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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태한 삼바 대표 ‘회계사기’ 혐의 구속영장 청구

검찰, 김태한 삼바 대표 ‘회계사기’ 혐의 구속영장 청구
삼바 관계자 중 처음으로
증거인멸 아닌 회계사기 영장
재무 임원 2명도 함께 청구
구속땐 ‘이재용 승계’ 수사 탄력

[한겨레] 임재우 기자 | 등록 : 2019-07-16 17:48 | 수정 : 2019-07-16 21:10


▲ 분식회계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는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지난 5월 24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강창광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회계사기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분식회계 과정에 관여하고 지시한 혐의로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삼성바이오 관계자가 증거인멸이 아닌 회계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16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및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위반 등 혐의로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과 김아무개 전무(최고재무책임자·CFO), 심아무개 상무(재경팀장) 등 3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5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의 회계처리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4조5천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합병 전 분식회계를 정당화하기 위해 2016~2017년에도 추가로 분식을 저지른 정황도 파악했다.

검찰은 2016년 11월 이뤄진 삼성바이오의 코스피 상장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김 대표와 김 전무는 상장 이후 규정에 없는 상여금 명목으로 회삿돈 수십억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도 받고 있다.

이번 구속영장 청구는 삼성바이오 회계사기 혐의가 검찰 수사를 통해 상당 부분 입증됐다는 신호로 읽힌다. 앞서 검찰은 이왕익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을 비롯한 삼성 임직원 8명을 구속기소했지만, 이들은 지난해 삼성바이오와 자회사인 삼성에피스에서 벌어진 조직적인 증거인멸 혐의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본류 수사가 입증되지 않았다면 증거인멸로 영장이 발부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회계사기 혐의 입증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법원이 김 대표의 혐의를 인정해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삼성바이오 회계사기 수사는 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이라는 삼성그룹 승계 작업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삼성바이오 회계사기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무리하게 부풀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은 자신이 대주주(지분율 23.23%)인 제일모직 가치가 높게 평가된 합병으로 큰 이익을 봤는데, 제일모직이 대주주(지분율 46.79%)인 삼성바이오가 2015년 이전부터 자본잠식 상태였다고 판정되면 합병 과정(합병비율)의 정당성이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은 최근 2015년 합병 당시 합병비율 검토 보고서를 작성한 딜로이트안진 소속 회계사들로부터 “삼성 쪽 지시로 이재용한테 유리한 합병비율에 맞춰 보고서 내용을 조작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 대표 등의 신병처리 결정이 나면, 검찰은 합병과 회계사기의 최종 수혜자인 이재용 소환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 흐름으로는 이르면 윤석열 검찰총장 내정자의 총장 취임(25일) 직후에 소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최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 여파로 긴박해진 삼성전자 상황이 소환 시점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출처  ‘분식회계 혐의’ 김태한 삼바 사장 구속영장…검찰 “본류수사 입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