에 또 한 명의 ‘셀럽’이 등장한다.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었던 이명박이다. 이명박은 처남과 형(이상득)의 이름으로 압구정동 현대 아파트를 네 채나 분양받았다. 그것도 무주택 사원용 아파트를 사장 신분으로 가로챘다. 뒤가 구렸는지 이명박은 1993년 9월 국회의원 재산 공개를 앞두고 아파트를 홀라당 팔아치웠다.
이 두 사건을 조합하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한국도시개발 사장이었던 정몽구는 1938년생이고 현대건설 사장이었던 이명박은 1941년생이다. 두 사람은 고작 세 살 터울이다.
게다가 한국도시개발은 현대건설에서 분사된 회사다. 원래 한 회사였다는 이야기다. 한국도시개발은 택지를 분양받고 아파트 건설공사를 따오는 일을 했고, 현대건설은 그곳에 아파트를 짓는 일을 했다. 세 살 터울의 정몽구와 이명박은 현대건설을 고리로 직업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정몽구는 과연 엑스트라일까?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2006년 터진 비자금 사건으로 2008년 6월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그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15일 이명박은 정몽구를 광복절 특사로 사면했다.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된 지 반 년도 채 되지 않았던 때였다. 이 둘은 이처럼 짝짜꿍이 잘 맞았다.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왼쪽 뒤편은 그의 장남 정의선 부회장이다. ⓒ제공 : 뉴시스
그런데 이명박의 정경유착 스토리에 정몽구의 등장 빈도는 매우 낮다. 이명박의 소유로 의심되는 다스가 자동차 부품회사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다스는 매출 중 40%를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올린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정몽구는 ‘이명박 게이트’에서 엑스트라에 머물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혐의는 현대차가 2009년 다스의 소송비용을 대납하는 형식으로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이명박에게 건넸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너무 규모가 작다.
대학 후배 이팔성에게 우리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주면서도 22억 5000만 원을 뜯은 혐의를 받는 이명박이다. 이명박은 빵집(뉴욕제과)으로부터도 2억 원을 받는 꼼꼼한 사람이다. 그런 이명박이 1970년대부터 밀접한 관계였던 한국 재벌 2위의 총수를 사면해주고 받은 대가가 11억 원이라면 쉽게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
연 매출 4500억 원짜리 회사를 공짜로 먹으려는 배짱
이런 의심이 팽배한 상황에서 12일 참여연대가 중요한 사실을 폭로했다. 2009년 현대차 그룹이 알짜 계열사였던 현대엠시트를 다스에 팔려고 했다는 것이 폭로의 골자다. 참여연대는 이런 정황을 보여주는 계약서(양해각서)를 익명의 공익제보자로부터 입수해 공개했다.
▲ 현대차 그룹 계열사인 다이모스와, 이명박이 실소유주로 추정되는 다스 사이에서 작성된 양해각서. 이 양해각서는 공익제보자의 제보에 의해 참여연대가 12일 공개했다. ⓒ참여연대
현대엠시트는 차량 시트를 만드는 회사다. 지분도 100% 현대차그룹이 가지고 있고, 시트를 만들어서 현대차와 기아차에 파는 게 일이니 매출도 매우 안정적이다. 매년 450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
그런데 현대차그룹이 이 알짜 회사를 다스에 매각하려고 했다. 참여연대가 공개한 계약서에는 파는 쪽인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이름(다이모스)과 대표이사의 도장, 간인까지 다 찍혀있었다. 사려는 쪽인 다스가 도장만 찍으면 바로 성립이 되는 양해각서였다.
그런데 이 매매는 끝내 성사되지 않는다. 공익제보자에 따르면 다스 측이 매각 최종 단계에서 욕심을 부렸기 때문이었다. 다스가 현대차 그룹에 이 회사를 공짜로 넘기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 제보가 사실이라면 실로 놀라운 일이다. 다스가 요구한 뇌물 규모가 무려 매출 4500억 원짜리 회사였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런 회사는 아무리 싸게 잡아도 그 가치는 최소한 수 백 억 원이다. 그걸 공짜로 달라고 했다니, 이 정도면 가히 ‘날강도계의 레전드’라 불릴 만하다.
현대차 그룹은 계열사를 파는 회사가 아니다
그렇다면 제보자의 주장은 얼마나 믿을 만할까? 최소한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이 있다. 정몽구가 매출 4500억 원짜리 알짜 회사를 다스에 팔려고 했다는 것만은 분명한 팩트다. 양해각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왜냐하면 현대차그룹은 어지간해서는 계열사를 파는 일이 없는 그룹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도 수직계열화에 매우 집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직계열화란 핵심 산업과 연결된 관련 산업까지 모조리 계열사들로 채워 기업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를 만드는 핵심 산업 외에도 철판은 현대제철로부터, 부품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으로부터 공급 받는다. 자동차를 다 만들고 난 뒤에도 할부(현대캐피탈)와 운송(글로비스), 광고(이노션)까지 그룹에서 다 챙겨 먹는다.
오죽했으면 친재벌 성향이 강한 ≪조선일보≫조차 지난해 5월 기사에서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를 정점으로 자동차 원재료인 강판부터 부품·완성차까지 모두 생산하는 수직 계열화가 전 세계 완성차 업체 중 가장 잘 이뤄져 있다”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즉 현대차그룹은 계열사를 더 만들면 더 만들었지, 절대로 계열사를 파는 그룹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몽구가 장악한 이후 현대차그룹은 일관되게 계열사 숫자를 늘려왔다. 알짜 부품회사를 매각하는 일도 절대 없었다.
그렇게 수직계열화에 집착하던 정몽구가 갑자기 연 매출 4500억 원짜리 알짜 계열사를 다스에게 팔려고 양해각서까지 썼다. 이게 이명박과 아무런 연관성 없을 확률이 몇 %나 될까?
그래서 이 매각이 일종의 뇌물 시도였다는 공익제보자의 말은 신빙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그게 뇌물 시도였다면, 우리는 정몽구와 이명박 사이에 오갔을 뇌물의 규모를 추정할 수 있다. 그 총액은 절대로 소송비용 11억 원을 대납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았을 것이다. 연 매출 4500억 짜리 기업을 공짜로 달라는 주장이 오가는 판에 판돈 11억 원은 너무 작은 규모다.
검찰은 아직 정몽구와 이명박의 유착에 대해 깊이 수사를 하지 않은 듯 보인다. 참여연대는 이 폭로를 바탕으로 정몽구-이명박 유착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요구했다. 그리고 참여연대의 폭로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추정해보면 정몽구는 이 드라마에서 결코 엑스트라가 아니다. 정몽구와 이명박의 정경유착 게이트가 더 확실하게 밝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출처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이명박과 정경유착에서 자유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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