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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누진제 개편 때 ‘에어컨’ 사용량 뺐다

전기료 누진제 개편 때 ‘에어컨’ 사용량 뺐다
개편 2년 전 기준 적용 탓
감사원 “합리적 개선 필요”

[경향신문] 정희완 기자 | 입력 : 2019.04.18 21:02:00 | 수정 : 2019.04.18 21:44:38


▲ 여름철 폭염에 필수가전이 된 에어컨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에어컨 실외기가 설치된 서울 중구의 한 빌딩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정부가 2016년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당시 보급률이 80%를 넘은 에어컨의 사용량을 가구별 전기 ‘필수사용량’에서 제외했다고 감사원이 18일 지적했다. 에어컨은 이미 대중적으로 보급된 가전기기인 만큼 필수사용량에 이를 포함함으로써 주택용 전기요금 부담을 지금보다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기요금제도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전기요금 누진제는 주택용 전력소비 억제와 저소득층 보호 차원에서 1974년 도입됐으며 사용량이 많을수록 전기요금이 누진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로 돼 있다. 2016년 말 누진제가 3단계 개편되면서 현재 주택용 전기료 단가는 1단계(처음 200kWh까지) 93.3원, 2단계(다음 200kWh까지) 187.9원, 3단계(400kWh 초과) 280.6원으로 차등 적용된다.

정부는 2016년 누진제 개편 당시 2014년 기준 가구당 보유 대수가 0.8대 이상인 가전기기의 가구별 월평균 사용량인 197kWh를 필수사용량(한 가구가 일상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전기량)으로 정하고 이를 근거로 1단계 구간을 200kWh로 설정했다. 그 결과, 2014년 기준 가구당 보유 대수가 0.8대 이상인 형광등·선풍기·TV·세탁기·냉장고 등은 필수사용량 산정에 포함이 됐지만, 0.76대였던 에어컨은 제외됐다.

그러나 에너지경제연구원의 2017년도 ‘가구에너지 상설표본조사’와 에너지경제연구원·한국에너지공단의 ‘에너지 총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가구당 에어컨 보유 대수는 각각 0.81대와 0.93대로 집계됐다.

누진제 개편 시점인 2016년에 이미 누진제 1단계를 설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는 가구당 보유 대수 0.8대를 넘어선 것이다. 반면 선풍기와 전기장판은 특정 시기에만 주로 사용하는 가전기기인데도, 누진제 개편 당시에는 연중 계속 사용한다는 전제로 월평균 전기사용량을 필수사용량에 포함시켰다.

감사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필수사용량 산정 때 에어컨의 월평균 전기사용량을 포함하는 등 가전기기 보유 현황 등의 여건 변화를 감안해 주택용 누진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산업부는 “누진제 태스크포스(TF)에서 다양한 대안을 논의 중이다. 계절적 전기 사용 특성을 고려하는 등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전기료 누진제 개편 당시 보급률 80% 넘은 에어컨 ‘필수사용량’에서 제외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