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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제주·강정·구럼비·해적기지

“제주 해군기지 크루즈항은 항공모함용”

“제주 해군기지 크루즈항은 항공모함용”
ㆍ선회장 길이 싸고 의혹 불거져
제주 | 강홍균 기자


제주 해군기지의 크루즈항이 사실 항공모함을 위해 설계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박원철 의원(민주당)은 23일 해군기지 관련 의혹 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에서 “해군은 애초에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으로 만들 생각이 없었다”며 “크루즈항 선회장이 520m로 설계된 것은 국방군사시설기준상 항공모함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방군사시설기준상 선회장 적용기준은 ‘지형 등으로 부득이하게 예인선을 이용하는 경우 항공모함 520m’로 규정돼 있다.

박 의원은 “항만법 항만설계기준에 따라 15만t급 크루즈가 접안하려면 선박 전체 길이의 2배에 해당하는 690m 선회장을 갖춰야 한다”며 “해군이 크루즈가 접안 가능한 민항을 계획했다면 선회장 설계를 690m로 했어야 옳다”고 밝혔다. 15만t급 크루즈의 전체 길이는 345m다.

박 의원은 “국방군사시설기준에 항공모함을 위한 선회장이 520m로 지정돼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할 때 민항 건설을 명분으로 항공모함이 출입하기 위한 해군기지를 건설하려는 것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방부는 제주 해군기지를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으로 만들려는 생각이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해군본부 관계자는 “제주 해군기지에 크루즈 접안시설을 만들기 위해 148,000t급 퀸메리호를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거쳤다”며 “그 결과 선회장은 517m면 가능하다는 조건이 제시돼 설계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나중에 해군기지를 운영하면서 항공모함도 들어올 수 있으면 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항공모함과 15만t급 크루즈 규격이 비슷하기 때문에 접안 시 요구조건도 유사한 만큼 크루즈항에 대한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9232307185&code=91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