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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발 감염’…“정작 배달노동자에게 ‘거리두기’는 사치였다”

‘쿠팡발 감염’…“정작 배달노동자에게 ‘거리두기’는 사치였다”
우석균 대표 “인터넷 매출 49% 늘었다지만..노동자 갈아 넣은 K방역 언제까지”
[고발뉴스닷컴] 민일성 기자 | 승인 : 2020.05.28 17:50:54 | 수정 : 2020.05.28 18:20:02


▲ 28일 오전 쿠팡 물류센터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진자가 나온 경기 부천시 유베이스 콜센터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경기도가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부천 쿠팡 신선물류센터 제2공장에 대해 2주간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8일 오후 경기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10시 기준으로 경기도 31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86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고, 앞으로 확진자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많다”면서 조치 배경을 설명했다.

행정명령 조치가 내려짐에 따라 쿠팡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80조 제7호에 따라 영업장 준수 사항을 지켜야 한다. 어길 시 300만 원 이하 벌금 등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 지사는 “외국과 달리 우리는 일반기업의 경제활동에 대한 전면폐쇄조치(셧다운)를 자제해 왔지만 최악의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상당수가 투잡‧쓰리잡을 하는 초단시간 노동자이자 노동환경이 불안정한 플랫폼 노동자”라며 “감염위험을 무릅쓴 채 노동현장에 내몰리는 이 분들이 집합금지로 생계에 타격을 입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이 지사는 “경기도에는 쿠팡과 작업환경이 비슷한 대규모 물류센터가 많다”면서 “시설 운영자 측의 적극적이고 철저한 방역대응이 필요하고 경기도도 충실하게 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이재명 경기지사가 28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부천 쿠팡 신선물류센터(제2공장)에 대한 2주간 집합금지 조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경기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이번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에 대해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표는 SNS에서 “인터셋 쇼핑이 작년에 비해 49%나 늘었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 대표는 “이 거리두기의 ‘거리’를 메꾼 것은 물류노동자, 배달노동자들의 노동이었다”면서 “그런데 정작 바로 이 노동자들에게는 1~2m의 거리두기란 사치였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우 대표는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초과노동, 밀집노동, 나아가 과로사였고 이번에 드러났듯이 코로나 집단감염”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자본에게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매출계정이 옮겨진 것일 뿐이겠지만”이라고 전염병 사태에서 더욱 힘든 노동자들의 상황과 대비해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 대표는 “정부는 ‘아프면 쉬라’, ‘거리두기를 하라’는 방역지침을 말로만 하지 말고 직장에서, 즉 생산과 유통, 사무실, 공공서비스 현장에서의 거리두기를 ‘기업주들의 의무사항’으로 강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K-방역’이 직장인, 노동자들을 감염위험에 노출시키면서, 노동자들을 갈아 넣으면서 언제까지 지켜질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런가 하면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파장은 이태원이 우리에게 주었던 경각심의 2주보다 더 긴 시간과 고통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생활속 거리두기의 시작과 함께 우리는 우리 사회가 가진 새로운 일상을 만들지 못한 여러 영역을 마주치고 있고 또 앞으로 또 마주치게 될 것”이라며 “신천지와 이태원과 물류센터 속의 유행의 단초가 된 그분들은 어쩌면 우리가 그 현장에 몰아넣은 원인제공자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어쩌면 모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속 거리두기의 개념 사이에서 국민들만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서 “정부는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잘 보내는가가 K-방역이 정말 우수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 경기도 부천시 소재 '쿠팡' 물류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82명으로 늘었다. 하루만에 46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래픽 제공=뉴시스>


출처  ‘쿠팡발 감염’…“정작 배달노동자에게 ‘거리두기’는 사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