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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협의회 “살인자들, 처벌받을 때까지 죽어서도 포기 않겠다”

세월호 가족협의회 “살인자들, 처벌받을 때까지 죽어서도 포기 않겠다”
세월호 유가족 “우리아이 살 수 있었는데…분해서 미치겠다”
[민중의소리] 이승훈 기자 | 발행 : 2019-10-31 17:40:25 | 수정 : 2019-10-31 17:40:25


▲ 31일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세월호참사 구조수색 적정성 조사내용 중간발표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장훈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특조위는 참사 당일 해경이 희생자를 발견하고도 병원에 이송할 때까지 4시간 41분이 걸리는 등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9.10.31. ⓒ뉴스1

“이건 명백한 살인입니다. 국민의 생명 함부로 여긴 세월호 참사 살인자들, 당신들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반드시 당신들 모두 법에 따라 처벌 받도록 만들 겁니다. 죽는 날까지 아니 죽어서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 장훈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31일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회적참사특조위)의 ‘세월호 참사 구조수색 적정성 관련 조사내용 중간발표’ 직후, 장훈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유가족 입장을 발표했다.

입장발표를 끝내고 방청석으로 돌아온 장 위원장은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움켜쥔 양손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그리고 한참을 그렇게 고개 숙여 흐느꼈다. 사회적참사특조위 발표를 들은 다른 유가족들도 모두 그곳에서 소리 없이 울었다. 단원고 2학년 7반 영석 엄마 권미화 씨는 눈물을 흘리며 취재진을 향해 그동안 억눌린 울분을 토해내기도 했다.

“분해서 미치겠네… 여기 엄마들한테 왜 이렇게 했냐고! 250명 아이들 다 소중한 아이들 구할 수 있는 시간에 다 죽여 놓고! 몇 년 동안 우리가 얘기했을 때 가까이 와서 촬영만 하고, 우리가 쳐다보면 우리의 얘기는 듣지도 않고, 돈 얘기만 하고! 우리 가족들이 보험금 많이 받으려고, 돈 더 받으려고 했다는. 왜 당신들 그런 방송하면서 우리를 나쁘게 만들었냐고! 자식을 잃은 사람들인데!” - 영석 엄마 권미화 씨

▲ 31일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구조수색 적정성 조사내용 중간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장훈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책상을 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특조위는 참사 당일 해경이 희생자를 발견하고도 병원에 이송할 때까지 4시간 41분이 걸리는 등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9.10.31. ⓒ뉴스1

▲ 31일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세월호참사 구조수색 적정성 조사내용 중간발표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4.16 가족협의회 유가족들이 슬픔에 잠겨 있다. 특조위는 참사 당일 해경이 희생자를 발견하고도 병원에 이송할 때까지 4시간 41분이 걸리는 등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9.10.31. ⓒ뉴스1


“우리 아이, 살아서 돌아올 수 있었다”

이날 사회적참사특조위는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오후 5시 24분경 세월호 근처에서 발견된 학생 A군이 헬기를 통해 긴급 이송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사회적참사특조위는 “학생을 이송했어야 했던 헬기엔 해경청장, 서해청장 등이 탔다”고 밝혔다. 또 당시 원격의료시스템에 나타난 산소포화도 수치가 69%였다는 점과 당시 상황자료를 함께 살펴본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학생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사망했다고 판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헬기로 이송했으면 25분 만에 이송을 완료했겠지만, 배와 육로 등으로 이송하는 바람에 4시간 41분이 소요됐다”고 강조했다.

간담회 마지막 순서로, 장훈 운영위원장이 유가족 입장문을 발표했다.

장 위원장은 “오늘 발표 내용은 한마디로, 우리 아이가 처음 발견됐을 때는 살아있었는데, 적절한 응급조치가 실시되지 않아 희생됐다는 것”이라며 “발견 직후 원격진료한 의사의 지시대로 즉각 헬기에 태웠다면, 우리 아이는 살아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런데 해경은 살수도 있는 생명을 고의로 죽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우리 아이를 수송했어야 할 그 헬기에 김수현 서해청장, 김석균 해경청장이 타고 간 것”이라며 “응급한 생명을 살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대체 뭔가”라고 분노했다.

그는 “당신들에겐 물에서 건진 한명의 아이였지만, 우리에겐 단 하나 남은 희망이었다. 당신들은 우리의 희망을 죽였다”라며 “대한민국 정부와 검찰에 요구한다. 이 사실을 즉각 수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장 위원장은 언론에도 요구했다. 그는 “제발 오늘 이 발표내용을 그대로 보도해 달라, 우리 유가족의 절규를 있는 그대로 보도해 달라, 끔찍하고 잔인한 저들의 범죄사실을 전부 제대로 보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입장 전문이다.

사단법인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단원고 2학년 8반 장준형아빠 장훈입니다.

심장이 떨리고 피가 거꾸로 솟는 마음입니다.
분하고 억울해서 눈물도 나오지 않고 말도 나오지 않습니다.
오늘 사참위 발표 내용은 한마디로, 우리 아이가 처음 발견되었을 때는 살아있었는데, 적절한 응급조치가 실시되지 않아 희생되었다는 겁니다.

사고당일 5시 24분 발견 직후 원격진료한 의사의 지시대로 즉각 헬기에 태워 수송했다면, 우리 아이는 살아서 집으로 돌아올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해경은 살수도 있는 생명을 고의로 죽였습니다.

당시 3009함에는 헬기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우리 아이를, 응급한 아이를 수송했어야 할 그 헬기에 김수현 서해청장이, 김석균 해경청장이 타고 간 겁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응급한 생명을 살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대체 무엇입니까?

생명이 위독한 아이를 몇 번이나 이 배 저 배로 옮겨 태워 가며 무려 4시간이 넘도록 시간을 끌다 병원에 도착하게 했습니다.
헬기는 엉뚱한 지휘부가 차지했습니다.

이건 명백히 살인입니다.
국민의 생명을 고의로 살인한 겁니다.

꽉 막힌 도로 위에서도 엠브란스가 지나가면 모두가 길을 비켜줍니다. 그런데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를 이송했어야 할 헬기를 앞에 두고 왜? 무엇 때문에? 누구의 지시로 이런 짓을 한 겁니까?
당신들이 인간입니까?

김석균, 김수현, 김문홍 그리고 당시 현장 관계자들 당신들은 모두 살인범들입니다.
살릴 수 있었던 국민을, 우리 아이를 당신들이 죽였습니다.
당신들 중 누구라도 우리 아이의 생사를 신경이나 쓴 사람이 있습니까?
당신들에게는 물에서 건진 한명의 아이였지만 우리에겐 단 하나 남은 희망이었습니다.
당신들은 우리의 희망을 죽였습니다.
우리에게 남은 단 한 조각의 촛불을 꺼버린 겁니다.

대한민국 정부에 엄중히 요구합니다.
검찰에 강력히 요구합니다.
오늘 사참위가 발표한 이 사실을 즉각 수사해주십시오.
철저히 수사하고 기소하고 관련자 모두를 살인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다하십시오.
우리의 마지막 희망을 앗아간 저 살인범들을 반드시 처벌 해 주십시오.

언론에 요구합니다.
제발 오늘 이 발표내용 그대로 보도해 주십시오. 우리 유가족들의 절규를 있는 그대로 보도해 주십시오.
저 살인자들은 살아 돌아올 수 있었던 우리 아이를 잔인하게 죽였습니다.
기억하십니까? 2014년 4월 16일 그날 그 시간! 우리 부모들은 진도 팽목항에서 내 자식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제발 내 새끼 살아 돌아오게 해달라고 미친 듯이 소리치고 애원하고 빌었습니다.
그때 저들은 우리에게 모든 세력을 다 동원해 구조하고 있다 했습니다.
그런데 진실은 어땠습니까?
박근혜 정부와 해경은 304분의 국민을 산채로 배 안에 가두고 탈출을 막아 살인했습니다.
더 나아가 현장에서 발견된 생존자마저 응급이송을 지연시켜 살인한 겁니다.
그때 언론인 당신들은 정부의 발표만을 충실이 전달하는 대변인이었습니다. 오늘은 제발 언론인의 양심에 맞게 이 끔찍하고 잔인한 저들의 범죄사실을 전부 제대로 보도해 주십시오.

국민의 생명을 함부로 여긴 세월호 참사 살인자들은 똑바로 들으십시오.
당신들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반드시 당신들 모두 법에 따라 처벌 받도록 만들 겁니다.
죽는 날까지 아니 죽어서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끝까지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도대체 왜 우리 250명 아이들을 304분 국민을 죽였는지 모두 다 밝혀내고 책임자 전원 다 처벌할 겁니다. 그때까지 우리 세월호 유가족들은 목숨을 걸고 싸울 겁니다.

국민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책임자처벌을 위한 전면재수사를 촉구하는 국민고소고발인 대회가 11월 2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립니다.
우리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이 잔악무도한 세월호참사 책임자들을 모두 전면 재수사하고 처벌하라고 한 목소리로 외쳐주시길 바랍니다.

- (사)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출처  세월호 가족협의회 “살인자들, 처벌받을 때까지 죽어서도 포기 않겠다”(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