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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학생들 “얼토당토 않은 국정교과서, 두고 볼 수 없다”

고려대 학생들 “얼토당토 않은 국정교과서, 두고 볼 수 없다”
[민중의소리] 오민애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10-26 20:04:36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2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캠퍼스에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자유발언대회를 열었다. ⓒ민중의소리


“두렵습니다. 이렇게 국정화되도록 내버려둘 수 없어요.”

대학 캠퍼스 내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학내 서명운동, 대자보 등 대학생들의 반대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고려대에서는 학생들이 한데 모여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모아냈다.

26일 오후 고려대 캠퍼스 내 민주광장에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자유발언대가 열렸다. 시작 전부터 내리는 비에도 불구하고 10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이유와 반대하는 뜻을 밝히는 자리를 가졌다. 학생들의 반대 목소리가 비를 뚫고 캠퍼스 내에 울려 퍼졌다.

보건정책관리학부 송주왕(11학번)씨는 “반드시 대학생이 앞장서서 바로잡을 문제라고 생각해서 나오게 됐다”면서 “이 문제를 두고 볼 수 없어 지난주에 대자보를 붙였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대한민국에서 위험하고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면서 “7일 뒷면 정부 고시가 효력을 발생하는데, 행동하는 지성인인 대학생들이 앞장서서 얼토당토않는 정부의 파행을 막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사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역사교육과에 진학했다는 황인욱(15학번)씨는 “최근 들어서 꿈에 대한 걱정이 늘기 시작했다”면서 “올바른 교과서 만들겠다는 정부가 말하는 올바른 역사교육이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좌편향된 교과서’라는 지적에 대해 “그들이 너무 오른쪽에 있어서 모든게 좌편향됐다고 보는 것 같다”면서 “예비교사로서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잘못을 정당화시키는 교과서로 아이들이 배우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조선왕조실록도 왕이 개입할 수 없었는데 대통령이 역사개입?”
“역사교과서 국정화, 내용도 과정도 충격적인 정부”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2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캠퍼스에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자유발언대회를 열었다. ⓒ민중의소리


이날 모인 학생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역사교과서 국정화 TF’에 대한 비판도 아끼지 않았다.

사학과 학생회장 김민경(13학번)씨는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시대흐름에 역행한 점을 차치하고라도, 정책 수립과 집행과정 모두 잘못됐다”면서 “지난 9월부터 정부 산하 테스크포스(TF) 팀이 매일 청와대에 보고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추진해왔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11월 2일까지 국민들 의견 수렴한다던 정부가 이런 팀을 운영해왔다는게 과연 맞는 태도인지 모르겠다”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과정조차 정당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총학생회장 서재우(공과대학 산업경영공학부)씨는 “총학생회를 하면서 학우들과 이 문제를 어떻게 함께 해나갈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하나의 사상만을 강요하며 획일화된 역사교육을 만들겠다는 것에 반대하자는데 많은 학우들이 지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그는 “‘불의에 항거하는 건 학생들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응원을 보내준 학우분들의 힘을 받았다”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태에 맞서 계속 같이 행동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려대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뿐만 아니라 뜻을 함께하는 개별 학생들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목소리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12일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계획 발표 후 고려대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이 진행됐다. 25일까지 4,700여 명의 학생들이 반대서명운동에 참여한 가운데 이들은 30일까지 학생들의 서명을 모아 교육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출처  고려대 학생들 “얼토당토 않은 국정교과서, 두고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