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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세월호 시위, 경찰력 사용 끔찍한 수준”

국제앰네스티 “세월호 시위, 경찰력 사용 끔찍한 수준”
[경향신문] 이명희 기자 | 입력 : 2015-05-02 14:58:40 | 수정 : 2015-05-03 09:51:25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가 지난 1일 오후부터 2일 사이에 열린 세월호 추모집회에서 경찰이 행사한 공권력에 대해 자제를 촉구했다.

아놀드 팡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은 2일 오후 이같은 내용의 긴급논평을 발표했다. 앞서 경찰은 이번 집회에서 차벽을 설치해 시위 참가자들의 행진을 막고 캡사이신 물대포 등을 살포했다.

그는 논평에서 “과도한 경찰력 사용은 끔찍한 수준이었다”며 “공공의 안전에 어떤 위협도 가하지 않은 대체로 평화로웠던 시위대를 상대로 최루액까지 섞은 것으로 보이는 물대포를 써가면서 해산시켜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라고 했다.

▲ 1일 저녁 서울 안국동사거리에서 4.16 세월호 추모제를 열던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경찰이 최루액 가득 섞은 물대포를 발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이어 “정부 당국이 유가족과 그 지지자들이 평화롭게 시위할 권리를 전혀 존중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 당국의 행동을 보면 표현과 집회·시위의 자유를 어떻게 해서든 막으려고 하는 의지만 읽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위대는 청와대 앞에서 집회·시위를 할 권리가 있다”며 “집회·시위의 자유에는 시위대가 자신들의 주장을 전달하고자 하는 대상에게 보이고, 시위대의 목소리 또한 들리는 거리에서 집회·시위를 열 자유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앰네스티는 한국 경찰이 부당한 경찰력 사용을 자제해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고농도 캡사이신 물대포 난사된 세월호 시위 충돌 현장

노동절인 1일 밤 내내 청와대 길목인 서울 경복궁 인근 안국동사거리는 아비규환이었다.

세월호추모문화제가 당초 광화문광장에서 열릴 계획이었지만 앞선 노동절 대회에서 행진을 하던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종로 곳곳에서 경찰 차벽에 막히자 안국동 사거리로 모여든 것이다.

세월호 유가족 130여 명 등 주최 측 추산 5천여 명이 서울 안국사거리에서 세월호 추모 문화제를 열고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 등을 요구했다.

오후 9시 30분께 시위대는 청와대로 행진을 시도하다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경찰 버스와 사람 키높이의 폴리스라인 펜스, 방패 등을 동원해 행진 참가자들을 가로막았다. 이에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봉과 방패를 빼앗아 차벽으로 이용된 경찰 버스 창문을 부수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참가자들이 행진을 고수하자 경찰은 캡사이신을 탄 물포를 발포했다. 시민들에게 쏟아지는 물포의 최루액 농도는 계속 강해졌고 참가자들은 끝내 호흡곤란, 구토를 일으키며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대치 과정에서 집회참가자 2명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으며,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 2명도 시위대에게 폭행을 당해 다쳤다.

이날 '세월호 행진' 도중 경찰을 폭행하거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한 혐의로 세월호 유가족 1명을 포함해 총 28명을 연행됐다.

유명종 PD


출처  국제앰네스티 “세월호 시위, 경찰력 사용 끔찍한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