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찍은 도장 들고온 요금 수납원 “자회사 전환 거부한다”
고속도로 요금소 수납원, 7월 1일 자회사 전환 거부 투쟁... 서울요금소 농성
[오마이뉴스] 윤성효 | 19.06.30 16:54 | 최종 업데이트 : 19.06.30 18:41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 고속도로 요금소(영업소, 톨게이트) 수납원들이 행동에 나섰다. 수납원 41명은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 캐노피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에 들어갔고, 조합원 1500여 명은 그 아래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수납원들은 이날 새벽 캐노피에 올라가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캐노피는 고속도로 요금소를 덮고 있는 구조물로 7m 정도 높이다.
이들은 “허울뿐인 정규직화, 1500명 집단해고, 청와대가 책임져라”, “해고는 살인이다. 이강래가 살인자다. 문재인도 공범이다”가 적힌 손팻말들을 들고 서 있거나 붙여 놓았다.
서울요금소 공터에서는 이날 오후부터 집회가 벌어졌다.
서울요금소에서 열린 집회에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참석해 발언하기도 했다. 고공농성과 집회에는 남해고속도로 칠서·칠원·군북·내서·함안요금소 등 전국 곳곳에서 온 수납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고공농성과 집회 등 투쟁에 나선 수납원들은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일반노조 지회(분회) 소속이거나 한국노총 한국도로공사톨게이트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다.
경북 김천에 본사가 있는 한국도로공사(사장 이강래)는 요금소 수납업무를 민간업체에 위탁해 운영해왔다. 그러다가 한국도로공사는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서비스(주)를 만들어 7월 1일부터 수납원들을 전환하기로 했다.
전국 고속도로 요금소는 340군데로 도로공사는 6월 1일 자로 31개, 6월 16일 13개 영업소를 자회사로 전환했다. 나머지는 7월 1일 자로 전환하기로 했다.
수납원들은 자회사 전환으로 일하는 것도 ‘사실상’ 비정규직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고속도로 수납원은 원래 한국도로공사 소속이었다가 외환위기(IMF) 이후 위탁업체가 바뀌었다.
법원은 수납원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수납원들이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이 1심에 이어 항소심 역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수납원들이 서울동부지원과 성남지원에 냈던 소송에서 이겼고, 항소심 서울고등법원도 2017년 2월 3일 “톨게이트 근로자들이 도로공사 소속 근로자임을 확인하는 판결”을 내렸으며, 이는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대법원판결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수납원들을 자회사 직원 신분으로 전환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자회사 전환에 거부하면 7월 1일 자로 ‘한시적 기간제 근로자’로 한다고도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수납원들의 투쟁과 관련해 낸 성명을 통해 “한국도로공사의 자회사 전적 강요는 불법파견 판결 자체를 무력화하고,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부당노동행위이다”라며 “정부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의한 직접 고용이 아니란 점에서도 마찬가지로 부당하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한국도로공사가 자회사 출범을 강행하면서 법원 판결 불이행이라는 위법성을 피하기 위해 한시적 기간제를 선택할 수 있다는 터무니없는 꼼수까지 동원하고 있으니 어찌 ‘공사’라 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계속해서 집단해고, 불법파견,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다면 노동자와 국민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며 “부당한 자회사 전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며, 투쟁도 그만두지도 않을 것이며 마침내 결사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요금소 캐노피에 올라가 농성하고 있는 도명화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장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전국 수납원들이 다 모였다. 긴장도 되지만 마음이 크게 침울하지는 않다. 이곳은 지금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며 “이 투쟁은 반드시 우리가 이긴다고 본다. 자회사 전환을 막아낼 것이라 분명히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전서정 일반노조 칠서톨게이트지회장은 투쟁 발언을 통해 “제가 오늘 들고 있는 물건이 하나 있다. 무엇인 줄 아느냐. 16년 동안 야간 근무를 마친 후 찍던 도장이다. 제가 어떤 심정으로 도장을 가지고 나왔는지는 여러분이 잘 알 것이다”라며 “장장 16년 동안 찍었는데 이제 더 이상 도장을 찍지 말라고 한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전 지회장은 “어제 근무를 서면서 깜짝 놀랐다. 근무표의 ‘기타수입란’에 보면 근무자 이름이 등록된다. 그런데 소장 퇴직자들이 3개월 기간제로 영업소에 등록이 돼 있다.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며 “정년퇴직한 사람들이 퇴직금 다 받아먹고 다시 기간제로 들어와서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인데 이게 말이 되느냐”고 밝혔다.
출처 16년 찍은 도장 들고온 요금 수납원 “자회사 전환 거부한다”
고속도로 요금소 수납원, 7월 1일 자회사 전환 거부 투쟁... 서울요금소 농성
[오마이뉴스] 윤성효 | 19.06.30 16:54 | 최종 업데이트 : 19.06.30 18:41
▲ 고속도로 요금소 수납원들이 30일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 캐노피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 민주일반연맹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 고속도로 요금소(영업소, 톨게이트) 수납원들이 행동에 나섰다. 수납원 41명은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 캐노피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에 들어갔고, 조합원 1500여 명은 그 아래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수납원들은 이날 새벽 캐노피에 올라가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캐노피는 고속도로 요금소를 덮고 있는 구조물로 7m 정도 높이다.
이들은 “허울뿐인 정규직화, 1500명 집단해고, 청와대가 책임져라”, “해고는 살인이다. 이강래가 살인자다. 문재인도 공범이다”가 적힌 손팻말들을 들고 서 있거나 붙여 놓았다.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30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에서 열린 수납원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민주일반연맹
서울요금소 공터에서는 이날 오후부터 집회가 벌어졌다.
서울요금소에서 열린 집회에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참석해 발언하기도 했다. 고공농성과 집회에는 남해고속도로 칠서·칠원·군북·내서·함안요금소 등 전국 곳곳에서 온 수납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고공농성과 집회 등 투쟁에 나선 수납원들은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일반노조 지회(분회) 소속이거나 한국노총 한국도로공사톨게이트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다.
경북 김천에 본사가 있는 한국도로공사(사장 이강래)는 요금소 수납업무를 민간업체에 위탁해 운영해왔다. 그러다가 한국도로공사는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서비스(주)를 만들어 7월 1일부터 수납원들을 전환하기로 했다.
전국 고속도로 요금소는 340군데로 도로공사는 6월 1일 자로 31개, 6월 16일 13개 영업소를 자회사로 전환했다. 나머지는 7월 1일 자로 전환하기로 했다.
수납원들은 자회사 전환으로 일하는 것도 ‘사실상’ 비정규직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고속도로 수납원은 원래 한국도로공사 소속이었다가 외환위기(IMF) 이후 위탁업체가 바뀌었다.
법원은 수납원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수납원들이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이 1심에 이어 항소심 역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수납원들이 서울동부지원과 성남지원에 냈던 소송에서 이겼고, 항소심 서울고등법원도 2017년 2월 3일 “톨게이트 근로자들이 도로공사 소속 근로자임을 확인하는 판결”을 내렸으며, 이는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대법원판결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수납원들을 자회사 직원 신분으로 전환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자회사 전환에 거부하면 7월 1일 자로 ‘한시적 기간제 근로자’로 한다고도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수납원들의 투쟁과 관련해 낸 성명을 통해 “한국도로공사의 자회사 전적 강요는 불법파견 판결 자체를 무력화하고,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부당노동행위이다”라며 “정부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의한 직접 고용이 아니란 점에서도 마찬가지로 부당하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한국도로공사가 자회사 출범을 강행하면서 법원 판결 불이행이라는 위법성을 피하기 위해 한시적 기간제를 선택할 수 있다는 터무니없는 꼼수까지 동원하고 있으니 어찌 ‘공사’라 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계속해서 집단해고, 불법파견,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다면 노동자와 국민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며 “부당한 자회사 전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며, 투쟁도 그만두지도 않을 것이며 마침내 결사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요금소 캐노피에 올라가 농성하고 있는 도명화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장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전국 수납원들이 다 모였다. 긴장도 되지만 마음이 크게 침울하지는 않다. 이곳은 지금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며 “이 투쟁은 반드시 우리가 이긴다고 본다. 자회사 전환을 막아낼 것이라 분명히 확신한다”고 말했다.
▲ 전서정 일반노조 칠서톨게이트지회장이 16년근 근무하면서 찍었던 도장. ⓒ 민주일반연맹
이날 집회에 참석한 전서정 일반노조 칠서톨게이트지회장은 투쟁 발언을 통해 “제가 오늘 들고 있는 물건이 하나 있다. 무엇인 줄 아느냐. 16년 동안 야간 근무를 마친 후 찍던 도장이다. 제가 어떤 심정으로 도장을 가지고 나왔는지는 여러분이 잘 알 것이다”라며 “장장 16년 동안 찍었는데 이제 더 이상 도장을 찍지 말라고 한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전 지회장은 “어제 근무를 서면서 깜짝 놀랐다. 근무표의 ‘기타수입란’에 보면 근무자 이름이 등록된다. 그런데 소장 퇴직자들이 3개월 기간제로 영업소에 등록이 돼 있다.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며 “정년퇴직한 사람들이 퇴직금 다 받아먹고 다시 기간제로 들어와서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인데 이게 말이 되느냐”고 밝혔다.
▲ 고속도로 요금소 수납원들이 30일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 캐노피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 민주일반연맹
출처 16년 찍은 도장 들고온 요금 수납원 “자회사 전환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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