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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노동과 삶

20대 기업 ‘노동소득분배율’ 50% 못 미쳐

20대 기업 ‘노동소득분배율’ 50% 못 미쳐
경향, 500대 기업 전수조사
500대 기업 평균 53.7%, 국내 전체보다 6%P 낮아
OECD 주요국과 큰 격차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공인노무사) | 입력 : 2013-09-08 22:46:22 | 수정 : 2013-09-08 22:58:34


지난해 국내 20대 기업이 만든 부가가치액(영업이익+인건비)이 100원이라면 노동자에게 지급된 인건비는 49.9원 규모로 파악됐다. 기업이 번 돈 중에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게 절반이 안되는 것이다. 이러한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보다 10%포인트 이상 낮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는 노동자들이 가져간 이익이 총부가가치액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경향신문은 노동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도를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 지난해 국내 매출액 500대 기업의 노동소득분배율을 전수조사했다. 기업별 조사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신고된 감사보고서·사업보고서 등 1000여건의 공시자료를 이용했다.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199조원)과 인건비(230조원)를 합친 부가가치액(429조원) 중 인건비로 지급된 노동소득분배율은 53.7%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한국의 전체 노동소득분배율 59.7%보다 6%포인트 낮다. 500대 기업의 전체 영업이익 기준으로 6%는 11조5000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연봉 5000만원 노동자를 23만명 고용할 수 있는 규모다.

노동소득분배율은 500대 기업 53.7%, 100대 기업 52.1%, 20대 기업 49.9%로 파악돼 기업 규모가 클수록 노동소득 분배 비중은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8조5000억원의 영업흑자와 인건비 9조원을 기록해 노동소득분배율이 32.8%로 파악됐다. S-OIL(23.3%), 한국가스공사(17.3%), LG화학(32.7%) 같은 업종별 대표 기업들도 10~30%대의 낮은 노동소득분배율을 기록했다.

OECD 주요 선진국들의 노동소득분배율은 2011년 기준으로 미국 67.3%, 영국 70.7%, 프랑스 72.2%, 독일 66.9%, 일본 70.7% 등으로 한국보다 10% 안팎 높다. 그만큼 회사가 버는 돈에서 인건비로 지출하는 비중이 한국보다 크다는 뜻이다.

한국노동연구원 홍민기 연구위원은 “대기업일수록 자본투입 비중이 높아 노동소득분배율이 떨어질 수 있다”며 “그러나 500대 기업에서 절반 수준인 노동소득분배율을 보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인건비를 더 부담할 여력이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 노동소득분배율

자본과 노동이 결합해 창출한 총부가가치 중 노동이 가져가는 몫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국내총생산(GDP)에서 간접세·고정자본소모비용을 뺀 총국민소득(자본소득+노동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국민 전체의 노동소득분배율을 계산한다. 경향신문은 영업이익과 인건비를 더한 총부가가치액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개별 기업의 노동소득분배율로 정의했다.


출처  20대 기업 ‘노동소득분배율’ 50% 못 미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