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둘째 아들, TV조선 ‘드라마 통행세’ 받았나
드라마 제작사 사들여 TV조선 드라마 ‘독식’
드라마 총괄 팀장 방 전 대표 회사로 파견
“재벌 일감 몰아주기 판박이” 지적
[민중의소리] 홍민철·조한무 기자 | 발행 : 2020-06-22 18:50:09 | 수정 : 2020-06-22 18:50:09
방정오(42) 전 TV조선 대표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가 TV조선 드라마 다수를 공동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 전 대표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둘째 아들이다.
총수 일가가 최대주주로 있는 제작사를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드라마 통행세를 걷어온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TV조선은 현직 드라마 제작 총괄 팀장을 방 전 대표 회사로 파견 보냈고, 이 팀장이 공동제작을 권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시민사회는 방 전 대표 등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22일 <민중의소리 > 취재를 종합하면, 방 전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드라마 제작사 ‘하이그라운드’는 최근 3년간 TV조선에서 방영한 드라마 8편 중, 6편을 공동제작했다. 회사 매출은 지난해 200억원에 육박했는데, 매출의 98% 이상이 특수관계사인 TV조선으로부터 발생했다.
방정오 대표는 지난 2017년 취임했다. TV조선은 방 대표 취임 이후, 4년 만에 드라마 방영을 재개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A제작사 전 관계자는 “‘방 대표가 드라마에 돈을 쏟아부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TV조선과 채널A·MBN 등은 뉴스와 시사프로그램 편성 비중이 높아 ‘종합편성채널이 아니라 뉴스채널’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었다. 업계는 방 대표가 드라마와 예능 편성을 강화해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예상대로 TV조선은 방 대표 취임 직후부터 지상파 출신 PD 영입에 열을 올렸다. 최근 ‘미스·미스터트롯’ 시리즈를 잇따라 히트시킨 예능국장이 이 시기 SBS에서 TV조선으로 이직한 프로듀서 출신이다.
드라마 편성도 활기를 띠었다. 2015년 이후 단 한편도 방영되지 않았던 드라마가 2018년 3월, 4년 만에 TV조선 전파를 탔다. 이후 TV조선에선 모두 8편의 드라마가 연이어 방송됐는데, 하이그라운드는 이중 6편의 드라마에 공동제작사로 참여했다. TV조선이 드라마 방영을 재개하며 가장 큰 수혜를 입은 회사가, 방 전 대표의 드라마 제작사였다.
제작 실적이 변변치 않았던 하이그라운드는 2018년 매출 119억 원, 2019년 매출 193억 원을 올리는 대형 제작사로 발돋움한다. 하이그라운드가 지난 3월,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감사보고서를 보면 전체 매출의 98.9%(191억 원)가 특수관계회사인 TV조선으로부터 나왔다.
탄탄한 매출을 바탕으로, 하이그라운드는 다른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2018년엔 유튜브 콘텐츠 제작사 더아이콘TV를 인수했고, 2019년엔 영화제작·매니지먼트사 비사이즈픽쳐스를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TV조선측은 ‘드라마 제작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연출력과 대본 완성도, 제작비, 해외 판매 네트워크 등을 고려해 제작사를 선정한 것이지, 다른 요소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방 전 대표 회사는 TV조선 해명대로 “완성도 있는 대본, 연출력을 갖춘” 회사일까. <민중의소리 >와 만난 드라마 제작 업계 관계자들은 “하이그라운드는 제작 노하우나 인프라를 가진 회사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얼마 전, 하이그라운드와 사극을 공동제작한 B사 고위 관계자는 “하이그라운드 제작 기여도는 사실상 0%”라며 “편성권을 가진 TV조선과 연계되어 있다는 것 빼고는 경쟁력이 없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하이그라운드는 ‘공동제작’ 형태로 드라마를 합작했다. 공동제작은 2개 혹은 3개 제작사가 업무를 분담하는 방식이다. 시나리오·제작현장 총괄은 ㄱ사가, 캐스팅은 ㄴ사가, PPL등 마케팅은 ㄷ사가 나눠 맡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본을 쓰는 작가, 현장을 총괄하는 연출과 계약한 회사가 대개 제작을 주도한다. 때문에 제작사는 실력 있는 작가·연출가와 장기계약하고 드라마 제작을 준비한다.
제작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시나리오다. 제작사는 짧게는 2년, 길게는 3년 동안 이른바 ‘책’이라고 부르는 시나리오를 작가와 함께 만든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책이 나와야 그걸 바탕으로 배우를 캐스팅하고 방송사 편성을 타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확인 결과, 하이그라운드가 최근 1년여 간 공동제작한 드라마 4건 중, 작가와 계약을 통해 시나리오를 완성한 드라마는 한편도 없었다. 2019년, TV조선 드라마 중 시청률이 가장 높았던 사극 ‘간택-여인들의 전쟁’ 최수미 작가는 공동제작사인 코탑미디어와 계약했다. 연출을 맡았던 김정민 PD 역시 코탑미디어와 계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해 6월 방영된 사극 ‘조선생존기’를 쓴 박민우 작가는 화이브라더스코리아와 장기 전속 계약돼 있다. 올해 방영 중인 사극 ‘바람과 구름과 비’ 역시 공동제작사인 빅토리콘텐츠와 장기계약한 방지영 작가와 윤상호 연출이 제작을 이끌고 있다. 현대극 ‘레버리지’는 미국에서 방영한 원작을 바탕으로 민지형 작가가 프로덕션H와 계약해 각색했다.
결국, 하이그라운드는 최근 1년 간 공동제작한 드라마 중 작가와 연출진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거나 계약한 적 없었다. “완성도 있는 대본과 연출력에 따라 제작사를 선정했다”는 TV조선 해명과 달리, “하이그라운드는 드라마 제작 노하우나 인프라가 없다”는 업계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하이그라운드측에 ‘공동제작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담당했는지’ 등을 수차례 문의했으나 답변 하지 않았다.
TV조선 드라마 공동제작 빈도가 다른 종편이나, 지상파 방송사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민중의소리 >가 지난 2년간, 지상파 방송사 2곳, 종합편성 채널 2곳에서 방영한 드라마 133편을 조사한 결과, 단독제작으로 완성된 드라마는 전체 77%(103편)였고, 공동제작 드라마는 22%(30편)에 불과했다. 10편 중 8편은 하나의 제작사가 단독으로 드라마를 만들고, 나머지 2편 정도만 2~3개 제작사가 공동제작을 한 셈이다.
TV조선은 이 비율이 정반대다. 같은 기간 TV조선 공동제작 드라마는 75%(6개)에 달했고, 단독제작은 25%(2개)에 불과했다. 공동제작 드라마에는 어김없이 하이그라운드가 이름을 올렸다.
TV조선 고위 관계자가 하이그라운드와 공동제작을 권유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난해 TV조선과 사극 제작을 타진했던 C제작사 관계자는 “TV조선 고위 관계자가 하이그라운드와 공동제작을 권유하며 유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공동제작을 권유한 TV조선측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을 총괄하는 팀장 정모(48)씨인 것으로 파악됐다. 편성권을 쥔 방송사 책임자가 공동제작을 권유한 셈이다. 정씨는 방 전 대표 회사 하이그라운드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B제작사 관계자는 “강제한 것은 아니고 권유”라고 말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편성권을 가진 ‘절대갑’이 하는 권유는 단순한 권유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TV조선 측은 “정씨가 하이그라운드와 공동제작을 권유했다는 것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정씨는 현재 정식 인사 절차를 밟고 하이그라운드로 파견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TV조선 드라마가 대부분 방 전 대표 회사와 공동제작 형태로 만들어지다 보니, 업계에선 하이그라운드를 TV조선 ‘드라마 자회사’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방송사들은 드라마 제작부문을 분할해 자회사를 만들고, 이 회사가 제작을 총괄하는 경우가 많다. tvN 등 CJ계열 채널들이 ‘스튜디오드래곤’을 설립해 다른 제작사와 드라마를 공동제작하거나, JTBC가 드라마 부분을 분리해 ‘JTBC스튜디오’를 설립하는 것과 비슷한 형식 아니냐는 것이다.
비슷한 구조로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지분 구조가 다르다. CJ계열 채널 드라마를 제작하는 스튜디오드래곤 최대주주는 CJ E&M으로 지분율이 66.18%에 달한다. JTBC스튜디오 역시 그룹 계열사가 최대주주(41.1%)다. 두 회사가 드라마 제작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모기업의 수익으로 환입되는 구조다.
방 전 대표 회사 하이그라운드는 TV조선이나 조선일보 계열사가 보유한 주식이 전혀 없다. 하이그라운드가 TV조선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고스란히 회사 최대주주인 방정오 전 대표가 가져가는 구조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변호사·공인회계사)는 “재벌 대기업이 총수 일가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덩치를 키우는 전형적인 수법과 유사하다”며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금지 원칙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하 공동대표는 조만간 TV조선 등을 부당지원 행위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계획이다.
TV조선 관계자는 “현재 하이그라운드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일감몰아주기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면서도 “관계 당국에서 일감몰아주기라고 판단한다면 우리로선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단독] 조선일보 둘째 아들, TV조선 ‘드라마 통행세’ 받았나
드라마 제작사 사들여 TV조선 드라마 ‘독식’
드라마 총괄 팀장 방 전 대표 회사로 파견
“재벌 일감 몰아주기 판박이” 지적
[민중의소리] 홍민철·조한무 기자 | 발행 : 2020-06-22 18:50:09 | 수정 : 2020-06-22 18:50:09
방정오(42) 전 TV조선 대표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가 TV조선 드라마 다수를 공동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 전 대표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둘째 아들이다.
총수 일가가 최대주주로 있는 제작사를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드라마 통행세를 걷어온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TV조선은 현직 드라마 제작 총괄 팀장을 방 전 대표 회사로 파견 보냈고, 이 팀장이 공동제작을 권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시민사회는 방 전 대표 등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22일 <민중의소리 > 취재를 종합하면, 방 전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드라마 제작사 ‘하이그라운드’는 최근 3년간 TV조선에서 방영한 드라마 8편 중, 6편을 공동제작했다. 회사 매출은 지난해 200억원에 육박했는데, 매출의 98% 이상이 특수관계사인 TV조선으로부터 발생했다.
▲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 ⓒ제공 : TV조선
4년간 방영 끊긴 TV조선 드라마
방 대표 취임후 급증…최대 수혜자는 방 전 대표 회사
방 대표 취임후 급증…최대 수혜자는 방 전 대표 회사
방정오 대표는 지난 2017년 취임했다. TV조선은 방 대표 취임 이후, 4년 만에 드라마 방영을 재개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A제작사 전 관계자는 “‘방 대표가 드라마에 돈을 쏟아부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TV조선과 채널A·MBN 등은 뉴스와 시사프로그램 편성 비중이 높아 ‘종합편성채널이 아니라 뉴스채널’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었다. 업계는 방 대표가 드라마와 예능 편성을 강화해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예상대로 TV조선은 방 대표 취임 직후부터 지상파 출신 PD 영입에 열을 올렸다. 최근 ‘미스·미스터트롯’ 시리즈를 잇따라 히트시킨 예능국장이 이 시기 SBS에서 TV조선으로 이직한 프로듀서 출신이다.
드라마 편성도 활기를 띠었다. 2015년 이후 단 한편도 방영되지 않았던 드라마가 2018년 3월, 4년 만에 TV조선 전파를 탔다. 이후 TV조선에선 모두 8편의 드라마가 연이어 방송됐는데, 하이그라운드는 이중 6편의 드라마에 공동제작사로 참여했다. TV조선이 드라마 방영을 재개하며 가장 큰 수혜를 입은 회사가, 방 전 대표의 드라마 제작사였다.
제작 실적이 변변치 않았던 하이그라운드는 2018년 매출 119억 원, 2019년 매출 193억 원을 올리는 대형 제작사로 발돋움한다. 하이그라운드가 지난 3월,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감사보고서를 보면 전체 매출의 98.9%(191억 원)가 특수관계회사인 TV조선으로부터 나왔다.
탄탄한 매출을 바탕으로, 하이그라운드는 다른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2018년엔 유튜브 콘텐츠 제작사 더아이콘TV를 인수했고, 2019년엔 영화제작·매니지먼트사 비사이즈픽쳐스를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TV조선측은 ‘드라마 제작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연출력과 대본 완성도, 제작비, 해외 판매 네트워크 등을 고려해 제작사를 선정한 것이지, 다른 요소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 하이그라운드가 공동제작한 TV조선 드라마들. ⓒ출처 : 하이그라운드 홈페이지
가장 중요한 작가·연출 계약 건수 ‘0’
업계 관계자들 “하이그라운드 경쟁력 없어”
업계 관계자들 “하이그라운드 경쟁력 없어”
방 전 대표 회사는 TV조선 해명대로 “완성도 있는 대본, 연출력을 갖춘” 회사일까. <민중의소리 >와 만난 드라마 제작 업계 관계자들은 “하이그라운드는 제작 노하우나 인프라를 가진 회사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얼마 전, 하이그라운드와 사극을 공동제작한 B사 고위 관계자는 “하이그라운드 제작 기여도는 사실상 0%”라며 “편성권을 가진 TV조선과 연계되어 있다는 것 빼고는 경쟁력이 없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하이그라운드는 ‘공동제작’ 형태로 드라마를 합작했다. 공동제작은 2개 혹은 3개 제작사가 업무를 분담하는 방식이다. 시나리오·제작현장 총괄은 ㄱ사가, 캐스팅은 ㄴ사가, PPL등 마케팅은 ㄷ사가 나눠 맡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본을 쓰는 작가, 현장을 총괄하는 연출과 계약한 회사가 대개 제작을 주도한다. 때문에 제작사는 실력 있는 작가·연출가와 장기계약하고 드라마 제작을 준비한다.
제작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시나리오다. 제작사는 짧게는 2년, 길게는 3년 동안 이른바 ‘책’이라고 부르는 시나리오를 작가와 함께 만든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책이 나와야 그걸 바탕으로 배우를 캐스팅하고 방송사 편성을 타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확인 결과, 하이그라운드가 최근 1년여 간 공동제작한 드라마 4건 중, 작가와 계약을 통해 시나리오를 완성한 드라마는 한편도 없었다. 2019년, TV조선 드라마 중 시청률이 가장 높았던 사극 ‘간택-여인들의 전쟁’ 최수미 작가는 공동제작사인 코탑미디어와 계약했다. 연출을 맡았던 김정민 PD 역시 코탑미디어와 계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해 6월 방영된 사극 ‘조선생존기’를 쓴 박민우 작가는 화이브라더스코리아와 장기 전속 계약돼 있다. 올해 방영 중인 사극 ‘바람과 구름과 비’ 역시 공동제작사인 빅토리콘텐츠와 장기계약한 방지영 작가와 윤상호 연출이 제작을 이끌고 있다. 현대극 ‘레버리지’는 미국에서 방영한 원작을 바탕으로 민지형 작가가 프로덕션H와 계약해 각색했다.
결국, 하이그라운드는 최근 1년 간 공동제작한 드라마 중 작가와 연출진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거나 계약한 적 없었다. “완성도 있는 대본과 연출력에 따라 제작사를 선정했다”는 TV조선 해명과 달리, “하이그라운드는 드라마 제작 노하우나 인프라가 없다”는 업계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하이그라운드측에 ‘공동제작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담당했는지’ 등을 수차례 문의했으나 답변 하지 않았다.
▲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드라마 제작사 하이그라운드. ⓒ민중의소리
”TV조선 드라마 제작팀장이 공동제작 권유”
지나치게 높은 ‘공동제작’ 비율
지나치게 높은 ‘공동제작’ 비율
TV조선 드라마 공동제작 빈도가 다른 종편이나, 지상파 방송사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민중의소리 >가 지난 2년간, 지상파 방송사 2곳, 종합편성 채널 2곳에서 방영한 드라마 133편을 조사한 결과, 단독제작으로 완성된 드라마는 전체 77%(103편)였고, 공동제작 드라마는 22%(30편)에 불과했다. 10편 중 8편은 하나의 제작사가 단독으로 드라마를 만들고, 나머지 2편 정도만 2~3개 제작사가 공동제작을 한 셈이다.
TV조선은 이 비율이 정반대다. 같은 기간 TV조선 공동제작 드라마는 75%(6개)에 달했고, 단독제작은 25%(2개)에 불과했다. 공동제작 드라마에는 어김없이 하이그라운드가 이름을 올렸다.
TV조선 고위 관계자가 하이그라운드와 공동제작을 권유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난해 TV조선과 사극 제작을 타진했던 C제작사 관계자는 “TV조선 고위 관계자가 하이그라운드와 공동제작을 권유하며 유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공동제작을 권유한 TV조선측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을 총괄하는 팀장 정모(48)씨인 것으로 파악됐다. 편성권을 쥔 방송사 책임자가 공동제작을 권유한 셈이다. 정씨는 방 전 대표 회사 하이그라운드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B제작사 관계자는 “강제한 것은 아니고 권유”라고 말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편성권을 가진 ‘절대갑’이 하는 권유는 단순한 권유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TV조선 측은 “정씨가 하이그라운드와 공동제작을 권유했다는 것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정씨는 현재 정식 인사 절차를 밟고 하이그라운드로 파견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방송사 드라마 자회사와 전혀 다른 지분구조
“재벌 일감 몰아주기 판박이”
“재벌 일감 몰아주기 판박이”
TV조선 드라마가 대부분 방 전 대표 회사와 공동제작 형태로 만들어지다 보니, 업계에선 하이그라운드를 TV조선 ‘드라마 자회사’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방송사들은 드라마 제작부문을 분할해 자회사를 만들고, 이 회사가 제작을 총괄하는 경우가 많다. tvN 등 CJ계열 채널들이 ‘스튜디오드래곤’을 설립해 다른 제작사와 드라마를 공동제작하거나, JTBC가 드라마 부분을 분리해 ‘JTBC스튜디오’를 설립하는 것과 비슷한 형식 아니냐는 것이다.
비슷한 구조로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지분 구조가 다르다. CJ계열 채널 드라마를 제작하는 스튜디오드래곤 최대주주는 CJ E&M으로 지분율이 66.18%에 달한다. JTBC스튜디오 역시 그룹 계열사가 최대주주(41.1%)다. 두 회사가 드라마 제작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모기업의 수익으로 환입되는 구조다.
방 전 대표 회사 하이그라운드는 TV조선이나 조선일보 계열사가 보유한 주식이 전혀 없다. 하이그라운드가 TV조선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고스란히 회사 최대주주인 방정오 전 대표가 가져가는 구조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변호사·공인회계사)는 “재벌 대기업이 총수 일가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덩치를 키우는 전형적인 수법과 유사하다”며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금지 원칙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하 공동대표는 조만간 TV조선 등을 부당지원 행위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계획이다.
TV조선 관계자는 “현재 하이그라운드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일감몰아주기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면서도 “관계 당국에서 일감몰아주기라고 판단한다면 우리로선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드라마 제작사 하이그라운드. ⓒ민중의소리
출처 [단독] 조선일보 둘째 아들, TV조선 ‘드라마 통행세’ 받았나
'세상에 이럴수가 > 정치·사회·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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