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 해군, ‘천안함 최종보고서’에 이의 제기했다
에클스 미 조사단장, “분석 결과 빼라”…호주, “북한에 대한 100% 증거 없다”
[민중의소리] 김원식 뉴욕 특파원 | 발행시간 2014-10-01 14:30:49 | 최종수정 2014-10-01 15:36:01
지난 2010년 3월 26일 발생해 우리 장병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침몰 사건에 관해 당시 미 해군 측은 같은 해 9월 13일 우리 국방부의 ‘천안함 최종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측 천안함 사건 조사단장이었던 토마스 에클스 당시 해군 소장은 한국 국방부가 ‘최종 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물은 데 대해 “천안함이 북한 어뢰의 공격으로 침몰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알루미늄 산화물(oxides)을 거론할 필요가 없다”며 “이는 (보고서의) 과학적 정당성(validity)에 많은 의문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잠수함 전문가인 재미 안수명 박사가 미국 정보자유법에 의해 미 해군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문서에서 밝혀졌다. 민중의소리가 단독으로 입수해 분석한 이 문서에 따르면 당시 천안함 사건 조사를 총괄하던 한국 국방부 합동조사단(합조단) 책임자를 맡고 있던 장성은 최종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7월 5일, 이 보고서 초안(draft)에 대한 의견을 묻는 이메일을 미국을 비롯한 합조단에 참여한 대표들에게 발송했다.
이에 미국측 조사단장인 에클스는 7월 13일 답변을 통해 “우리 쪽 부식(corrosion) 전문가는 한국에서 행해진 실험이 이러한 의혹을 제거하는데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들(전문가)은 정상적인 해수(seawater) 부식 환경에서도 비결정(amorphous) 형태의 알루미늄 산화물이 존재할 수 있다는, (한국 합조단 실험에) 반하는 증거들이 존재할 것이라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클스는 “(따라서) 나는 이 섹션(section)을 전부 없애거나 부록(appendix)으로 이관(relegate)하기를 권고한다”며 “이러한 증거를 뒷받침하기 위해 모든 케이스가 거론(seen)된다면 당신(합조단)은 신뢰를 상실할 것이며, 나는 이런 접근법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합조단은 최종 보고서를 통해 이 부분에 관한 결론을 부록으로 이관하기는 했으나, 기존 내용을 그대로 유지했다. 합조단은 최종 보고서 265쪽에 발표한 ‘분석 결과’ 섹션을 통해 “외부로부터 유입된 흡착물질의 주성분이 비결정성 알루미늄 산화물이며 수중에서 비결정성 알루미늄 산화물이 생성될 어떠한 요인도 없다”고 기술했다.
최종 보고서에는 “비결정성 알루미늄 산화물이 주성분 물질이다. 알루미늄이 부식되면 대부분 결정성 알루미늄 산화물이 생성되며 알루미늄 첨가 화약의 폭발 시 비결정성 산화알루미늄이 생성된다”면서 이 비결정성 알루미늄 산화물의 존재가 천안함이 북한 폭침에 따른 침몰의 결정적 증거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에클스는 이러한 당시 한국 국방부 합조단의 최종 보고서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는 사실이 이번 공개된 문서 분석 과정에서 드러났다. 에클스는 “‘250kg의 폭약량을 가진 북한 어뢰가 천안함 가스 터빈실 엔진룸의 불과 몇 미터 아래에 도달(delivered)한 것은 분명하다’는 것을 전제로 여타 불필요한 논란을 게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에클스는 특히, 한국 국방부가 ‘좌초설(grounding)’ 등 여러 가능성을 언급하고 이러한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거론하는 것은 ‘거북하다(awkward))’고 꼬집었다. 에클스는 “일례로 좌초설에 등장하는 사진은 천안함과 관련이 없는 것인데 독자들은 이런 것을 모를 것이고 최종 보고서에서 ‘모델링(modelimg)’과 ‘시뮬레이션’ 등에 관해 언급된 사항은 너무 불확실(too uncertain)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합조단의 최종 보고서 초안에 대해 호주는 그해 7월 12일 ‘해군 안전시스템 소장(Director, Navy Safety System)’ 명의로 발송한 문서에서 “한국은 누가 어뢰를 사용했는지 등 이 보고서 결론에 관한 당시 정보(intel, 군사 정보)를 더 공개(declassify)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호주 관계자는 이 문서에서 “과학적인 조사 관점에서 본다면, 북한이 이 무기를 사용했다는 100%의 증거는 아직 없다고 믿는다”며 “가해자에 관한 이러한 (명확한) 기재(caveat)와 구체적 증거가 없다면 다른 노력마저 퇴색시킬(diminish) 것”이라고 언급했다.
천안함 사건 발생 당시 우리 합조단은 조사에 참여한 각국 대표단에 보낸 보고서 초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이와 관련, 기자는 지난달 23일 한국 국방부 공보실에 ▲이번에 공개된 문서에 언급된 내용의 사실 여부와 상호 의견 개진 여부 ▲미 해군이 이 문서 공개 이유와 사전에 이에 관한 의견 교환 여부 ▲이번 미 해군의 천안함 관련 문서 공개에 따른 국방부의 공식 입장 등 4개 사항에 대해 공식 질의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공보실의 한 관계자는 “현재 당시 천안함 합조단은 해체된 관계로 질의서를 국방부 조사본부로 넘겼다”면서 “답변에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민중의소리’는 최근 미 해군이 공개한 천안함 침몰 사건 당시 문서와 관련하여 한국 국방부의 입장에 관해 질의하고 국방부 측 답변을 게재하기 위해 일주일을 넘게 기다렸으나 답변이 없었습니다. 앞으로 답변이 오면 추후 기사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또한, ‘민중의소리’는 이번 문서에 대한 분석 기사를 계속해서 게재할 예정입니다.
출처 : [단독] 美 해군, ‘천안함 최종보고서’에 이의 제기했다
에클스 미 조사단장, “분석 결과 빼라”…호주, “북한에 대한 100% 증거 없다”
[민중의소리] 김원식 뉴욕 특파원 | 발행시간 2014-10-01 14:30:49 | 최종수정 2014-10-01 15:36:01
지난 2010년 3월 26일 발생해 우리 장병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침몰 사건에 관해 당시 미 해군 측은 같은 해 9월 13일 우리 국방부의 ‘천안함 최종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측 천안함 사건 조사단장이었던 토마스 에클스 당시 해군 소장은 한국 국방부가 ‘최종 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물은 데 대해 “천안함이 북한 어뢰의 공격으로 침몰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알루미늄 산화물(oxides)을 거론할 필요가 없다”며 “이는 (보고서의) 과학적 정당성(validity)에 많은 의문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잠수함 전문가인 재미 안수명 박사가 미국 정보자유법에 의해 미 해군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문서에서 밝혀졌다. 민중의소리가 단독으로 입수해 분석한 이 문서에 따르면 당시 천안함 사건 조사를 총괄하던 한국 국방부 합동조사단(합조단) 책임자를 맡고 있던 장성은 최종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7월 5일, 이 보고서 초안(draft)에 대한 의견을 묻는 이메일을 미국을 비롯한 합조단에 참여한 대표들에게 발송했다.
이에 미국측 조사단장인 에클스는 7월 13일 답변을 통해 “우리 쪽 부식(corrosion) 전문가는 한국에서 행해진 실험이 이러한 의혹을 제거하는데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들(전문가)은 정상적인 해수(seawater) 부식 환경에서도 비결정(amorphous) 형태의 알루미늄 산화물이 존재할 수 있다는, (한국 합조단 실험에) 반하는 증거들이 존재할 것이라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클스는 “(따라서) 나는 이 섹션(section)을 전부 없애거나 부록(appendix)으로 이관(relegate)하기를 권고한다”며 “이러한 증거를 뒷받침하기 위해 모든 케이스가 거론(seen)된다면 당신(합조단)은 신뢰를 상실할 것이며, 나는 이런 접근법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 합조단의 최종 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말하는 에클스 단장의 글, 자료 22128쪽 갈무리. ⓒ미 해군 |
하지만 당시 합조단은 최종 보고서를 통해 이 부분에 관한 결론을 부록으로 이관하기는 했으나, 기존 내용을 그대로 유지했다. 합조단은 최종 보고서 265쪽에 발표한 ‘분석 결과’ 섹션을 통해 “외부로부터 유입된 흡착물질의 주성분이 비결정성 알루미늄 산화물이며 수중에서 비결정성 알루미늄 산화물이 생성될 어떠한 요인도 없다”고 기술했다.
최종 보고서에는 “비결정성 알루미늄 산화물이 주성분 물질이다. 알루미늄이 부식되면 대부분 결정성 알루미늄 산화물이 생성되며 알루미늄 첨가 화약의 폭발 시 비결정성 산화알루미늄이 생성된다”면서 이 비결정성 알루미늄 산화물의 존재가 천안함이 북한 폭침에 따른 침몰의 결정적 증거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에클스는 이러한 당시 한국 국방부 합조단의 최종 보고서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는 사실이 이번 공개된 문서 분석 과정에서 드러났다. 에클스는 “‘250kg의 폭약량을 가진 북한 어뢰가 천안함 가스 터빈실 엔진룸의 불과 몇 미터 아래에 도달(delivered)한 것은 분명하다’는 것을 전제로 여타 불필요한 논란을 게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에클스는 특히, 한국 국방부가 ‘좌초설(grounding)’ 등 여러 가능성을 언급하고 이러한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거론하는 것은 ‘거북하다(awkward))’고 꼬집었다. 에클스는 “일례로 좌초설에 등장하는 사진은 천안함과 관련이 없는 것인데 독자들은 이런 것을 모를 것이고 최종 보고서에서 ‘모델링(modelimg)’과 ‘시뮬레이션’ 등에 관해 언급된 사항은 너무 불확실(too uncertain)하다”고 지적했다.
▲ 합조단의 최종 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말하는 호주 해군 안전시스템 소장의 글, 자료 2336쪽 갈무리. ⓒ미 해군 |
한편, 합조단의 최종 보고서 초안에 대해 호주는 그해 7월 12일 ‘해군 안전시스템 소장(Director, Navy Safety System)’ 명의로 발송한 문서에서 “한국은 누가 어뢰를 사용했는지 등 이 보고서 결론에 관한 당시 정보(intel, 군사 정보)를 더 공개(declassify)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호주 관계자는 이 문서에서 “과학적인 조사 관점에서 본다면, 북한이 이 무기를 사용했다는 100%의 증거는 아직 없다고 믿는다”며 “가해자에 관한 이러한 (명확한) 기재(caveat)와 구체적 증거가 없다면 다른 노력마저 퇴색시킬(diminish) 것”이라고 언급했다.
천안함 사건 발생 당시 우리 합조단은 조사에 참여한 각국 대표단에 보낸 보고서 초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이와 관련, 기자는 지난달 23일 한국 국방부 공보실에 ▲이번에 공개된 문서에 언급된 내용의 사실 여부와 상호 의견 개진 여부 ▲미 해군이 이 문서 공개 이유와 사전에 이에 관한 의견 교환 여부 ▲이번 미 해군의 천안함 관련 문서 공개에 따른 국방부의 공식 입장 등 4개 사항에 대해 공식 질의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공보실의 한 관계자는 “현재 당시 천안함 합조단은 해체된 관계로 질의서를 국방부 조사본부로 넘겼다”면서 “답변에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민중의소리’는 최근 미 해군이 공개한 천안함 침몰 사건 당시 문서와 관련하여 한국 국방부의 입장에 관해 질의하고 국방부 측 답변을 게재하기 위해 일주일을 넘게 기다렸으나 답변이 없었습니다. 앞으로 답변이 오면 추후 기사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또한, ‘민중의소리’는 이번 문서에 대한 분석 기사를 계속해서 게재할 예정입니다.
출처 : [단독] 美 해군, ‘천안함 최종보고서’에 이의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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