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거부하면 화장실 청소, 풀 뽑기 행”
일터서 밀려난 고속도로 요금수납원들
한국도로공사, 7월 1일부터 용역 직원들 자회사 정규직으로
[민중의소리] 양아라 기자 | 발행 : 2019-06-03 17:49:01 | 수정 : 2019-06-03 21:42:02
한국도로공사는 다음달 1일 용역업체 소속 요금수납원들을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한다. '자회사 소속 정규직 전환' 방식에 반대하며, '직접 고용'을 촉구하고 있는 요금 수납원들은 이달말 용역업체와의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해고될 위기에 처해있다.
10년 넘게 남강릉 영업소에서 요금 수납원으로 근무해 온 이명금(49)씨는 3일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6월 말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다"며 울먹였다.
그는 "전에는 1년마다 해고통지를 받았고, 재계약을 했다. 사장 마음에 안 들면 해고당했다"며 "수납원들은 계약기간이 돌아올 때마다 고용불안에 떨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한국도로공사 정규직이 돼 높은 연봉을 받으려는 것이냐며 '양심 없다'고 말한다"며, "우리는 다만 고용안정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자회사 정규직 전환'에 대해 기존 용역 업체 소속일 때와 다를 바 없는 '덩치만 커진 용역업체 소속'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수납원인 이 씨는 "(사측이) 자회사 전환을 반대하면, 풀 뽑으러, 화장실 청소하러 보낸다고 했다. 또 자회사 전환에 서명(동의)하지 않으면 계약이 종료돼서 해고된다고 말했다"며 "그런 부분이 불안해, 일부 사람들은 자회사 전환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그는 지난 1일 계약기간이 종료된 다른 영업소 수납원들에게 힘을 보태고자, 3일 아침 영업소 출근투쟁에 함께 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1일 전국 31개 영업소를 자회사로 전환했다. 7월 1일 전면적인 자회사 전환을 앞두고, 한 달 빨리 '시범운영'에 돌입한 것이다. 31개 영업소에서 일하던 자회사 전환에 동의하지 않는 수납원들은 계약 종료 상태가 되었다.
해고 위기에 몰린 수납원들은 강릉시 옥계요금소 등에서 31일부터 1일까지 1박 2일간 밤샘농성 투쟁을 진행한 바 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들은 이를 막고자, 옥계요금소 하이패스 통행로를 제외한 2개의 유·무인 통행로를 차단했다. 이 때문에 운전자들이 고속도로를 역주행해 하이패스 통행로로 들어가는 위험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공공연대노조 한국도로공사 영업소지회에 따르면, 도로공사 관계자들은 5월 31일부로 계약이 종료된 수납원들에게 나가라고 요구했고, 수납원들은 교대근무가 끝나는 아침 7시까지 일하겠다고 해 실랑이가 벌어졌다.
공공연대노조 한국도로공사 영업소지회 김남순 강원지부장은 "6월 1일자로 해고된 인원은 100명 정도일 것"으로 추정했다.
3일 수납원들은 강원도 소재 근덕·삼척·옥계·망상·양양 등 요금소에서 출근 투쟁을 진행했다. 김 지부장은 출근투쟁에 대해 "(계약 종료된) 수납원들이 해고자가 아니라, 출근 의사가 분명히 있는 노동자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단체 행동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2012년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1,2심에서, (사측이) 파견법 위반, 불법 도급이란 판결을 받고 승소 했다.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며, "한국도로공사는 직접고용하라는 법원 판결을 이행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도로공사는 자회사를 강행해 법원 판결 자체를 무력화 시키려는 것"이라며 "우리의 투쟁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말했다.
한편, 한국도로공사 측은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자회사 고용을 거부하는 근로자들에 대해 대법원 판결 전까지, 기간제로 도로공사 조무원 업무를 하는 것을 권고하고 안내했다"며 "동의를 안 하면, 계약은 종료된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조무원 업무 내용에 대해 묻자 "노선·도로 정비, 청소, 조경 관리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당 노동자들과의 계약 종료로 '인력 부족' 문제가 발생하지 않냐는 질문에 "업소 별로 불필요한 인원을 줄이고, 교통량 매우 적은 영업소 같은 경우는 옆에 영업소와 묶어 효과적으로 운영을 할 계획"이라며 "기존 인력으로 조정을 해보고, 모자른 인력에 대해서는 자회사 신규 채용을 해 올해 12월 31일까지 기간제 고용했다"고 답했다.
출처 일터서 밀려난 고속도로 요금수납원들 “자회사 거부하면 화장실 청소, 풀 뽑기 행”
일터서 밀려난 고속도로 요금수납원들
한국도로공사, 7월 1일부터 용역 직원들 자회사 정규직으로
[민중의소리] 양아라 기자 | 발행 : 2019-06-03 17:49:01 | 수정 : 2019-06-03 21:42:02
▲ 3일 오전 강원도 삼척시 근덕 톨게이트에서 출근 투쟁을 하고 있는 요금소 수납원들. ⓒ공공연대노동조합 강원지부 한국도로공사 영업소지회 제공
한국도로공사는 다음달 1일 용역업체 소속 요금수납원들을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한다. '자회사 소속 정규직 전환' 방식에 반대하며, '직접 고용'을 촉구하고 있는 요금 수납원들은 이달말 용역업체와의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해고될 위기에 처해있다.
10년 넘게 남강릉 영업소에서 요금 수납원으로 근무해 온 이명금(49)씨는 3일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6월 말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다"며 울먹였다.
그는 "전에는 1년마다 해고통지를 받았고, 재계약을 했다. 사장 마음에 안 들면 해고당했다"며 "수납원들은 계약기간이 돌아올 때마다 고용불안에 떨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한국도로공사 정규직이 돼 높은 연봉을 받으려는 것이냐며 '양심 없다'고 말한다"며, "우리는 다만 고용안정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자회사 정규직 전환'에 대해 기존 용역 업체 소속일 때와 다를 바 없는 '덩치만 커진 용역업체 소속'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수납원인 이 씨는 "(사측이) 자회사 전환을 반대하면, 풀 뽑으러, 화장실 청소하러 보낸다고 했다. 또 자회사 전환에 서명(동의)하지 않으면 계약이 종료돼서 해고된다고 말했다"며 "그런 부분이 불안해, 일부 사람들은 자회사 전환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그는 지난 1일 계약기간이 종료된 다른 영업소 수납원들에게 힘을 보태고자, 3일 아침 영업소 출근투쟁에 함께 했다.
▲ 한국도로공사 강릉지사 옥계요금소 관계자들이 1일 오전 강원 강릉시 옥계면 옥계요금소에서 유인 요금수납차로를 따라 들어오던 승용차 운전자에게 후진해서 하이패스 통행로로 들어가라고 안내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1일 전국 31개 영업소를 자회사로 전환했다. 7월 1일 전면적인 자회사 전환을 앞두고, 한 달 빨리 '시범운영'에 돌입한 것이다. 31개 영업소에서 일하던 자회사 전환에 동의하지 않는 수납원들은 계약 종료 상태가 되었다.
해고 위기에 몰린 수납원들은 강릉시 옥계요금소 등에서 31일부터 1일까지 1박 2일간 밤샘농성 투쟁을 진행한 바 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들은 이를 막고자, 옥계요금소 하이패스 통행로를 제외한 2개의 유·무인 통행로를 차단했다. 이 때문에 운전자들이 고속도로를 역주행해 하이패스 통행로로 들어가는 위험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공공연대노조 한국도로공사 영업소지회에 따르면, 도로공사 관계자들은 5월 31일부로 계약이 종료된 수납원들에게 나가라고 요구했고, 수납원들은 교대근무가 끝나는 아침 7시까지 일하겠다고 해 실랑이가 벌어졌다.
공공연대노조 한국도로공사 영업소지회 김남순 강원지부장은 "6월 1일자로 해고된 인원은 100명 정도일 것"으로 추정했다.
▲ 3일 오전 강원도 삼척시 근덕 톨게이트에서 출근 투쟁을 하고 있는 요금소 수납원들의 모습. ⓒ공공연대노조 도로공사 영업소지회
3일 수납원들은 강원도 소재 근덕·삼척·옥계·망상·양양 등 요금소에서 출근 투쟁을 진행했다. 김 지부장은 출근투쟁에 대해 "(계약 종료된) 수납원들이 해고자가 아니라, 출근 의사가 분명히 있는 노동자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단체 행동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2012년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1,2심에서, (사측이) 파견법 위반, 불법 도급이란 판결을 받고 승소 했다.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며, "한국도로공사는 직접고용하라는 법원 판결을 이행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도로공사는 자회사를 강행해 법원 판결 자체를 무력화 시키려는 것"이라며 "우리의 투쟁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말했다.
한편, 한국도로공사 측은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자회사 고용을 거부하는 근로자들에 대해 대법원 판결 전까지, 기간제로 도로공사 조무원 업무를 하는 것을 권고하고 안내했다"며 "동의를 안 하면, 계약은 종료된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조무원 업무 내용에 대해 묻자 "노선·도로 정비, 청소, 조경 관리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당 노동자들과의 계약 종료로 '인력 부족' 문제가 발생하지 않냐는 질문에 "업소 별로 불필요한 인원을 줄이고, 교통량 매우 적은 영업소 같은 경우는 옆에 영업소와 묶어 효과적으로 운영을 할 계획"이라며 "기존 인력으로 조정을 해보고, 모자른 인력에 대해서는 자회사 신규 채용을 해 올해 12월 31일까지 기간제 고용했다"고 답했다.
출처 일터서 밀려난 고속도로 요금수납원들 “자회사 거부하면 화장실 청소, 풀 뽑기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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