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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박정희·박근혜

주체사상탑 방문은 관광` 박근혜의 옹색한 `변명`

"주체사상탑 방문은 관광" 박근혜의 옹색한 '변명'
[주장] 종북론의 이중잣대 불편하다
[오마이뉴스] 김원식 | 12.06.15 18:39 | 최종 업데이트 12.06.15 18:39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종북 논쟁과 관련하여, 2002년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이 북한 주체사상탑을 방문한 사실을 "단순히 관광 차원의 방문이었을 뿐"이라고 옹색하게 변명했다.

박 전 대표는 당시에 기록한 자신의 방북기가 수정되었다는 논란이 발생한 2006년 11월 7일 <뉴스라이브> 등 인터넷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서울에도 63빌딩이 있고 남산타워가 있듯이 주체사상탑 전망대에 올라가면 평양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관광 차원에서 간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단순히 관광차원으로 방문하였다는 이 주체사상탑 방문 일정이 박근혜 전 위원장의 방북기에는 없는 것은 물론, 그 이후 공개된 동영상에는 단순한 관광 차원을 넘어서는 여러 가지 모습들이 들어 있다.

2008년경 인터넷에 공개된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전 위원장의 북한 방문 영상에는 박 전 대표가 주체사상탑을 방문하는 장면이 아주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더욱이 주체사상탑 뒷면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여러 관계국들로부터 온 주체사상(탑) 찬양 현판들을 둘러보는 모습이 자세히 나오고 있다.

또한, 이후 박근혜 전 위원장이 방명록에 서명한 다음 옆에 있던 북한 여성 관계자가 박 전 대표가 방문록에 "기다리던 단비가 오는 가운데 평양의 전경을 잘 보고 돌아갑니다. 감사합니다"라고 기록을 남겼다고 또박또박 읽는 장면까지 생생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박근혜 전 위원장의 방북기에는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 박근혜 의원이 주체탑 방명록에 서명하는 모습 ⓒ 조선중앙방송 갈무리

<뉴스데일리> 2010년 7월 20일자 보도에도 이 동영상과 관련하여 "이후 박 전 대표는 여성단체 대표단, 유미영 천도교 청우당 위원장을 만나고 주체탑을 비롯한 평양 방문에 나선다. 박 전 대표는 주체탑 뒷면 내부에 직접 들어가 국제기구, 주체사상 연구소 등에서 보내온 현판들을 자세히 관람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박근혜 전 위원장은 그냥 관광 차원에서 평양 전경을 보려고 이 주체사상탑 전망대(?)를 단순히 갔던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주체사상탑 전망대'가 따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170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석탑으로 알려진 주체사상탑은 그 자체에 전망대가 있다.

높이는 170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석탑이다. 탑신은 150미터 높이로 화강암으로 만들어져 있다. 승강기로 150미터까지 올라갈 수 있고 평양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가 있다.(<위키백과> '주체사상탑' 설명 중 일부)


'진보'가 가면 종북, '보수'가 가면 관광?

박근혜 전 위원장 측은 만경대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일성 생가를 방문하지 않았다는 사실만 강조하면서, 북한 사상을 최고로 대표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주체사상탑 유적지 방문은 그저 관광 차원이라고 어물쩍 넘어가려고 하고 있다.

최근의 논란과 관련하여 이른바 '박사모' 카페는 6월 5일 '박사모 논객논단'에 다음과 같은 글을 게시하고 있다.

한편 위 조선중앙방송에서 주체사상탑이 거론되기는 했으나 단순히 참관한 것으로만 표현됐다. 주체사상탑과 관련하여 박근혜 위원장은 63빌딩처럼 시내를 조망할 수 있게 돼 있어 간 것이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만일 박근혜 위원장이 주체사상탑에 헌화하거나 하였다면 이 장면을 북측 방송이 놓칠 리 없다. 박근혜 위원장이 주체사상탑에 간 것은 단순한 시내 관람이 목적이었음을 추론할 수 있다.

북측에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을 봐도 만경대에 대한 내용은 일체 없다. 주체사상탑 관람장면이 나오기는 하지만 주체사상탑 일부의 모습과 주체사상탑 내부에 장식된 대리석을 박근혜 위원장이 살펴보는 장면, 그리고 150미터 위치에 있는 전망대에서 박근혜 위원장이 평양 시내를 내려다 보는 모습이 전부다.

요컨대 박근혜 위원장은 2002년 5월 평양 방문 시 만경대를 방문한 일이 없으며 주체사상탑은 전망대에서 평양 시내를 관람하기 위하여 갔었던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맞는 말이다. 관광 차원으로 갔었던 박근혜 전 위원장이 주체탑을 방문하여 그 주체사상을 찬양하는 현판을 둘러보았다거나 주체사상탑 방명록 등에 서명했다면 북한은 이 장면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전 위원장은 이 주체사상탑 공식 방문하여 방명록에 서명까지 했다. 그리고 박사모의 주장처럼 "내부에 장식된 대리석"을 본 것이 아니라, 주체사상(탑) 찬양으로 가득 찬 현판을 둘러본 것이다. 박사모 표현대로 북한은 이를 놓치지 않고 정확히 보도하고 있다.

▲ 박근혜 의원이 둘러보고 있는 북한 주체사상(탑) 찬양 현판 ⓒ 조선중앙방송 갈무리

그냥 주체사상탑 전망대(?) 관광만 하러 갔다면서 주체사상 찬양 현판을 둘러보고 방명록에 서명까지 한 사실은 박근혜 전 위원장 측이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하다. 진보권의 인사에게는 북한 방문 자체나 이러한 북한의 사상적 유적지 방문이 국가보안법의 서슬 퍼런 칼날을 적용받는 현실에서 박근혜 전 위원장의 2002년 북한 방문과 주체사상탑 참관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특히, 박 전 대표의 주장대로 "주체탑 전망대(?)만 관광차원에서 들른 것"이라면 왜 이러한 단순한 사실이 자신의 방북기에는 누락되어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내가 하면 사랑(관광), 남이 하면 불륜(종북)'을 논하기 전에, 한국의 대선 후보로 유력시되는 박근혜 전 위원장의 솔직한 고백을 기대한다.


출처 : "주체사상탑 방문은 관광" 박근혜의 옹색한 '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