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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마다 '성종환 리스트' 질문... 홍준표의 대답은?

출근길 마다 '성종환 리스트' 질문... 홍준표의 대답은?
말로 정리한 홍지사의 출근길
[경향신문] 정희완 기자 | 입력 : 2015-05-02 11:34:05 | 수정 : 2015-05-02 11:34:05


14일째. 홍준표 경남지사가 연일 아침 댓바람부터 진땀을 빼고 있습니다.

지난 4월 11일 경향신문은 “2011년 홍준표가 대표 경선에 나왔을 때 한나라당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캠프에 있는 윤모씨를 통해 1억원을 전달했다”는 내용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인터뷰를 보도했습니다. 토요일이었습니다.

이후 13일 월요일부터 홍 지사는 출근 때마다 도청 현관에서 취재진의 질문 공세를 받았습니다. 홍 지사는 줄곧 성 전 회장의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첫날에는 “검찰 수사 받을 일 있다면 받겠다”며 다소 의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 홍준표 경남지사

금품 수수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고 질문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난 선출직이라 함부로 거취 결정 안한다” “소설 쓰고 있다” 등 불쾌감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거취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어디 기자냐”고도 했습니다. 한때 작심한 듯 “이제 기자들의 물음에 말하지 않겠다”며 질문을 외면한 채 집무실로 향했습니다. 그러다 검찰이 홍 지사의 일정담당 비서를 소환 조사하게 되자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최근에는 자신의 검찰 소환 일정을 묻는 질문에 “연락이 오겠지…주변 사람 조사 다 하고 연락이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또 “수사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이제 드릴 말씀이 없다”며 검찰의 소환 조사에 대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참고로 홍 지사는 검사 출신입니다.

검찰 청사 앞 포토라인에 서게 된다면, 그는 무슨 말을 할까요. 홍 지사의 14일간 ‘출근길 멘트’를 참고해 보시길 바랍니다.


1일째 (4월 13일)

- “검찰 수사 받을 일이 있으면 받겠다”

- “구체적인 사실에 대해선 수사와 재판으로 해야지…”

- “언론 통해서 이런 식으로 언론 재판을 해 버리면 참 모양이 안 좋다. 일이 있을 때마다 언론에서 미리 공방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2일째 (14일)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1억원을 준 뒤 확인전화를 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천만에, 그건 말이 안되는 소리다”

- “소설 쓰는데, 큰 사건을 하다보면 온갖 소설을 다 썼잖아. 확인 전화? 어처구니없는 소리다”


3일째 (15일)

- “왕왕 리스트 정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때 마다 정치인들이 극구 부인하고 하는데, 내가 극구 부인하고 그런 것은 하지 않는다”

- “그거 믿을 일이 아니고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일이니까.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

- “어처구니없는 일에 연루돼 도민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 “선출직은 함부로 자기 거취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임명직이야 다르지만은 이런 것을 같고 도정 수행하는데 지장이 있다 없다 말하기는 어렵다”

- 검찰의 수사 1순위 대상에 오른 것에 대해 “검찰이 정하는 데로 따라가겠다”

▲ 홍준표 경남지사 | 박민규기자


4일째 (16일)

- “(성완종 전 회장의) 부탁을 들어준 사람은 의리 있고 좋은 사람이라고 한 것 같은데, 소위 청탁을 안들어 준 사람들이 메모(‘성완종 리스트’)에 다 올랐다”

- “나만 하더라도 2013년인가 2014년도에 (성 전 회장이)선거법 위반으로 봐달라고 할 때 내가 곤란하다 거절한 적이 있다. 그래서 무슨 억하심정으로 그런 메모를 남기고 돌아가셨는지 저는 알 길이 없다. 아마 수사가 진행이 되면 밝혀질 것으로 본다”


5일째 (20일)

- “하도 그러니까, 허위보도가 난무하고 이러니까…좀 수사가 빨리 진행돼서 결론이 빨리 났으면 좋겠다”

- 성완종 전 회장 다이어리에 ‘2012년 9월19일 08:00 홍준표/롯데H 일식당’이라는 적혀 있다는 보도에 대해 “그때 경남지사 (새누리당 내) 경선활동을 하고 있을 때 인데, 롯데호텔에서 성완종씨 만날 일이 없다”

- “(당시 성 전 회장과의 조찬) 기억도 없을뿐더러, 난 그때 동대문 국회의원 선거에서 떨어지고 경남지사 경선으로 여기서 민생탐방할 땐 데, 9월19일이 평일이다”

- “내 정치 활동할 때 대통령 외에는 조찬을 잡지 않는다. 내 기억에는 조찬 한 사람이 거의 없다”


6일째 (21일)

- “어디 기자냐…거취는 참 얘기하는 게 불쾌하다”

- “그것(이완구 총리의 사퇴설)은 임명직의 문제지, 선출직의 문제는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거취 표명 운운 얘기하는 것은 불쾌한 얘기다. 관례도 아니지 않느냐”

- “국회의원이 기소돼 거취 표명하는 일이 있느냐”

- “선출직들이 선거법 위반에 연루돼 재판이 확정 때까지 거취 표명을 하는 사람이 있느냐. 그렇지 않다”

- “20년 전에 처음 정치할 때 선거법 위반이란 올무를 한 번 뒤집어쓴 적 있다”

- “정치판에는 곳곳에 올무가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 기자들에게 “이러지 않았으면 한다” 자제 요구

▲ 홍준표 경남지사 | 김영민 기자


7일째 (22일)

- “오늘부터는 (물음에) 말을 하지 않겠다” “왜 자꾸 출근길에서 이러는지. 허허참”

- “여론 재판에 휘둘리지 않고 검찰이 실체적 진실을 밝혀주리라고 믿는다”

- 이날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답변하던 이전과 달리 2분여 만에 집무실로 들어가


8일째 (23일)

- “제 말 하나하나가 나중에 수사에서 전부 증거로 채택되기 때문에 개별적인 사안에 대해 일일이 말씀을 드리지 못함을 기자들이 양해해 달라”

- “어차피 수사가 진행됐는데, 아침마다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 “그렇게(출근길 취재) 해도 개별 사안에 대해 말씀드릴 수 없다”


9일째 (24일)

- ‘홍준표 지사 측근들이 1억원 전달자 윤모씨 만나 회유 시도’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진상을 알아보기 위해 만났을 수 있다. 그런데 회유 운운하는 것은 좀 과하다”

- “원래 윤씨는 친박연대를 했고, 처음 밝힌 대로 내 측근이 아니고 누구 측근인 줄 여러분 아실 거예요. 그 의원님(서청원 의원) 밑에서 같이 참모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아직도 제 주변에 많아요”

▲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4일 오전 경남도청 자신의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10일째 (27일)

- “내가 언론에 사냥감이 된 지가 보름이 넘었다. 그 사이 얼마나 많은 허위보도가 있었느냐”

- “이젠 수사에 차분히 대응할 때지 언론에서 마치 사냥감을 쫓듯이 허위 보도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

- “참나 기가 차서, 이렇게 자꾸 하면 언론 대하지 않겠다”

- “내가 언론을 피하지 않는 이유도 있다. 피하면 또 온갖 낭설을 쓰기 때문에, 그런데 이렇게 안 해도 된다” “수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데, 언론을 통해서 공방전을 안 한다고 했다”

-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특별한 친분이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그게 93년도 일이니까, 20년 전의 일이다. 최근이 아니고 20년도 넘었다”

- 최근 우병우 민정수석과 전혀 접촉이 없었냐는 질문에 “참나 한번 조사해봐라”


11일째 (28일)

- 검찰과 소환일정을 조율한 것이 있었느냐는 물음에 “허허허…없다”

- 오늘 이야기를 안 하기로 했느냐는 질문에 “얘기 다 했습니다”

- 작심한 듯 언급을 자제하는 짤막한 답변을 하고 1분 20여 초 만에 도청 현관에서 집무실로 들어가

-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27일 자신을 응원하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린 것에 대해선 “고맙죠”


12일째 (29일)

- 홍준표 지사의 여비서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된 데 대해 “여론 재판하고 사법절차는 다르다. 사법절차는 증거재판이다. 고인이 돌아가시면서 자살하면서 쓴 일방적인 메모, 그것은 반대 심문권이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증거로 사용하기가 어렵다”

- “메모의 진실성 여부에 대해서는, 말하자면 법정이나 수사 절차에서 반대 심문권을 행사해서 이걸(옳고 그름) 따져야 하는데 (고인에게) 따질 기회가 없다”

- “오늘 여비서가 조사를 받으러 갔는데 어차피 여론재판에서 전부 유죄로 몰고 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조사를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 나는 사법 절차에는 협조한다고 했다”


13일째 (30일)

- “(돈 전달자) 윤씨는 망자의 사자(使者)일 뿐, 망자와 진실게임을 하고 있다. 검찰도 답답할 것이고 나도 답답하다”

- 홍 지사는 특히 과거행적을 점검한 듯 성 회장과 기존 1차례 만났다고 했던 것을 2차례로 정정.

- 두번째 만남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느냐는 질문에 “말을 바꾼다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검찰에서 밝히겠다”

- 홍 지사는 기자들의 질문에 13분 동안 가장 길게 자신의 뜻을 피력


14일째 (5월 1일)

- 평소보다 이른 7시 33분쯤 출근

- “이제 드릴 말씀이 없다” 5차례나 언급 “수사 대비 때문”

- “이제 아침부터 이렇게 안해도 될 것”


출처  [정리뉴스] “어디 기자냐···” 홍준표, 14차례 출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