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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부친, 조선인 강제징병 독려·군용기 헌납

김무성 부친, 조선인 강제징병 독려·군용기 헌납
민족문제연구소가 와세다대 기록 등으로 친일 행적 밝혀... 창씨명은 '가네다 류슈'
[오마이뉴스] 권우성, 유성애 | 15.09.17 14:10 | 최종 업데이트 15.09.17 15:57


민족문제연구소 "김용주(김무성 대표 부친)는 친일반민족행위자, 의심의 여지 없다" 김용주(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부친)씨의 친일행적과 근거자료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이 17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실에서 열렸다. 연구소측은 공개검증의 배경으로 "김 대표측과 극우언론이 김용주의 친일행적을 부인하는 것을 넘어 공공연하게 애국지사로 포장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 권우성

민족문제연구소는 최근 발간된 김용주 평전 '강을 건너는 산'(사진)이 역사 변조를 목적으로 급조된 기획상품이라고 주장했다. ⓒ 권우성

"먼저 가장 급한 일은 반도 민중에게 고루고루 일본정신문화의 진수를 확실히 통하게 하고, 진정한 정신적 내선일체(內鮮一體:조선과 일본이 하나라는 뜻)화를 꾀해 이로써 충실한 황국신민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징병을 보낼 반도의 부모로서, 자식을 나라의 창조신께 기뻐하며 바치는 마음가짐과 귀여운 자식이 호국의 신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신으로 받들어 모시어질 그 영광을 충분히 인식해 모든 것을 신께 귀일하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신에 대한 신앙을 철저히 해, 현세의 신이신 천황(일본 황제)께 귀일하는 것입니다."

(1944년 1월 28일, '징병제 시행에 감사해 미국·영국 격멸을 결의하는 공직자대회', 김용주 발언 중. 일본 와세다 대학 기록 소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부친인 김용주(1905-1985) 전 전남방직 회장이, 일제 강점기 시절 조선인 강제 징병 독려·일제에 군용기 헌납 등 자발적 친일 행적을 했다는 사실이 민족문제연구소를 통해 새롭게 밝혀졌다.

민족문제연구소(아래 민문연)는 17일 오전 11시 서울 동대문구 왕산로 민족문제연구소 5층에서 '김용주는 과연 애국자였나, 아니면 애국자로 둔갑한 친일파인가'란 제목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사실을 발표했다. 김무성 대표 부친의 친일 논란은 이전에도 있었으나, 비행기를 헌납하고 징병제 독려 광고를 낸 사실 등 구체적 행적은 이번에 새롭게 드러났다.

민문연 측은 1940년대 일본 아사히 신문·와세다 대학 소장 자료 등 근거 자료를 제시하며 "김무성 대표의 부친 김용주씨의 친일 행위는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라 매우 자발적이며 적극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그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경상남도 함양군 함양면에서 출생해 경상북도 영일군 포항에서 주로 활동했으며, 창씨명은 '가네다 류슈(金田龍周, 금전용주)'였다.

민문연 측은 A4용지 약 50쪽 자료집을 통해 자세하게 이번 친일 행적 공개 검증의 배경, 김 전 회장의 연도별 주요 친일 행적, 김용주 평전 <강을 건너는 산> 사실관계 오류 분석 등을 밝혔다. 민문연 측이 이날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한 김 전 회장의 친일 행적과 발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광고) 결전은 하늘이다! 보내자 비행기를!, 『朝日新聞(南鮮版)』 1944.7.9.4면 ⓒ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광고) 대망의 징병제 실시, 지금이야말로 정벌하라, 반도의 청소년들이여,『朝日新聞(中鮮版)』1943.9.8.4면 ⓒ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김 전 회장은 ▲ 출정 황군에 대한 감사 전보 발송을 제안하고, 조선 청년들에게 징병제 참가를 독려하고 이를 찬양했으며 ▲ 친일단체 간부로서 일제 식민 통치와 침략전쟁에 적극적으로 협력했고 ▲ 내선일체와 황국신민화를 위한 신사건립 등을 주장했고 ▲ 대구국체명징관 등에 기부금을 헌납하고, 군용기·애국기 등 헌납운동을 주도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정신을 이어받아 1991년 설립됐다. 2009년 친일인명사전을 펴냈고, 2012년에는 역사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을 제작 배포하기도 했다.

현재 김 전 회장은 민문연이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돼 있지 않다. 같은 이름인 '김용주'가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돼 있지만, 그는 한국이 아닌 만주에서 활동한 친일파로서 김 전 회장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민문연 측은 "친일인명사전 편집 당시 김 전 회장은 당연히 수록 대상에 올랐으나, 추가조사가 더 필요했기 때문에 보류했던 것"이라며 "동명이인이 많아 헷갈릴 수 있지만, 활동지가 포항·영일이고 창씨명이 '가네다 류슈'인 사람은 김무성 대표의 부친뿐"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주 전 회장, 친일단체 간부로 일제 식민통치에 적극 협력"

민족문제연구소측이 1943년 10월 1일 김용주가 참석해서 발언한 공직자대회 현장사진(아시히신문)을 공개하고 있다. ⓒ 권우성

민족문제연구소 "김용주(김무성 대표 부친)는 친일반민족행위자, 의심의 여지 없다" 김용주(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부친)씨의 친일행적과 근거자료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이 17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실에서 열렸다. ⓒ 권우성

민문연에 따르면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은 1937년 경상북도 도의원으로 당선된 후 국민총력경상북도수산연맹 이사, 국민총력경상북도연맹 평의원, 조선임전보국단의 발기인 및 경상북도지부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1942년 3월 11일에는 '출정 황군에 대한 감사 전문'을 통해, 도회의원 자격으로서 국민 개로 운동(일제가 전쟁수행에 필요한 조선인 노동력 동원을 목적으로 실시한 운동)의 취지를 선전하고 독려하기도 한다.

김승은 민문연 자료실장은 "김 전 회장은 또 친일단체 간부로서 일제 식민통치 및 침략 전쟁에 적극 협력을 요청했다"고 비판했다. 김 전 회장이 1941년 '국민총력경상북도연맹'의 평의원에 임명돼 활동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 연맹은 조선민중을 강력히 통제하고 동원하기 위해 조직된 전시 최대의 관변통제기구로 알려져있다.

민문연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전시체제기 최대 민간 친일단체인 조선임전보국단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1943년 9월 8일 자 일본 아사히 신문에 징병제 실시를 감사하는 광고를 싣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지면에 "대망의 징병제 실시, 지금이야말로 정벌하라"며 "반도의 젊은이들이 궐연히 일어나라, 결전장은 그대들을 부른다"는 기명 광고를 실었다.

이준식 연구위원은 이어 김 전 회장의 회고록과 평전을 분석했다. 이 위원은 "회고록과 평전을 사료 비판 측면에서 검토한 결과 지어내거나 과장된 얘기 등 오류가 많다"며 "김용주씨를 민족의식에 투철한 항의 지사인 것처럼 묘사하는 등 근거 없는 이야기를 넣었고, 불리한 친일 행적은 대부분 감췄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특히 "회고록과 평전에서 김 전 회장이 1933년 영흥 학교를 인수해 경영한 것처럼 썼으나, 이는 연도부터 틀린 명백한 사실관계 오류"라고 지적했다.

민문연 측은 또 회고록 중 '해방 전년인 1944년 말 조선인 8명 총살 계획 1호에 포항 김용주가 있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일제가 미군의 한반도 진주를 앞두고 수립했다는 '조선인 유력자 살해 계획'의 실재는 객관적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민문연 측은 "우리는 친일파 후손을 추적하거나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며 연좌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김무성 대표가 선대의 친일행위를 부인하고 왜곡하며, 선친을 애국자로 만드는 조직적인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이 검증 작업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가 최근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에 앞장서고, 극우적 사관을 전파한 것"도 배경이 됐다.

한편 김 대표는 부친의 이런 친일 행적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김 대표는 지난 2013년 부친의 친일 의혹에 대해 "당시 경북도회 의원들은 조선인 농민 편에 서서 조선총독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반대했다", "부친은 사재를 털어 조선인 한글교육 야학을 개설하는 등 애국자적 삶을 살았으며 친일인명사전에도 (이름이) 없다"고 반박했던 적이 있다.

민문연 측은 이에 "김무성 대표는 헌법 가치를 수호해야 할 국회의원으로서, 또 여당 대표이자 잠재적인 대선 주자로서 선친의 친일 행적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부친의 친일 행적을 은폐·세탁하고 애국자로 포장한 기만행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처  김무성 부친, 조선인 강제징병 독려·군용기 헌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