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국정화 ‘비밀 TF’도 ‘청와대 개입’ 시인했다

국정화 ‘비밀 TF’도 ‘청와대 개입’ 시인했다
TF책임자 “청와대 요구 때마다 상황보고”
청와대도 ‘개입 부인’→ ‘상황 관리’ 입장 변화

[민중의소리] 최명규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10-26 22:25:21


23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철 기자


박근혜까지 나서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정작 청와대는 그동안 '역할론'을 부정해 왔다. 하지만 정부가 비밀리에 구성·운영해왔다는 의혹을 받는 태스크포스(TF) 측은 '청와대 개입'을 사실상 시인하고 있다.


"TF 단장이 청와대 요구 때마다 상황보고"
"모든 일은 청와대와 협의하고 진행한다"

TF 총책임자로 알려진 김관복 교육부 기획조정실장(기조실장)은 2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소속 야당 의원들을 만나 TF와 관련된 해명을 했다. 교문위 소속 도종환(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김 실장은 이 자리에서 "(청와대에) 가서 보고하기도 하고 내부 전산망으로 보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보고 윗선으로는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에 따르면 김 실장은 또한 "TF 단장(오석환 충북대학교 사무국장)이 BH(청와대)에 매일 상황 보고를 했고 상시·수시로 요구할 때마다 상황보고를 해왔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TF를 통해 국정화 추진 상황을 직접 챙겼다는 것이다. 이는 'T/F 구성·운영 계획안' 문건에서 '담당 업무'로 명시된 'BH일일 점검 회의 지원'이 실제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게다가 오석환 TF 단장은 본인의 입으로 "청와대와 협의"를 언급을 했다. 오 단장은 26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 지원 업무와 관련해 "정부 부처의 모든 일은 각 이슈별로 청와대와 협의하고 진행한다"고 밝혔다. 단순 보고만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다만, 오 단장은 "정상적인 업무 수행 방식"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개입' 부인하던 청와대, "상황 관리"로 입장 변화

청와대는 그동안 국정화 추진 과정에 대한 '개입'이나 '역할론'에 대해 부인하는 한편, 책임을 교육부 쪽으로 돌렸다.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도 지난 23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취지의 증언을 했다.

이병기 비서실장은 '청와대 차원에서 교육부와 협의했느냐'는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의 질문에 "당정회의는 한 것으로 들었지만, 청와대가 직접 교육부에 지침을 내린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최종적으로 말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교육부가 주체가 돼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자체적으로 최종 결론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개입'을 부인해왔던 청와대의 입장은 TF의 존재가 드러난 다음 날인 26일 미묘하게 바뀐다. 수석실 차원의 '상황 관리'가 처음으로 언급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TF의 'BH 일일 점검 회의 지원' 업무와 관련해 "교육문화수석 차원에서 상황을 관리한다든지 하는 것은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처  국정화 ‘비밀 TF’도 ‘청와대 개입’ 시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