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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추악한 자본

남양유업 사원 “떡값도 할당, 대리점서 받아오게 했다”

남양유업 사원 “떡값도 할당, 대리점서 받아오게 했다
검찰, 조사과정서 진술 확보... “영업직에 판매 목표량 제시”
또다른 대리점주협의회 출범... 열흘만에 점주 90% 가입시켜
기존 대리점협의회 “어용 단체” 반발

[한겨레] 허재현 김선식 기자 | 등록 : 2013.05.23 21:38


남양유업 지점이 대리점주들에게 ‘떡값 할당량’을 지워왔다는 본사 영업사원의 진술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나왔다. ‘물량 밀어내기’의 직접 원인으로 지목되는 ‘제품 판매 목표량’을 남양유업 본사가 영업사원에게 매달 제시했다는 진술도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남양유업 전·현직 직원들의 공갈죄 등 혐의를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곽규택)는 23일 ‘명절 때 남양유업 지점 팀장(본사 파견 과장급)이 영업사원들에게 떡값 할당량을 정해 대리점에서 떡값을 받아오도록 했고 일부 영업사원은 사비로 할당량을 채워넣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영업사원들이 대리점주들로부터 떡값을 걷어 본사에 상납했다는 대리점주들의 주장은 있었지만, 영업사원이 이를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검찰의 대질신문에 출석한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의 한 대리점주는 “전 남양유업 영업직원이 피고소인 자격으로 출석해 ‘서울 지역 ○○지점 권아무개 팀장이 2011년 설·추석 때 영업사원 1인당 50만원씩 떡값을 할당했고 이것을 대리점주들에게서 제대로 걷지 못해 사비로 채워 팀장에게 건넸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남양유업 본사가 영업사원들에게 매달 전자우편을 통해 제품 판매 목표량을 제시했다는 진술 역시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업사원들은 본사로부터 받은 전자우편을 삭제해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찰은 일부 전자우편을 확보했다. 검찰은 판매 목표량 제시가 영업사원들의 밀어내기 관행으로 이어졌는지 여부와 다른 업계에 견줘 목표량 제시가 과도한 수준이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한편, 피해 대리점주들이 모인 기존의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이하 대리점협의회)가 활동중인 가운데 또다른 대리점주 모임인 남양유업전국대리점협의회(이하 전국협의회)가 뒤늦게 결성됐다. 안희대 전국협의회장은 “14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각 지역 대표 대리점주 60여명이 비공개로 모여 회장을 뽑고 협의회를 출범했다. 기존 대리점협의회의 과도한 폭로에 따른 남양유업 불매운동으로 영업이 어려워져 새 모임을 꾸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창섭 대리점협의회 회장은 “본사 지점장들이 대리점주들을 압박해 전국협의회에 가입시키고 있다. 어용 협의회다”라고 주장했다.

전국협의회는 출범한 지 열흘도 안 됐지만 전국 1500여 남양유업 대리점주 중 90%가 가입했다고 밝혔다. 대리점협의회는 회원이 100여명 수준이다. 대리점협의회는 24일 예정된 본사와의 2차 교섭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출처 : 남양유업 사원 “떡값도 할당, 대리점서 받아오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