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구도 아닌 유엔사, 왜 ‘유엔깃발’ 사용하냐”
뉴욕 한복판서 들려온 외침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에 공개 질의
“미국이 유엔 이름 도용했다”
[민중의소리] 신종훈 기자 | 발행 : 2019-10-02 18:55:06 | 수정 : 2019-10-02 18:55:36
주한미군이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이후에도 작전상 기득권을 위해 미군 주도의 유엔군사령부(유엔사)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평화단체들은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유엔사의 ‘유엔 깃발’ 사용 중단을 촉구했다.
코리아국제평화포럼(KIPF)과 국제민주법률가협회(IADL) 등 국내외 46개 평화단체들은 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처치센터(Church Center of UN)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엔 산하 공식기구도 아닌 ‘유엔사’가 유엔 깃발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불법”이라며 “유엔기 사용 승인권을 가진 유엔 사무총장이 이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관련 내용의 공개 질의서를 발송하기도 했다.
지난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7월 7일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만들어진 유엔사는 다국적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행사했지만,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 창설 이후에는 미군이 주도하는 유명무실한 상태로 명맥을 유지해왔다. “유엔사는 미국통합사령부의 가짜 이름”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하지만 미국은 한미 양국 간 전작권 환수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뒤부터 유엔사의 조직·인력·기능을 꾸준히 확충하고 있다. 미국이 전작권을 이양한 뒤에도 유엔사를 통해 실질적으로 한국군을 통제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또 미국은 유엔사를 다국적 군사기구로 강화하고 독자적인 작전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6.25전쟁 참전국도 아닌 일본을 ‘유엔사 전력제공국’에 참여시키는 방안까지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1970년대부터 이미 유엔 회원국들은 ‘유엔사 해체’와 유엔기 사용 중지를 요구해왔다”며 “1975년에는 유엔총회에서 ‘유엔사 해체’까지 결의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1993년에는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이 공개답변을 통해 유엔사는 유엔 산하의 기관이 아니라는 것을 밝혔다”며 “이듬해에는 자신이 유엔 깃발의 사용을 승인한 적이 없다는 입장까지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미국은 국제사회와 유엔헌장, 유엔 깃발법, 유엔총회, 유엔 사무총장의 입장을 무시하면서 지금까지 유엔 깃발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한국과 미국 등 국제 평화단체들은 유엔 사무총장이 자신의 권한을 행사해 유엔사의 유엔 깃발 사용을 금지시키는 실질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는 질의서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류경완 코리아국제평화포럼 공동대표는 “유엔사는 4.27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남북교류를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라며 “온 국민의 기대와 염원을 모았던 남북철도·도로 연결 사업도 유엔사가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 화해 분위기에 역행해 유엔사의 지위와 역할을 강화하고, 미일동맹을 강화해 유엔사 후방기지인 일본 자위대까지 끌어들여 한반도에 개입할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낸 국제민주법률가협회 회장 진 마이어 변호사도 “미국이 그동안 유엔의 이름을 도용하며 유엔의 군대인 것처럼 위장해온 것은 유엔의 평화 정신을 심각히 위배하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회견 주최측은 구테헤스 총장에 대한 공개 질의서 발송을 비롯해 유엔사의 실체를 알려나가기 위한 국제적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리아국제평화포럼 등 6개 단체로 구성된 ‘평화사절단’은 이번 유엔총회 기간 뉴욕에서 ‘한반도 평화’ 이슈를 알리는 활동을 진행했다.
아래는 국제민주법률가협회가 국내외 평화단체들의 연명을 받아 구테헤스 총장에게 보낸 공개 질의서 전문이다.
출처 뉴욕 한복판서 들려온 외침 “유엔기구도 아닌 유엔사, 왜 ‘유엔깃발’ 사용하냐”
뉴욕 한복판서 들려온 외침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에 공개 질의
“미국이 유엔 이름 도용했다”
[민중의소리] 신종훈 기자 | 발행 : 2019-10-02 18:55:06 | 수정 : 2019-10-02 18:55:36
▲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처치센터(Church Center of UN)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코리아국제평화포럼 등 ‘유엔평화사절단’ ⓒ코리아국제평화포럼
주한미군이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이후에도 작전상 기득권을 위해 미군 주도의 유엔군사령부(유엔사)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평화단체들은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유엔사의 ‘유엔 깃발’ 사용 중단을 촉구했다.
코리아국제평화포럼(KIPF)과 국제민주법률가협회(IADL) 등 국내외 46개 평화단체들은 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처치센터(Church Center of UN)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엔 산하 공식기구도 아닌 ‘유엔사’가 유엔 깃발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불법”이라며 “유엔기 사용 승인권을 가진 유엔 사무총장이 이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관련 내용의 공개 질의서를 발송하기도 했다.
지난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7월 7일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만들어진 유엔사는 다국적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행사했지만,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 창설 이후에는 미군이 주도하는 유명무실한 상태로 명맥을 유지해왔다. “유엔사는 미국통합사령부의 가짜 이름”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하지만 미국은 한미 양국 간 전작권 환수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뒤부터 유엔사의 조직·인력·기능을 꾸준히 확충하고 있다. 미국이 전작권을 이양한 뒤에도 유엔사를 통해 실질적으로 한국군을 통제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또 미국은 유엔사를 다국적 군사기구로 강화하고 독자적인 작전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6.25전쟁 참전국도 아닌 일본을 ‘유엔사 전력제공국’에 참여시키는 방안까지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1970년대부터 이미 유엔 회원국들은 ‘유엔사 해체’와 유엔기 사용 중지를 요구해왔다”며 “1975년에는 유엔총회에서 ‘유엔사 해체’까지 결의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1993년에는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이 공개답변을 통해 유엔사는 유엔 산하의 기관이 아니라는 것을 밝혔다”며 “이듬해에는 자신이 유엔 깃발의 사용을 승인한 적이 없다는 입장까지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 한미연합사령관을 비롯해 주한미군사령관, 유엔군사령관을 혼자 다 맡고 있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진공동취재단
이들은 “미국은 국제사회와 유엔헌장, 유엔 깃발법, 유엔총회, 유엔 사무총장의 입장을 무시하면서 지금까지 유엔 깃발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한국과 미국 등 국제 평화단체들은 유엔 사무총장이 자신의 권한을 행사해 유엔사의 유엔 깃발 사용을 금지시키는 실질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는 질의서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류경완 코리아국제평화포럼 공동대표는 “유엔사는 4.27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남북교류를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라며 “온 국민의 기대와 염원을 모았던 남북철도·도로 연결 사업도 유엔사가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 화해 분위기에 역행해 유엔사의 지위와 역할을 강화하고, 미일동맹을 강화해 유엔사 후방기지인 일본 자위대까지 끌어들여 한반도에 개입할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낸 국제민주법률가협회 회장 진 마이어 변호사도 “미국이 그동안 유엔의 이름을 도용하며 유엔의 군대인 것처럼 위장해온 것은 유엔의 평화 정신을 심각히 위배하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회견 주최측은 구테헤스 총장에 대한 공개 질의서 발송을 비롯해 유엔사의 실체를 알려나가기 위한 국제적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리아국제평화포럼 등 6개 단체로 구성된 ‘평화사절단’은 이번 유엔총회 기간 뉴욕에서 ‘한반도 평화’ 이슈를 알리는 활동을 진행했다.
아래는 국제민주법률가협회가 국내외 평화단체들의 연명을 받아 구테헤스 총장에게 보낸 공개 질의서 전문이다.
▲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처치센터(Church Center of UN)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코리아국제평화포럼 등 ‘유엔평화사절단’ ⓒ코리아국제평화포럼
사무총장 안토니오 구테레스 귀하
뉴욕시, 국제연합 본부
소위 ‘유엔사’의 한국과 일본에서의 유엔기사용에 대한 유엔사무총장의 입장
친애하는 사무총장님,
나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가 인정한 비정부기구인 본인의 조직과 이 서한을 지지하는 다른 시민사회단체들을 대신하여 이 서한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엔총회가 유엔의 이름을 옹호하기 위해 유엔초창기에 결의를 채택하였고, 유엔사무총장이 유엔기법을 채택하고 그 존엄성을 옹호하도록 유엔총회에 의해 승인된 바 있기에, 위 주제에 대한 총장님의 의견을 구하는 바입니다.
1. 미군은 1950년 7월 미국이 일방적으로 창설한 소위 “유엔군사령부”라는 이름으로 한국과 일본의 특정 군사기지에서 아직까지도 유엔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1950년 7월 7일 유엔안전보장 이사회 결의 84에 기반하여 유엔기의 사용을 정당화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유엔기 사용에는 몇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안보리는 안보리결의 84호에 의해 권고된 유엔이 아닌 다국적통합사령부에 유엔기의 사용을 승인하는데 있어서 중대한 실수를 범했습니다. 아마도 당시 몇몇 안보리 회원국들은 안보리에 그런 권한이 있다고 믿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당시 유엔헌장과 유엔법에 대한 최고의 국제법학자였던 한스 켈센 교수에 의하면 그러한 견해는 “유엔헌장이나 총회결의167(II)호 어디에도 근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더군다나 안보리결의84호는 “북한군에 대한 작전 중” 유엔기 사용을 “통합군사령부”에 승인했지만 미군은 한국에서 군사작전을 펼치면서 전쟁 초부터 “유엔군사령부”란 이름으로 유엔기를 사용했습니다.
2. 유엔기법은 1947년 12월 19일 처음 공표되었고 그 8항에 “유엔기는 이 유엔기법에 따라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적혀있습니다. 그러나 이 법은 군사작전에서의 깃발 사용을 승인하는 조항이 아예 없었습니다. 1950년 7월 28일 트리그브 리 유엔사무총장은 “군사작전 중 유엔깃발사용은 유엔관할기구가 구체적으로 이를 승인했을 때만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된 6항의 새로운 문장을 깃발법에 추가하였습니다. 켈센 교수는 이 새 조항에 대해 안보리결의 84에 대한 “사후정당화”라고 비판했습니다.
3. 1972년 9월 15일 28개회원국이 유엔사무총장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이 국가들은 제27차 유엔총회에 “한반도의 자주적, 평화적 통일을 촉진시키기 위한 우호적인 여건의 조성”이란 결의문 초안을 사무총장에게 제출하였고 이 결의문 제 2항에 의하면 총회는 “한국에서의...유엔 깃발 사용권의 폐기를 고려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그 후 미국은 안보리에 보낸 서한에서 “유엔기 사용의 자제를 포함하여 ‘유엔군사령부’의 노출을 줄이는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약 석달 후 미국은 안보리에 보낸 다른 서한에서 “1975년 8월 25일부터 유엔기”는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실행과 직접 관련된 시설을 제외하고는” 한국의 모든 군사시설에서 더 이상 게양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지했습니다. 미국은 이 조치를 한국에서의 유엔기 사용 중지를 요구해온 회원국들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취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조치는 사무총장의 권한과 의사를 무시한 조치였습니다.
4. 1993년 12월 24일, 비무장지대의 남·북간 경계선을 넘은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Boutros Boutros Ghali) 유엔 사무총장은 자신은 판문점에 유엔기를 게양할 수 있는 권한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사무총장 이전에 국제법학자이기도 한 그의 소견은 사실이며 정당한 것이었습니다.
1994년 6월 사무총장은 더 나아가 안보리결의 84호가 “안보리의 산하기구로 통합사령부를 설립하지 않았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달리 말하면 “통합사령부”는 유엔안보리의 통제하에 있지 않으며 따라서 “유엔사령부”로 부를 수 없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는 총장님께 다음 4가지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1) 안보리결의 84호가 유엔기구가 아닌 “통합사령부”에 북한군에 대한 작전과정에서 유엔기사용을 승인한 것은 유엔헌장과 유엔기법을 위반한 것 아닙니까?
2) 미국이 자기주도로 소위 “유엔사”를 창설한 다음 “유엔사”라는 이름으로 유엔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안보리결의 84호의 위반 아닙니까?
3) 1953년 7월 27일 한국에서 실질적인 전투가 중단되었고 안보리결의 84호의 주요 목표가 달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까지도 “유엔사령부”라는 이름으로 유엔기를 계속 사용함으로써 미국은 안보리결의 84호를 위반한 것 아닙니까?
4) 만약, 미국이 유엔헌장, 유엔기법, 그리고 안보리 결의 84호를 위반했다면, 한국과 일본에서의 유엔기의 남용을 중단시키기 위해서 사무총장님은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입니까?
이 문제에 대해 총장님의 관심과 친절한 답변이 최대한 빨리 이루어진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총장님께
국제민주법률가협회 사무총장 진 마이어
뉴욕시, 국제연합 본부
소위 ‘유엔사’의 한국과 일본에서의 유엔기사용에 대한 유엔사무총장의 입장
친애하는 사무총장님,
나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가 인정한 비정부기구인 본인의 조직과 이 서한을 지지하는 다른 시민사회단체들을 대신하여 이 서한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엔총회가 유엔의 이름을 옹호하기 위해 유엔초창기에 결의를 채택하였고, 유엔사무총장이 유엔기법을 채택하고 그 존엄성을 옹호하도록 유엔총회에 의해 승인된 바 있기에, 위 주제에 대한 총장님의 의견을 구하는 바입니다.
1. 미군은 1950년 7월 미국이 일방적으로 창설한 소위 “유엔군사령부”라는 이름으로 한국과 일본의 특정 군사기지에서 아직까지도 유엔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1950년 7월 7일 유엔안전보장 이사회 결의 84에 기반하여 유엔기의 사용을 정당화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유엔기 사용에는 몇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안보리는 안보리결의 84호에 의해 권고된 유엔이 아닌 다국적통합사령부에 유엔기의 사용을 승인하는데 있어서 중대한 실수를 범했습니다. 아마도 당시 몇몇 안보리 회원국들은 안보리에 그런 권한이 있다고 믿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당시 유엔헌장과 유엔법에 대한 최고의 국제법학자였던 한스 켈센 교수에 의하면 그러한 견해는 “유엔헌장이나 총회결의167(II)호 어디에도 근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더군다나 안보리결의84호는 “북한군에 대한 작전 중” 유엔기 사용을 “통합군사령부”에 승인했지만 미군은 한국에서 군사작전을 펼치면서 전쟁 초부터 “유엔군사령부”란 이름으로 유엔기를 사용했습니다.
2. 유엔기법은 1947년 12월 19일 처음 공표되었고 그 8항에 “유엔기는 이 유엔기법에 따라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적혀있습니다. 그러나 이 법은 군사작전에서의 깃발 사용을 승인하는 조항이 아예 없었습니다. 1950년 7월 28일 트리그브 리 유엔사무총장은 “군사작전 중 유엔깃발사용은 유엔관할기구가 구체적으로 이를 승인했을 때만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된 6항의 새로운 문장을 깃발법에 추가하였습니다. 켈센 교수는 이 새 조항에 대해 안보리결의 84에 대한 “사후정당화”라고 비판했습니다.
3. 1972년 9월 15일 28개회원국이 유엔사무총장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이 국가들은 제27차 유엔총회에 “한반도의 자주적, 평화적 통일을 촉진시키기 위한 우호적인 여건의 조성”이란 결의문 초안을 사무총장에게 제출하였고 이 결의문 제 2항에 의하면 총회는 “한국에서의...유엔 깃발 사용권의 폐기를 고려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그 후 미국은 안보리에 보낸 서한에서 “유엔기 사용의 자제를 포함하여 ‘유엔군사령부’의 노출을 줄이는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약 석달 후 미국은 안보리에 보낸 다른 서한에서 “1975년 8월 25일부터 유엔기”는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실행과 직접 관련된 시설을 제외하고는” 한국의 모든 군사시설에서 더 이상 게양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지했습니다. 미국은 이 조치를 한국에서의 유엔기 사용 중지를 요구해온 회원국들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취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조치는 사무총장의 권한과 의사를 무시한 조치였습니다.
4. 1993년 12월 24일, 비무장지대의 남·북간 경계선을 넘은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Boutros Boutros Ghali) 유엔 사무총장은 자신은 판문점에 유엔기를 게양할 수 있는 권한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사무총장 이전에 국제법학자이기도 한 그의 소견은 사실이며 정당한 것이었습니다.
1994년 6월 사무총장은 더 나아가 안보리결의 84호가 “안보리의 산하기구로 통합사령부를 설립하지 않았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달리 말하면 “통합사령부”는 유엔안보리의 통제하에 있지 않으며 따라서 “유엔사령부”로 부를 수 없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는 총장님께 다음 4가지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1) 안보리결의 84호가 유엔기구가 아닌 “통합사령부”에 북한군에 대한 작전과정에서 유엔기사용을 승인한 것은 유엔헌장과 유엔기법을 위반한 것 아닙니까?
2) 미국이 자기주도로 소위 “유엔사”를 창설한 다음 “유엔사”라는 이름으로 유엔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안보리결의 84호의 위반 아닙니까?
3) 1953년 7월 27일 한국에서 실질적인 전투가 중단되었고 안보리결의 84호의 주요 목표가 달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까지도 “유엔사령부”라는 이름으로 유엔기를 계속 사용함으로써 미국은 안보리결의 84호를 위반한 것 아닙니까?
4) 만약, 미국이 유엔헌장, 유엔기법, 그리고 안보리 결의 84호를 위반했다면, 한국과 일본에서의 유엔기의 남용을 중단시키기 위해서 사무총장님은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입니까?
이 문제에 대해 총장님의 관심과 친절한 답변이 최대한 빨리 이루어진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총장님께
국제민주법률가협회 사무총장 진 마이어
출처 뉴욕 한복판서 들려온 외침 “유엔기구도 아닌 유엔사, 왜 ‘유엔깃발’ 사용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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