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학자들이 선정한 2010년대의 숫자 ‘8,400,000’
남미 아마존 열대우림의 파괴 면적
축구장 840만개가 없어졌다는 뜻
[한겨레] 곽노필 선임기자 | 등록 : 2020-01-05 07:59 | 수정 : 2020-01-05 13:36
해마다 ‘올해의 통계 숫자’를 발표하는 영국 왕립통계학회(RSS)가 2010년대의 마감을 기념해 지난 10년의 세상을 상징할 수 있는 ‘2010년대의 통계’를 최근 발표했다.
심사위원들이 지난 10년의 시대정신을 포착한 통계로 꼽은 숫자는 ‘840만(8,400,000)’이다. 뭘 뜻하는 숫자일까? 지난 10년 동안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남미의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개발을 위한 벌목 등으로 사라진 숲의 규모를 가리키는 말이다. 사라진 숲을 축구장에 비유하면 840만 개에 이른다는 것이다.
실제 사라진 면적은 24,000제곱마일(62,160㎢)다. 한국 영토의 60% 남짓에 해당한다. 학회는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의 관측 데이터와 국제축구연맹이 규정한 축구장 규격을 토대로 계산해 비교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학회 부회장 제니퍼 로저스 교수는 “아마존 같은 대체 불가의 열대우림이 놀라운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며 “심사위원들은 이 통계가 10년 동안 진행된 최악의 환경 파괴 사례 중 하나를 포착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마존 삼림파괴는 한동안 내림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경제개발을 내세운 규제 완화로 다시 극심해지고 있다고 환경운동가들은 비판하고 있다.
심사에 참여한 세인트루이스워싱턴대의 리버티 비터트 교수(데이터 과학)는 “아마존은 1,800억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데 나무를 베거나 태우면 이 탄소가 대기로 방출된다”며 “탄소배출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1톤당 417달러에 이른다는 연구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사라진 숲을 복구하려면 단순 계산으로 적게 잡아도 300억 달러가 든다고 덧붙였다.
지난 10년을 상징하는 대표적 통계로 경쟁을 벌였던 추천 숫자로는 두 가지가 더 있었다. 첫째는 ‘1억6500만(165,000,000)’이다. 이 숫자는 2010년 이후 늘어난 전 세계 SUV 차량 숫자를 가리킨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SUV는 3,500만대에서 2억대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학회는 “SUV는 일반 승용차보다 무겁기 때문에 더 많은 연료를 소비하고 더 많은 가스를 배출한다”며 “SUV 수요 급증은 전기차 전환에 따른 배출가스 절감 효과를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심사위원들은 이 통계에 특히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19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SUV는 중형 승용차보다 연료를 25% 더 소비한다”며 “지금과 같은 증가 추세라면 2040년 석유 수요 전망치에서 하루 200만 배럴을 추가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추천 숫자 ‘19%’는 희망을 주는 통계다. 월드인데이터의 통계에 따르면 2007~2017년 대기 오염으로 인한 세계 연령 표준화 사망률(Age-standardized death rate)이 19% 감소했다. 학회는 “이런 긍정적 흐름은 이 기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1990년 이후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10만 명당)는 거의 절반이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감소의 주된 요인은 실내 공기 질 개선이다.
학회가 발표한 ‘2010년대의 통계’는 추천을 받은 세 가지 숫자가 모두 환경과 관련한 것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특별한 변수가 돌출되지 않는 한 2020년대에도 기후변화를 필두로 한 환경 문제는 첫손에 꼽힐 지구촌 이슈가 될 것을 예고하는 듯하다.
출처 통계학자들이 선정한 2010년대의 숫자 ‘8,400,000’
남미 아마존 열대우림의 파괴 면적
축구장 840만개가 없어졌다는 뜻
[한겨레] 곽노필 선임기자 | 등록 : 2020-01-05 07:59 | 수정 : 2020-01-05 13:36
▲ 벌목으로 사라진 아마존 숲. 2016년 촬영한 사진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해마다 ‘올해의 통계 숫자’를 발표하는 영국 왕립통계학회(RSS)가 2010년대의 마감을 기념해 지난 10년의 세상을 상징할 수 있는 ‘2010년대의 통계’를 최근 발표했다.
심사위원들이 지난 10년의 시대정신을 포착한 통계로 꼽은 숫자는 ‘840만(8,400,000)’이다. 뭘 뜻하는 숫자일까? 지난 10년 동안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남미의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개발을 위한 벌목 등으로 사라진 숲의 규모를 가리키는 말이다. 사라진 숲을 축구장에 비유하면 840만 개에 이른다는 것이다.
실제 사라진 면적은 24,000제곱마일(62,160㎢)다. 한국 영토의 60% 남짓에 해당한다. 학회는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의 관측 데이터와 국제축구연맹이 규정한 축구장 규격을 토대로 계산해 비교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학회 부회장 제니퍼 로저스 교수는 “아마존 같은 대체 불가의 열대우림이 놀라운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며 “심사위원들은 이 통계가 10년 동안 진행된 최악의 환경 파괴 사례 중 하나를 포착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마존 삼림파괴는 한동안 내림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경제개발을 내세운 규제 완화로 다시 극심해지고 있다고 환경운동가들은 비판하고 있다.
심사에 참여한 세인트루이스워싱턴대의 리버티 비터트 교수(데이터 과학)는 “아마존은 1,800억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데 나무를 베거나 태우면 이 탄소가 대기로 방출된다”며 “탄소배출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1톤당 417달러에 이른다는 연구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사라진 숲을 복구하려면 단순 계산으로 적게 잡아도 300억 달러가 든다고 덧붙였다.
1억6500만대...10년간 늘어난 SUV 차량도 추천 숫자로
지난 10년을 상징하는 대표적 통계로 경쟁을 벌였던 추천 숫자로는 두 가지가 더 있었다. 첫째는 ‘1억6500만(165,000,000)’이다. 이 숫자는 2010년 이후 늘어난 전 세계 SUV 차량 숫자를 가리킨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SUV는 3,500만대에서 2억대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학회는 “SUV는 일반 승용차보다 무겁기 때문에 더 많은 연료를 소비하고 더 많은 가스를 배출한다”며 “SUV 수요 급증은 전기차 전환에 따른 배출가스 절감 효과를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심사위원들은 이 통계에 특히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19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SUV는 중형 승용차보다 연료를 25% 더 소비한다”며 “지금과 같은 증가 추세라면 2040년 석유 수요 전망치에서 하루 200만 배럴을 추가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10년간의 전세계 대기오염 사망률 감소 폭
또 다른 추천 숫자 ‘19%’는 희망을 주는 통계다. 월드인데이터의 통계에 따르면 2007~2017년 대기 오염으로 인한 세계 연령 표준화 사망률(Age-standardized death rate)이 19% 감소했다. 학회는 “이런 긍정적 흐름은 이 기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1990년 이후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10만 명당)는 거의 절반이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감소의 주된 요인은 실내 공기 질 개선이다.
학회가 발표한 ‘2010년대의 통계’는 추천을 받은 세 가지 숫자가 모두 환경과 관련한 것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특별한 변수가 돌출되지 않는 한 2020년대에도 기후변화를 필두로 한 환경 문제는 첫손에 꼽힐 지구촌 이슈가 될 것을 예고하는 듯하다.
출처 통계학자들이 선정한 2010년대의 숫자 ‘8,4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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