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死大江

"영하 10도에 콘크리트 보강공사하다니..."

"영하 10도에 콘크리트 보강공사하다니..."
낙동강 상주보에 또다시 누수 현상... 한겨울 공사 부실 우려
[오마이뉴스] 조정훈 | 13.01.25 15:25 | 최종 업데이트 13.01.25 17:43


▲ 4대강 사업 부실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1년 11월 물이 새 보수공사를 벌인 상주보가 다시 물이 새는 것으로 밝혀졌다. ⓒ 조정훈

▲ 상주보 우측 제방 아래 물 속에서 24일 오후 잠수부들이 물이 새는 곳에 스텐레스 철판을 설치하는 작업을 한 후 밖으로 나오고 있다. ⓒ 조정훈

감사원이 4대강 보 안전성 감사 결과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가운데, 낙동강 상주보에서 누수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상주보는 지난 2011년 11월에도 보의 콘크리트를 나눠치면서 생긴 이음새와 우측 제방 쪽에 물이 새어나와 방수작업을 벌였다. 당시 부산국토관리청과 시공사 측은 일부 물번짐 현상이 있을 뿐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물 새는 '4대강' 상주보, 안전진단 없이 땜질 급급)

그로부터 1년이 훨씬 지난 뒤에도 고정보에서는 여전히 물이 새어나오는 모습이 관측됐지만 상주보의 관리를 맡고 있는 수자원공사와 시공사 측은 전혀 누수현상을 알지 못하고 있고 보수공사도 하지 않았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상주보의 고정보 우측 제방 콘크리트 블록에 물이 새는 쪽만 지난해 11월부터 스테인리스 철판을 볼트로 고정하고 콘크리트를 채우는 방법으로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상주보 우측 제방은 고정보 위로 물이 넘쳐 콘크리트 블록을 거쳐 하류로 흐르도록 설계하고 고정보 우측 경사면에 콘크리트 블록을 설치했다. 콘크리트 블록이 일종의 물받이공이 되는 원리다.

콘크리트 제방을 보수하는 것과 관련해 부산지방국토청은 "상주보는 보 하류측 저수호 안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콘크리트 블록 연결부 아래 토사가 유실돼 발생한 공간을 콘크리트 블록이 침하해 보강중"이라며 보의 안전성에는 문제없다고 밝혔다.

기자가 상주보를 찾은 지난 24일에도 잠수부들을 동원해 철판 설치 작업을 하고 있었다. 잠수부들은 물속에 들어가 30~40분 동안 콘크리트 블록이 침하된 부분에 철판을 설치하고 나왔다. 이 부분에 콘크리트로 보수공사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밀진단 없이 보수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먹구구식 땜질작업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상주보를 관리하는 수자원공사 이종창 소장은 "거푸집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 날씨와는 상관없다"며 "날씨가 풀리면 다음주에 콘크리트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콘크리트 혼화제를 넣으면 날씨가 추워도 문제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콘크리트 양생이 쉽지 않은 동절기에 무리한 작업을 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경북대학교 토목공학과 이영재 교수는 "아무리 혼화제를 넣는다 하더라도 콘크리트가 제대로 양생된다는 보장은 없다"며 "눈에 보이는 문제를 감추기 위한 조급성 때문 아니냐"고 지적했다. 상주보는 지난해 6월 30일 준공했지만 고정보 곳곳에서 누수현상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물받이공 균열과 바닥보호공이 유실되는 등 부실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낙단보 하류, 영하에도 콘크리트 작업... 부실 우려

▲ 낙동강 상주보의 보와 우측 제방 사이의 틈새에 물이 새어나오자 발포우레탄을 바르고 스텐레스 철판을 설치하고 있다. ⓒ 조정훈

▲ 낙동강 낙단보 상류와 하류의 모습. 상류쪽은 물이 고여 얼음이 얼었고 하류쪽은 물이 흘러 얼음이 얼지 않았다. ⓒ 조정훈

상주보 하류 쪽에 있는 낙단보도 물받이공이 유실돼 콘크리트로 보강작업을 하고 있다. 현장을 찾은 24일에는 콘크리트 작업을 하지 않았지만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영하 10도가 넘는 날씨에도 콘크리트를 물속에 주입하는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낙단보 하류쪽 물받이공에 세굴현상으로 모래가 파이면서 공간이 생겨 콘크리트를 주입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얼마나 많은 세굴현상이 발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물받이공 균열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현장 관계자들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현장 콘크리트 작업을 목격했다는 한 주민은 "영하 10도가 넘는 추운 날씨에도 작업자들이 콘크리트 타설 보강공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며 "이렇게 추운 날씨에 콘크리트 작업을 한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혀를 찼다.

대구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22일 눈이 내리는 영하의 날씨에도 콘크리트 작업을 했다. 정수근 국장은 "정부 공사는 동절기에는 콘크리트 작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 추운 날씨에도 작업을 하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며 "또다른 부실을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부산국토관리청은 물받이공 끝부분에 세굴현상이 발생해 콘크리트로 채우는 작업을 하고 있지만 물받이공의 균열은 없다고 밝히고 현장여건을 고려해 고강도의 콘크리트 작업을 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겨울철 공사에 대해서도 콘크리트 타설 지점이 수중 4m 지점으로 영상온도를 유지해 동결 염려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국장은 "균열과 누수, 부등침하와 같은 부실사고가 반복되는 원인이 바로 이러한 졸속시공 때문"이라며 "한겨울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등의 부실공사를 강행는 이유는 이명박 정부가 물러나기 전에 땜질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보의 상류는 물이 얼어 있고 하류는 얼음이 얼지 않은 것도 물을 가두어 놓았기 때문"이라며 "보의 수문을 열어 강이 흐르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영하 10도에 콘크리트 보강공사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