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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언론과 종편

채널A 자본금 납입가장·거짓납입 의혹 제기돼

채널A 자본금 납입가장·거짓납입 의혹 제기돼
“자본금 모집 완료” 뒤 주식취득 9곳 이상, 법인설립 뒤 5곳
“납입가장 가능성, 승인 취소 사유”

[미디어오늘] 박장준 기자 | 입력 : 2013-09-02 20:48:39 | 노출 : 2013.09.03 08:49:59


동아일보의 종합편성채널 채널A가 자본금을 세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채널A가 “자본금 모집을 완료했다”고 밝힌 지난 2011년 3월 28일 이후 9곳의 상장법인이 총 183억 원의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납입가장, 자본금 차명납입 의혹을 제기했다.

2일 최민희 의원실은 발표한 ‘채널A 법인주주 기업공시 자료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채널A가 방통위에 “자본금 모집을 완료했다”고 보고한 2011년 3월 28일 이후 신규출자하거나 출자액을 변동한 법인은 환인제약(50억), 조선내화(20억 증액), KT캐피탈(23.9억), 삼부토건(5억) 등 4곳. 승인장 교부일인 4월 20일 이후 주식을 최초취득했다고 밝힌 법인은 KCC(50억), 전북은행(10억), 경방(20억), 동진쎄미켐(2억), 제일테크노스(1억) 등 5곳이다.

최민희 의원실은 “기업들이 스스로 작성해 공시한 사업보고서가 허위가 아니라면 채널A는 승인장 교부를 신청한 4월 11일에 자본금을 모두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허위서류를 작성, 승인장을 교부받은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3월 28일 SK텔레콤으로부터 203억 원을 대출받고, 주식을 취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E&T의 투자액을 합하면 ‘모집 완료’ 보고일 이후 주식 취득 법인은 10곳이며, 출자액은 386억 원에 이른다.

▲ 채널A 승인과정 및 일부 주주의 공시자료 상 최초주식취득일 현황. 최민희 의원실 보도자료에서 갈무리.

자본금 세탁 의혹은 주주 구성 변화에서도 감지된다. 채널A는 급하게 주주의 40% 이상을 급하게 바꿔 채웠다. 언론개혁시민연대와 언론인권센터가 방통위로부터 건네받은 출자 신청법인과 승인장 교부 당시 법인주주를 비교하면 채널A에 투자를 약속한 법인주주 가운데 79개 법인이 투자를 취소했고 대신 43개 법인이 이 자리를 채웠다. 출자 취소 주주는 전체 42.63%에 이르고, 취소금액은 전체 출자약정금액 중 20.72%다.

방통위는 자본금 납입 증명 서류를 확인하지 않고 승인장을 교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민희 의원실은 지난달 ‘주주별 자본금 납입 증명 서류 일체’를 방통위에 요청했다. 방통위는 “사업자들이 승인장 교부 신청시 주주별 납입 증명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채널A는 ‘국민은행 동아미디어지점장’ 명의의 주식납입금 보관증명서를 방통위에 제출했다.

이를 두고 최민희 의원실은 “이 서류는 종편들이 계획한 자본금이 은행에 모두 입금돼 있다는 것은 증명하지만 각 주주들이 실제 출자했는지에 대한 증명은 될 수 없다”며 “종편들이 일단 자본금만 채우려고 자기 돈을 입금했는지, 아니면 제 3자의 돈을 넣은 것인지, 실제 주주의 자본금이 납입됐는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북은행은 최민희 의원실 측에 “(승인장 교부 뒤인) 5월 3일이 (주식취득일이) 맞다”고 확인했다.



▲ 채널A.

최민희 의원실 박진형 비서관은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기업 사정에 따라 출자 일자가 며칠 차이 날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만큼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이 회사들이 아닌 다른 회사들은 모두 최초주식취득일이 1~3월로 돼 있는데 유독 (거론된) 이 회사들만 (자본금 모집 완료 보고일) 3월 28일, (승인장 교부일) 4월 20일 이후에 출자했다고 공시했다”고 말했다.

박진형 비서관은 ‘차명납입’의 사례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페이퍼컴퍼티로 추정되는 리앤장실업을 들었다. 이 회사는 2010년 12월 3일 설립돼 미래저축은행에 100억 원짜리 대출통장을 만들고, 2011년 3월 3일 채널A에 100억 원을 송금한 뒤 그해 4월 29일 100억 원을 돌려받았다.김찬경 회장 또는 제 3자가 미래저축은행 돈을 이 회사를 통해 채널A에 잠시 빌려줬다 회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민희 의원은 “채널A 주주구성과 자본금 형성 과정은 들여다볼수록 의혹투성이”라며 “기업의 사업보고서대로 승인장 교부 뒤 주식취득이 이루어졌다면 이는 명백한 ‘허위에 의한 승인’으로 방송법에 따라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이어 “방통위는 즉각 채널A를 비롯한 종편들의 주주별 자본금 납입 증명자료와 지난 3년 간의 주식매각 및 지분인수 등 주주 변동이나 주식매매 내역 일체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2010년 투자자 모집 때는 나타나지 않다가 승인장 교부 당시 종편 4사의 법인주주로 이름을 올린 KT캐피탈이 타 법인 지분을 급하게 인수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 회사는 주식 최초취득일시를 4월 7일로 밝혔는데 2011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씨에스티브이’ 20억 원은 ‘출자참여’로 공시했으나 다른 종편사에 대해서는 ‘지분인수’로 공시했다.

미디어오늘은 채널A 홍보팀 관계자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하며 납입가장과 차명납입 의혹에 대한 의견을 듣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질 않았다. 방통위 방송지원정책과 관계자에게도 해당 사실을 파악했는지 연락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출처 : 채널A 자본금 납입가장·거짓납입 의혹 제기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