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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풍성한 평화의 계절, 홀로 ‘이성을 잃은’ 사람들

풍성한 평화의 계절, 홀로 ‘이성을 잃은’ 사람들
3차 남북정상회담에 자한당 의원들 저주에 가까운 비판
합리성 팽개친 맹목적 비난…분단 기득권 세력 본능인 듯
김 위원장 방남에 자한당 의원들 길거리로 나설지 관심

[한겨레] 성한용 선임기자 | 등록 : 2018-09-21 20:53 | 수정 : 2018-09-21 21:35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원숭이를 잡는 방법 중에 입구가 좁고 무거운 호리병 안에 먹을 것을 넣어 두는 방법이 있다. 배가 고픈 원숭이는 호리병에 손을 넣어 먹을 것을 단단히 쥐고 절대로 놓지 않는다. 먹을 것을 놓으면 손을 뺄 수 있는데도 놓지 않는다. 사냥꾼이 원숭이를 잡으러 다가와도 무거운 호리병을 손에 매단 채 도망가다가 결국은 잡힌다.”

더불어민주당의 원혜영 의원은 경기도 부천 오정 지역구 5선 국회의원입니다. 원만한 성격과 합리적 인품 때문에 야당 중진들과도 친분이 깊습니다. 그런 원혜영 의원이 <한겨레TV> ‘더정치 인터뷰’에 출연해서 자유한국당을 향해 “태극기 부대에 갇히지 말라”고 일침을 날렸습니다.

당 지지도가 낮기 때문에 태극기 부대라는 ‘현찰’이 아쉽겠지만 그렇게 하면 정치세력으로서 입지를 스스로 좁혀갈 것이라는 비판입니다.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퍼붓는 자유한국당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맹목적 비난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원숭이 사냥은 원혜영 의원이 인터뷰를 마치고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서 저에게 따로 해 준 얘기입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라 원혜영 의원의 말이 귀에 쏙 들어왔습니다. 문득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3차 정상회담에 대해 어떤 말을 했는지 궁금했습니다. 언론에 부분적으로 보도되기는 했지만 누가 어떤 자리에서 정확히 뭐라고 말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 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백두산 천지에서 남측 특별수행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한 뒤 가수 알리가 진도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9월 19일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중진의원 연석회의가 열렸습니다. 김병준 위원장은 “회담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말을 아끼겠다. 어쨌든 국민과 함께 북한 비핵화에 큰 진전이 있기를 차분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날부터 말 폭탄을 쏟아냈습니다. 거칠지만 원문 그대로 소개하겠습니다.

김성태 원내대표

“어제 문재인 대통령과 200여명의 수행단이 평양을 방문했다. 윤영찬 수석은 어제 오후 3시에 ‘경제인 방북은 북측의 요청이 아니었다’ 이렇게 입장을 밝혔다. 그렇지만 30분 이후에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비롯한 경제계 방북 인사 17명은 바로 3시 30분 리룡남 북한 내각부총리와 만나서 경협 사업에 대해서 논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황호영 금강산국제관광특구 지도국장은 자신들이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재계 인사들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측근 참모 인사들은 평양을 가서도 대한민국 국민들을 우습게 보고 이렇게 새빨간 거짓말을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평양정상회담이 지금까지 김정은의 북핵 폐기, 비핵화 약속은 한 번도 김정은 위원장 입에서 제대로 국제사회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전달되어진 적은 없다. 문재인 대통령 입에서 1년 이후에 비핵화가 이루어진다고 트럼프를 설득해서 6월 12일 미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지고, 그런데 1년 만에 비핵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번 회담의 결과 절대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또 참모들이 아전인수식으로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국민들에게 해석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반드시 김정은 위원장 입에서 한반도 핵 폐기를 통한 완전한 비핵화의 실천 의지를 담아 오시길 거듭 촉구한다.(중략)

끝으로 ‘발전된 나라들에 비해서 초라하지 않으냐’는 김정은 위원장이나, 평양 시민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서로 겸양의 덕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모습도 잘 봤다. 대통령 말씀대로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로 이어진 것까지도 다 좋은데 정작 비핵화 논의는 봄이나 가을이나 왜 여전히 그대로인지. 겨울이 오기 전에 이제는 답을 해야 할 때라는 점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

이주영 국회부의장

“다 잘 아시다시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지금 진행 중인 상황이다. 핵심은 비핵화 진전이 이루어지느냐에 있다고 전 세계가 그렇게 주목하고 있다. 김정은의 핵 신고, 결단이 없다면 아무리 어제 환영행사 그렇게 요란하게 했다고 해도 결국 외화내빈 아니겠느냐, 속 빈 강정 아니겠느냐 이렇게들 보고 있는 것이다.

어제 정상회담 1차 있고 나서 아무런 내용 발표도 없고 오늘 2차 이어서 회담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기사의 댓글을 보면 앞에 4·27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보여줬던 우리 국민적인 감동이라고 할까 그 강도가 많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거기다가 지금 정상회담의 내용으로 군사적인 부분에 대한 합의 시도도 있을 것으로 보여지는데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진전 내용은 없이 군사 긴장 완화, 우발적 무력 충돌 방지를 위한다는 그런 구실로 실질적인 내용은 남북간의 균형이 없는, 좀 기울어진 결국 남쪽의 무장해제만 촉진시키는 것 아니냐 하는 그런 내용으로 귀결된다고 한다면 평화번영의 화려한 구호 속에서 우리 굳건한 안보의식이 무너져 내릴 수 있다 하는 데 대한 위기의식도 우리 국민들 속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이다.(중략)

세 번째 만나면서 인간적으로는 신뢰가 깊어진다고 우리 모두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 그렇다고 한다면 꺼내기 어려운 의제들 서로 던져 놓으면서 구체적인 논의를 할 시기 되었다고 본다. 납북자, 국군 포로 송환, 또 북한 내 가혹한 인권 문제 개선 이런 부분들도 거론을 해 줄 것을 문 대통령께 촉구한다.”

원유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

“먼저 3차 남북 정상회담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말씀드린다. 왜냐면 최초로 비핵화를 의제로 삼은 정상회담이기 때문에 그렇다. 오늘이 공교롭게도 13년 전에 그러니까 2005년에 있었던 9·19 공동성명이 있었던 날이다. 그때 당시에는 ‘비핵화의 해법 위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라는 평가가 있었던 날이기도 하다. 13년 전에 발표되었던 9·19성명보다 앞으로 30분 뒤에 있을 10시부터 회담이 다시 재개된다고 하는데 이번 회담에서는 그거보다 훨씬 더 진전된 북한의 비핵화가 실질적으로 가시화되는 그런 로드맵이 발표되는 그런 회담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지금 북미 간에는 서로 다른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을 가지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선 비핵화 후 종전선언 그리고 북한은 선 종전선언 후 비핵화 입장이다. 서로 먼저 카드를 보이라고 하면서 평행선을 달려가고 있다. 문제는 이 북미 간의 접전을 찾지 못한다면 그리고 시간만 흘러간다면 결국 우리는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북핵 위험의 최고의 당사자는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다. 우리는 단순 중재자도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이번 기회에 무슨 일이 있어도 북한의 비핵화는 반드시 돼야 하고 그를 통한 한반도의 비핵화가 실현돼야 한다. 91년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있고 나서 30년 가까이 흘렀지만 사실 북한은 6차례 핵실험, 수십 차례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라는 무력 도발을 해왔고 결국 핵과 미사일의 고도화를 이루어냈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해결방식을 제안해 본다. 휴전 협정을 했던 분단과 평화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남북미 3자 정상이 모여서 북한은 핵 리스트와 핵 테이블을 내놓고 미국은 종전선언을 원샷 방식으로 동시에 합의 처리하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의 행동 없이 말로만 떠드는 소위 말하는 ‘No Action, Talking Only’라는 NATO 회담은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비핵화 시간표에는 시간이 너무 없기 때문이다.

남북 협력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북핵 폐기가 그 출발점이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통한 무력 도발을 할 때마다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제재와 압박, 그리고 보상이라는 이러한 냉·온탕만 오가면서 북핵이라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암 덩어리의 면역력만 키워왔다. 그 결과 한반도의 핵 불균형은 아주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그래서 저는 이번 비핵화를 의제로 삼은 3차 정상회담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북핵 폐기를 통한 한반도의 비핵화는 정말 절대절명의 과제다’라는 차원에서 3차 남북회담의 성공을 기원한다.”

정우택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3번째라고 한다. 지금 이 회담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비핵화에 대한 어떠한 진전도 없으면서 당장 내일 통일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분위기만 달아오른 게 아닌지 걱정이 된다. 아직 국제사회가 북한의 비핵화 이행 여부에 대해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오히려 강도를 높이고 있는, 또 압박 수위를 유지하고 있는 현실에 우리는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회담은 비핵화 선언 이후에 희미해져 가는 약속, 특히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대한 구체화된,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두 정상이 전 세계를 향해서 약속해야 됩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는 이러한 통설이 비껴가기를 기대한다.

이번에 재계 총수들이 소위 총출동을 했는데 저희들이 주시해보겠다. 정말 비핵화 쇼통하더니 경제 쇼통도 하려는 게 아닌지 두 눈을 부릅뜨고 보겠다. 저는 일단 지금으로서 회담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발언은 자제하겠지만 문재인 정부가 재계 총수를 끌고 북한에 갔다는 것은 저는 기가 찰 노릇이라고 본다. 아마 지금 언론보도를 보니까 올 상반기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것이 10만4,981건, 휴일을 빼면 매일 867건의 압수수색 영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이다. 이 압수수색 공화국, 압수수색을 요술방망이처럼 휘두르는 서슬 퍼런 문재인 정권 요구에 누가 거절을 할 수 있겠는가. ‘감 놔라 배 놔라’하는 상황에 문재인 정부가 부화뇌동하고 언제든 지령만 떨어지면 곳간을 내어주겠다는 심산을 갖고 있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저는 다시 한 번 이번 회담에 알맹이 있는 쇼라도 되기 위해서는 핵 리스트 신고, 검증 확약의 약속을 반드시 받아내기를 다시 한 번 기대하겠다.”

▲ 자유한국당 유기준 북한산 석탄 수입 의혹 규명 특별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유기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

“문재인 대통령 어제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위해서 평양을 방문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가 전혀 완화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경제인까지 끌고 방북을 하고 있는데, 전 세계가 국제공조를 통해 북한에 최대 압박을 하고 있을 때에도 우리나라는 북한산 석탄과 선철을 몰래 반입하여 대한민국이 바로 대북제재에 구멍이 뚫리고 있는 상황이다.

발전 공기업은 북한산 석탄을 구입하여 사용하기까지 했고, 국내 금융기관은 북한산 선철을 구입대금에 대해서 신용장을 발급하여 국민들로 하여금 이러한 기업들이 미국에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 하는 불안감을 야기하고 있다.

북한산 석탄 문제는 제가 특위위원장으로서 열심히 파헤치고 있지만 4대 그룹 총수까지 데려가서 북한과 뭘 해보겠다고 하는 것은 이제 밀반입으로 찔끔찔끔 북한에 이득을 주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고 아예 대놓고 북한에게 퍼주기 하겠다는 뜻 아니겠는가.

북한의 핵 폐기는 하나도 진전이 없는데 지금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게는 무엇이라도 하나라도 더 주려는 안달하는 그런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지난 4.27 판문점회담으로부터 이제 5개월 이상 경과했다. 그동안 북한은 용도 폐기된 실험장 폐쇄 등 보여주기식 조치만 하면서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는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나는 것도 올해 벌써 3번째이다. 그런데 북한의 핵폐기가 실질적으로 진전된 것이 있는지 묻고 싶다. 북한의 핵탄두가 몇 개나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 핵 과학자는 나중에 어디로 소개할 것인지에 대한 그 현황을 전혀 모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만 속도를 내서 북한의 도로, 철도를 보수한다고 하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가 풀리지도 않았는데 내년 남북경제협력 사업에 쓰겠다면서 정부예산을 1,600억이나 증액했고, 미국의 우려해도 불구하고 남북공동 연락사무소를 결국 개설했다.

방기 국경이라는 말이 있다. 이를 바르게 쫓아서 일을 해야 되지 순탄하게 하지 않고 그릇되고 억지스럽게 하는 것을 말하는 말이다. 변죽을 울린다는 말과 비슷한 말이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 의제는 명확하다. 바로 북한의 핵 폐기이다. 북한의 핵 폐기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이 이루어지면 남북관계 개선이나 군사적 긴장 완화는 저절로 풀리게 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이러한 점을 명심해서 종전선언 등을 빨리 추진하기 위한 꼼수만 쓰지 말고,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반드시 북한의 핵 폐기에 대한 실질적인 성과를 얻어오길 바란다.

어제 남북 정상회담 평양 방문단에 우리 측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동행해서 국민들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그런데 삼성은 올해 2월부터 11차례 압수수색을 당했고, 현대차·LG·SK 역시 압수수색을 받아왔는데 문재인 정부로부터 범죄자 대우를 받아온 것을 감안하면 이번 기업인의 방북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할 수밖에 없다.

대기업에 대한 무차별한 압수수색으로 국민들로 하여금 반기업 정서를 부추겨놓더니 필요할 때는 슬그머니 방북에 동행시켜 남북경협을 시키려는 의도가 무엇인가. 기업 길들이기인가. 김대중 정부 이후 시작된 남북경협은 투자기업들에게 성공 신화는커녕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얼마나 모순되고 힘든 일인가 깨닫게 했다. 결코 경험이 스승이 되어야 되는데 지금은 경험이 스승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유시장경제를 통해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대한민국을 세계 10권 경제 대국으로 일으켜 세운 한국의 기업들이 위장평화 이벤트에 들러리가 되어 자칫 대북제재의 파편을 맞아 휘청거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주호영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오늘 정상회담 관련 언급이 많았는데 중복되지 않는 범위에서 세 가지 정도만 지적하고자 한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남북관계를 대통령 멋대로 할 수는 없다. 헌법과 법률과 국민적 동의 하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이점을 대통령이나 집권체는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

두 번째, 도대체 비핵화 의지를 문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대정부질문 때도 물었지만 확답을 못 들었다. 북미 정상회담을 중재하는 과정에서 1년 내 비핵화를 약속했다고 간접 증언만 나오고 있지만 북한 측으로부터 확실한 비핵화 약속을 들은 바가 전혀 없다.

이번 회담에서 그것을 받아내지 못한다면 국민과 전 세계로 하여금 환상에 빠지게 하고, 우리 안보체계를 흩뜨리는 오히려 이적행위에 가까운 결과만을 가지고 오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든 상황들이 북한의 핵무장으로 야기가 됐고, 북한 핵 제거가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것을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 어떻게 만나서 잘 놀다보면 북핵이 제거되겠지 하는 환상 가지고 국민을 호도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

이것과 관련해서 대단히 불길한 생각을 가지는 것은 출발 전에 이미 대통령께서 새 합의나 선언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그런 불필요한 말씀을 미리 할 필요가 있는건지 도대체 어떤 의도로 이야기했는지 대단히 불길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세 번째,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분이다. 평양 순안공항이나 여러 곳에서 도대체 태극기를 보지 못했다. 한반도기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것이 아닌데 형식이 중요한 내용을 담을 수 있다. 그것부터 우리 국민들은 도대체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나경원 의원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 한 말씀 드리겠다. 저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 오늘 결과를 발표할지 모르겠다고 나오는데 내용은 결국은 우리의 무장해제에 집중하게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한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께서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이 됐다며 풍성한 결실을 바란다고 했는데 이 결실이 설익은 벼만 잔뜩 추수하는 그런 결실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는 것이다.

제가 왜 무장해제만 되겠다고 보느냐면 지금 비핵화에 대한 이야기는 정부의 입장이 계속 바뀌고 있다. 처음에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풀듯이 일괄 타결하겠다고 하는데 그다음에는 순차적인 타결을 이야기했고, 이제 엊그제 문정인 특보가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면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적 우발적 충돌에 대한 우려를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평화의 반은 왔다. 비핵화라는 것에만 집착하면 남북관계의 진전이 없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드디어 비핵화 문제를 부차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우리가 가장 원하는 것, 가장 중요한 결실은 비핵화라고 하는데 결국 비핵화 부분은 어떤 그냥 선언에 불과한, 선언조차도 김정은 위원장의 육성으로 듣지 못했는데 비핵화 부분은 부차적인 것으로 넘기고 결국은 군사적 충돌 우려 해소라는 그런 명분하에서 우리의 일방적 무장해제로 흐를 것이라는 그런 예측을 해본다. 매우 우려된다는 말씀을 드린다.

실질적으로 결국 군사적 충돌 우려 해소, 군사적 신뢰관계 구축은 바로 천안함 연평도에 대한 사과부터 신뢰회복이 시작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 좋은 결실을 정말 온 국민이 기대하는데 설익은 벼, 결국은 설익은 벼가 우리 측의 무장해제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한다.

대규모 경제사절단 방북 자체는 그 자체가 잘못된 시그널을 준다. 잘못된 시그널 하에서 대기업 팔목 비틀어서 민간 차원의 일방적 퍼주기나 할당식의 경협이 사실상 지금의 대북제재 상황 속에서 진전되지 않을까 하는 깊은 우려를 표한다. 결국 그것이 잘못되면 우리 기업까지도 대북제재의 위험성이 같이 갈 수 있는 부분이고, 우리 대한민국의 경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조금 전에 주호영 의원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저는 눈과 귀를 의심하는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태극기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인공기와 한반도기는 봤는데 제가 좀 더 찾아보겠지만 태극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 귀를 의심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모두발언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했다. ‘평양의 발전이 매우 놀랍다. 어려운 조건에서 인민의 삶을 향상시킨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나무에 산이 많다고 해서, 평양에 일부 건물이 올라갔다고 해서 인민의 삶을 향상시킨 김정은 위원장이라는 평가를 할 수 있는지, 지금 우리나라 북한 인권 국제협력 대사 1년 동안 공석이다. 우리가 애써 통과시킨 북한인권법 전혀 지금 실효성을 담보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지금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 눈과 귀를 의심하게 하는 행위에 대해서 문재인 정권 반성해야 할 것 같고 이번에 가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언급 반드시 해야 될 것이라는 말씀을 강조한다.”

어떻습니까? 이날 회의 발언자들은 자유한국당의 쟁쟁한 중진들입니다. 그런데도 원유철 의원 한 사람 정도를 제외하고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어 북한 비핵화를 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당 지도부는 아니지만 자유한국당의 김진태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태극기 집회에 자주 참석하는 정치인입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 태극기는 없었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가슴에도, 연도에 늘어선 평양 시민들의 손에도. 대신 인공기와 한반도기만 있었다. 국적불명의 한반도기를 들고 간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간 게 아니다. 통일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인공기도 들지 말아야 한다. 인공기와 한반도기가 합쳐져 통일이 된다면 그 한반도의 수도는 평양이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는 북한 주민들이 한반도기를 든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 전문가들과 달리, 주호영, 나경원, 김진태 의원은 ”왜 태극기를 들지 않았냐”, “왜 태극기가 보이지 않느냐”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 2016년말 ‘태극기집회’에 참석중인 김진태 의원의 모습. 김진태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9월 평양 공동선언’이 나온 다음날 20일 아침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열렸습니다. 김병준 위원장이 과연 뭐라고 할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아마 가서 북한의 인민군 사열을 받고 대통령께서 감격스러웠을 것이다. 상당히 감격한 장면들이 TV 화면에 비췄다.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이렇다. 의사결정을 하는 패턴을 보면 실패하는 사람이 실패를 잘한다. 우리가 흔히 실패를 통해서 또 다른 성공을 배운다고 하지만 가만히 보면 실패하는 분이 실패한 또 다른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경우들이 꽤 많다. 왜냐하면 의사결정의 구조가 잘못됐거나 본인의 생각에 구조라든지 이런 것이 잘못된 경우가 그런 일이 일어난다.

이 말씀을 왜 드리는지 아마 다들 이해하시리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금 경제정책이라든가 산업정책에 있어서 완벽한 실패를 하고 있다. 완벽한 실패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다른 분야에서도 그 실패를 거듭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것도 상당히 크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점에서 국가안보와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 정말 가서 스스로의 어떤 느낌이나 감정이나 희망을 가지고 대할 것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여러 가지의 걱정을 섞어서 해줘야 된다.

그런데 남북 정상회담이 끝나고 난 다음에 결과를 보면 비핵화 문제는 거의 진전이 없고, 우리의 국방력은 상당히 약화시켜 버리는, 그야말로 정찰과 관련된 부분은 우리 국방의 눈을 빼버리는 그러한 합의를 하고 오셨다는 말이다. 국민 입장에서는 걱정이 안 될 수 없다.

어제도 이야기 드렸지만 전쟁이라는 것은 한 사람에 의해서만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잘 짜여진 계획에 의해서도 일어나는 거 아닐 수도 있다. 우연 발생적으로 사고에 의해서 아니면 자체 여러 조직 내부의 권력 갈등에 의해서, 도대체 누구에 의해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 전쟁이다. 당연히 거기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되는데 그런 부분이 지금 약화되는데 대해서 걱정이 많다.

한 번만 더 이야기 드리겠다. 잘못된 결정을 한 경우들이 많을 경우에는 ‘혹시 내가 잘못된 결정을 하고 있는 거 아닌가’라고 스스로 의심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지 좋은 결정이 일어난다. 특히 우리 국민의 안전과 민족사적인 그 큰 결정을 할 때는 반드시 그래야 한다. 한번 잘 생각해보시길 바란다.”

말을 어렵게 하고 있지만 결국 비핵화는 진전이 없고 국방력은 약화시키는 합의를 했다는 비판입니다. 저는 김병준 위원장의 이 발언을 보고 무척 실망했습니다. 대학교수 출신의 지식인으로서 한반도와 북한 비핵화에 대한 식견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나 하는 안타까움 때문입니다.

그는 비대위원장 취임 직후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동북아 질서가 변하는 만큼 우리의 사고 체계도 변해야 한다”며 당내 반공 보수 세력을 설득하겠다고 했던 사람입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전날보다 더 뒤로 가는 발언을 했습니다.

“북한은 역시 협상을 잘하는 것 같다. 서해선 철도·도로 연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 정상화, 서해경제공동특구,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이런 단물은 다 챙겼지만 미국과 국제사회가 끊임없이 요구해온 비핵화의 실질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받아들인 것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핵물질, 핵탄두, 핵시설 리스트 신고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북한이 고수하고 있는 단계적 비핵화 방안을 문재인 대통령이 오히려 명시적으로 용인해준 꼴이 됐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비핵화 협상을 한다면서 비핵화 로드맵도 비핵화 선언도 안보도 없이 북한의 입장만 받아 적는 회담이 되고 말았다는데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은 전쟁 없는 한반도라고 말했지만 여전히 주목해야 할 것은 핵은 여전한 한반도라는 점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

어제 평양 공동선언에 대해서 일부 언론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를 인용해 북한이 마치 핵사찰을 허용하고 미국이 이를 환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 데 대해 사실관계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어서 말씀드리겠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핵 사찰을 허용하고 국제 전문가들 앞에서 핵실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영구적으로 철거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작 공동선언문 그 어디에도 뉴클리어 인스펙션에 대한 언급은 단 한 구절도 없다.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폐기하기로 하였다고 명시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해주시길 바란다. 핵사찰과 미사일 시설 폐기 참관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또한 일부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핵실험장 철거에 대해 ‘매우 흥미롭다’로 언급한 것처럼 보도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베리 익사이팅하다’고 언급한 부분은 핵실험장 철거가 아니라 2032년 올림픽 공동개최 유치라는 점에 대해서도 분명히 확인해주길 바란다. 언론이 의도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성과에 대해서 마치 트럼프 대통령도 환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주려 하고 있지만 어떠한 경우도 언론은 팩트를 기반으로 객관적인 사실 보도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사실상의 일방적 무장해제를 강조하고 있는 군사 분야 합의서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깊은 우려의 말씀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군사분계선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정찰자산의 임무를 봉쇄하는 것은 북은 여전히 핵을 손에 쥐고 있는 마당에 우리만 눈을 감으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도 핵을 보유한 상태에서 쌍방이 같이 군사분계선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정찰임무와 경계임무를 뒤로 뺐다면 모르겠다. 엄연히 북은 핵을 보유하고 있는 마당에 종래의 재래식 전력이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인정한 것이 아니라면 접경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행위 금지와 전략자산의 봉쇄는 분명히 그 의미가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자유한국당은 국방위 긴급 현안회의를 통해서 군사 분야 합의의 의도와 배경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부의 진의를 물어갈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심지어 언론 탓을 하고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일 오후 박성중 의원의 논평이었습니다. 그는 기자들에게 논평을 보내고 페이스북에도 띄웠습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박성중 의원입니다. 이번 평양방문은 북한의 노련한 선동선전 전술에 휘둘린 한편의 ‘정치 연극’입니다. 또한 『평양공동선언』은 국민에게는 경제 부담, 국가에는 안보약화를 초래하는 평양의 유혹에 넘어간 선언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핵무기 없는 땅”등 육성으로 한 비핵화 선언은 의미가 있다 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북한의 외교술과 전략에 걸려든 실망스런 결과입니다.

첫째, 이번 회담은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이용하여 미국과의 대화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려는 북한의 대미향도(對美嚮導) 전략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협상가’역할을 한 것이 아니라 단지 ‘길 안내자’, 즉 북한이 이용한 장기판 위의 말이었습니다.

둘째, 북한 비핵화 즉 핵신고ㆍ검증ㆍ핵불능 일정 등의 진전은 없이 남북경협만 과속하였습니다. 경협자금, 이것 다 국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합니다. 아무튼 이 정부는 세금 쓰는 데는 탁월합니다. 대한민국에서 퍼주다 이제 북한까지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더욱이 철도ㆍ도로연결, 개성공단 재가동 등은 모두 UN제재 위반으로 국제사회와 갈등하면서까지 막대한 부담만 초래하는 합의를 서둘러 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셋째, 우리가 북한보다 우위에 있는 재래식 전력을 급속히 약화시킴은 물론 유엔사와 협의해야 할 JSA비무장화 및 대북 군사정찰을 제한함으로써 우리의 안보를 완전히 무력화함은 물론 유엔사 해체의 빌미만 제공하였습니다.

저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촉구합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입니다. 지금 전개되는 과정을 보면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임종석 비서실장이고 문재인 대통령은 임종석 실장의 대북특사로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종석 실장이 임수경 전 의원에 이어 24년만에 보낸 대북특사인가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전대협 의장 출신 임종석 비서실장이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이고 문재인 대통령은 임종석 실장이 북한에 보낸 특사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한 말이라고 믿어지십니까?

정치인의 이념이나 정책 노선에 따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는 것이지만 비판에도 금도가 필요합니다. 박성중 의원의 논평은 정치적 금도를 벗어난 저열한 색깔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박성중 의원은 서초구청장 출신 국회의원으로 6·13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홍보본부장을 지낸 사람입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이런 색깔론은 표를 얻기 위한 선거 전략일까요?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어쩌면 그들의 유전자에 새겨진 일종의 본능이나 집단 무의식인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김정효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남과 합의, 이어지는 북미협상 재개는 한반도 질서를 분단에서 평화공존으로, 긴장에서 긴장 완화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입니다. 분단 체제에 오랫동안 기생해 온 기득권 세력은 이런 변화를 본능적으로 반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그들의 눈으로 보면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탄핵이라는 자신들의 실패를 딛고 탄생한 정권입니다. 3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과민한 반응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질투와 증오, 저주가 복합적으로 뭉쳐서 터져 나오는 비명에 가깝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닐까요?

아니라면 평소에는 그렇게 멀쩡하고 합리적인 정치인들마저 한반도 문제만 닥치면 이성을 잃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때 김영철 북한의 노동당 부위원장이 오는 것을 막겠다며 자유한국당의 김무성, 김성태, 장제원, 함진규, 주광덕, 전희경 의원 등이 통일대교 남단에서 길을 막고 시위를 벌인 일이 있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추운 날씨 때문에 귀마개가 달린 모자를 썼습니다. 이른바 ‘중공군 모자’ 말입니다. 저는 그들의 괴이한 모습에서 남북 화해를 거부하는 분단 기득권 세력의 추한 본능 같은 것을 얼핏 발견했습니다.

올 연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울에 온다고 합니다. 벌써 걱정입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이번에도 김정은 위원장이 내려오는 길을 가로막고 시위를 벌일까요?

서울시청 앞에서 대규모 태극기 집회가 열리고 집회 참가자들은 “전범의 손자는 자유 대한민국 땅을 밟을 수 없다”고 외칠 것입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태극기 집회에 우르르 몰려갈까요? 가지 않을까요? 정말 궁금합니다.

▲ 지난 2월 25일,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전선부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이 평창겨울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이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를 막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출처  풍성한 평화의 계절, 홀로 ‘이성을 잃은’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