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정경심 강남 빌딩’ ‘여회장’ 프레임은 망신주기용

검찰의 ‘정경심 강남 빌딩’ ‘여회장’ 프레임은 망신주기용
조국 5촌 조카 “사건과 무관”
[민중의소리] 강경훈 기자 | 발행 : 2020-05-11 19:03:02 | 수정 : 2020-05-11 19:24:29

▲ 자녀 입시비리, 사모펀드 의혹 으로 구속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가 10일 새벽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되고 있다. 2020.05.10. ⓒ사진 = 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테크 활동과 관련해 그동안 나왔던 ‘강남 빌딩’, ‘여회장’ 등과 같은 검찰발 보도 내용이 사실상 허구에 가까우며, 검찰의 ‘망신주기식’ 여론전에 불과했다는 점이 조 전 장관 5촌 조카 재판에서 확인됐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의 횡령 등 사건 재판에서는 조 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진행됐다.

검찰은 조 씨를 상대로 정 교수와의 공모 관계를 입증하고자 했으나, 유의미한 답변을 받아내지 못했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됐던 정 교수의 ‘강남 빌딩’ 메시지와 정 교수를 지칭한 업계 관계자의 ‘여회장’ 발언 등이 사안의 본질과 무관하게 의미가 확대된 정황이 뚜렷이 드러났다.

검찰은 정 교수와 동생 정모 씨가 2017년 7월 카카오톡으로 주고받은 메시지에서 정 교수가 강남 건물 매입을 꿈꾸며 고수익을 추구한 것처럼 보이는 내용이 있다며, 이러한 정황이 정 교수가 차명 주식거래 등 범행 동기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이 조 씨에게 “정경심이 피고인을 만나고 나서 정광보에게 텔레그램을 만들라고 했고, 40~50억에 강남 빌딩을 매입할 수 있다고 했다던데 맞냐”고 묻자, 조 씨는 “사건과 관련도 없고, 언론에 이상하게 많이 나와서 대답하고 싶지 않다.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정 교수가 자신의 휴대전화에 특정 사업에 대한 투자 순수익을 75~125%로 계산해서 메모해놓은 데 대해서도 조 씨는 “내가 설명한 게 아니라 혼자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경심이 피고인의 설명을 듣고 결국 피고인 권유로 투자해서 건물 구입 가능성을 검토해본 것 아니었느냐”고 물었으나, 조 씨는 “아니다”고 일축했다.

검찰은 작년 정 교수가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 사무실 압수수색에서 확인한 ‘증자 제안 및 수락(계약) 여회장.hwp’ 파일에 대한 질문도 이어갔다. 검찰 압수수색 직후 언론에서는 그 ‘여회장’이 정 교수라는 취지의 내용이 검찰발로 보도됐었다. 해당 파일은 2016년 9월 정 교수가 코링크PE 신주청약서에 사인을 한 날 생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문서를 작성한 코링크PE 직원 이모 씨가) 피고인에게 (정 교수가 들어온다는 말을) 들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건 무슨 소리냐”고 묻자, 조 씨는 “나는 여회장이라는 말을 쓴 적도 없다. (여회장이라는 표현은) 이 씨의 스타일이다. ‘아는 분이 넣을 수 있으니 제안서를 준비하라’는 취지로 얘기했고, 그런 준비를 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교수와 동생 정 씨가 코링크PE에 2015년과 2017년 5억 원 씩 총 10억 원을 투자했고, 조 씨가 투자금에 따른 수익금을 보전해주기 위해 매달 860만 원씩 총 1억5천여만 원의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두 사람의 혐의에 대해서도 조 씨는 부인했다.

“정경심이 빌려준 것으로 하고, 원금 10억 원에 대한 이자를 컨설팅 명목으로 지급한 것 아니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조 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검사는 투자를 채권으로 가장한 것 아니냐고 한다”고 하자 조 씨는 “대여가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 씨는 오히려 자신이 탈세를 목적으로 편법을 동원한 것이라고 시인했다. 변호인이 “코링크PE에 필요한 자금을 수혈하면서 이자를 지급한 것으로, 법적으로는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데 코링크PE에 돌리고, 세금 탈루를 위해 편법을 동원한 것 아니냐”고 묻자, 조 씨는 “그렇다. 내가 잘못한 일이다. 엄청 나쁜 의도는 없었고, 죄가 될지 몰랐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출처  검찰의 ‘정경심 강남 빌딩’ ‘여회장’ 프레임은 망신주기용…조국 조카 “사건과 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