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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노동과 삶

“학교 비정규직 서러움…더 이상 못 참겠습니다”

“학교 비정규직 서러움…더 이상 못 참겠습니다”
서울지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중식비 제공, 방학중 생계대책 마련 촉구' 총파업 투쟁대회

[민중의소리] 옥기원 기자 | 발행시간 2014-11-20 15:52:12 | 최종수정 2014-11-20 16:03:47


▲ 전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2만여 명이 총파업에 돌입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서울지역 학교비정규직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조 조합원들이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정규직들은 10만원 이상 지원 받아 점심을 해결하는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돈을 내고 사먹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학교 현장에서 이런 모습을 보며 차별을 몸소 배우고 있습니다.”

서울지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투쟁대회를 열고 교육청에 ‘중식비 제공'과 '방학중 월급 지급’ 등의 학교 비정규식 생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대회에는 서울지역 학교현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1,000명(경찰추산 700명)이 참석해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결의문은 통해 “평등한 교육현장을 만들겠다는 조희연 민주진보교육감이 서울시교육감에 당선된 이후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기대를 갖고 임금협상 과정 등을 지켜봤다”며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전국 시도교육청 중에서 처우개선이 가장 열악한 상황임을 인정하면서도 임금교섭 과정에서 ‘돈없다’라는 답변으로 일관하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교육청은 보다 성실한 태도로 향후 임금교섭에 임해야 하며, 교육감직 인수위원회 시절의 평등교육 실현 약속을 위해 중식비 13만원 제공과 방학중 생활임금 지급 예산 계획 등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2만여 명이 총파업에 돌입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서울지역 학교비정규직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조 조합원들이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조순옥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장은 대회사를 통해 학교에서의 불이익 등을 감수하며 총파업을 위해 투쟁대회에 나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격려했다.

조 지부장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선생님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이들의 눈치를 봐야하고, 10년을 학교에서 일하면서도 정규직의 절반도 못미치는 저임금의 차별 속에서 일하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에 나오기까지도 학교장 등의 눈치를 보며 향후 불이익 등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조 지부장은 “용기를 내서 이자리에 서 있는 여러분이 비정규직이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주인”며 "학교의 비정규직 노동자도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교육현장을 이끌어가는 교육의 주체로 만들어갈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창의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서울지부장은 대표발언을 통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향한 책임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홍 지부장은 “인수위 시절 조 교육감이 말한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을 통해 평등한 교육현장을 만들겠다는 약속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고, 좀 더 책임있는 교섭을 촉구하며 진행됐던 시교육청 앞에서의 10일 간의 단식농성 기간동안에도 조교육감은 단 한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며 “민주진보교육감이라고 자칭하던 조희연 교육감에 대한 처음의 기대가 점점 실망으로 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 우리의 빼앗겼던 권리를 되찾으로 이 자리에 나왔고, 권리를 찾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조 교육감 등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즉각 중식비 제공과 방중 생계대책 마련 등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2만여 명이 총파업에 돌입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서울지역 학교비정규직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조 조합원들이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이날 대회 중간에는 조합원들이 준비한 율동 등을 선보이는 공연이 진행됐다. 대회 참가자들은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는 조합원들에게 큰 박수와 함성을 보내기도 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역사회전문가로 일하는 유진아(43)씨는 현장에서 차별받는 퇴근시간과 열악한 대우 등을 토로했다. 유씨는 “정규직 선생님들의 퇴근시간은 오후 4시 40분이지만 비정규직은 오후 5시 40분이 돼야 퇴근할 수 있다”며 “모두가 떠난 학교에 남아서 잔업 등을 처리하고 학교의 모든 불을 끄고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상실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일 수십명의 정규직 선생님들의 눈치를 보고, ‘여기요, 저기요’라는 호칭으로 불리며 하루하루를 긴장 속에서 살아야 하는 것이 비정규직 선생님들의 현실”이라면서 “조희연 교육감은 말로만 평등교육을 외치지 말고 직접 현장으로 나와 비정규직 선생님들의 겪는 열악한 현실들을 직접 보고 느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교육행정지원사로 일하는 최은정(42)씨는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이 제공되고 정규직 선생님에게는 10만원 이상의 중식비가 제공되는 상황에서 비정규직 선생님들은 한달에 6~8만원에 비용을 내고 밥을 사먹어야 한다"며 "정규직과 비슷한 일을 하면서 반도 안되는 월급에 밥까지 사먹어야 하는 상황이 너무 서럽다"고 토로했다. 이어 "월급제로 급여가 바뀐 상황에서 비정규직 선생님들은 가정을 꾸려야 하는 비정규직들은 방학 때 생활이 곤란하다"며 "교육감 등은 학교 비정규직들이 최대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생계 조치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지역을 포함한 부산, 전남, 제주 등 전국 13개 지역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각지역 시도교육청 앞에서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촉구하는 총파업 투쟁대회를 진행했다. 급식비 지급 등을 약속한 경기, 광주, 강원, 대전 지역과 상여금 지급 등을 약속한 경남 지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대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학교비정규직 노조 연대회의는 이날 총파업을 시작으로 향후 처우개선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시 2차 총파업 등의 강경한 공동행동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 전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2만여 명이 총파업에 돌입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서울지역 학교비정규직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조 조합원들이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출처 : “학교 비정규직 서러움…더 이상 못 참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