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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제주·강정·구럼비·해적기지

강정 해군기지 예산 96% 삭감에도 국방부 “공사 계속”

강정 해군기지 예산 96% 삭감에도 국방부 “공사 계속”
[경향신문] 제주 | 강홍균 기자 | 입력 : 2012-01-03 21:23:52 | 수정 : 2012-01-03 21:23:53


국회가 올해 제주 해군기지(민군복합형) 건설예산을 96%나 삭감했음에도 국방부가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강정마을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국방부가 국회 결정을 무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귀포시 강정마을회는 3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현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가 합의한 예산삭감의 의미는 해군이 남은 불용예산을 이용해 공사하라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국회의 예산삭감 취지를 받아들여 해군은 모든 공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해군기지 지역발전기금도 전액 삭감돼 정부의 지원의지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제주도도 해군기지 사업의 공유수면 매립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통합당 강창일 의원도 “국회 예산심사에서 해군기지 예산을 96%나 삭감한 만큼 정부가 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할 명분이 사라졌다”며 “정부는 밀어붙이기식 추진을 중단하고 국회 부대의견대로 설계를 재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도중 해군기지 건설회사가 동원한 용역들과 주민들 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용역)깡패 동원은 예산삭감으로 궁지에 몰린 해군이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내놓은 궁여지책”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회는 올해 정부 예산안에 편성된 해군기지 건설예산 1327억원 중 육상설계비 38억원과 보상비 11억원 등 49억원만 남겨놓고 나머지 1278억원(96%)을 전액 삭감했다. 항만공사비·감리비·설계조사비 등 공사비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날까지 해군기지 부지에서 터파기와 해안가 바위 제거 등 기반시설 조성 공사를 벌이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일 보도자료를 내고 “그동안 공사방해 등으로 집행하지 못해 이월된 2011년도 예산 1084억원과 올해 예산에 반영된 49억원을 활용해 예정대로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 강정 해군기지 예산 96% 삭감에도 국방부 “공사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