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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혼(魂)이 비정상인 건 박근혜 자신이다

혼(魂)이 비정상인 건 박근혜 자신이다
[민중의소리] 사설 | 최종업데이트 2015-11-11 07:25:13



박근혜는 10일 국무회의에서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魂)이 비정상”이라는 등 경악스러운 말을 작심하고 쏟아냈다. 정상적 혼과 비정상적 혼이 있다는 주장도 상식 밖이지만, 잃어버린 혼을 찾아 병을 고친다는 무당이나 주술사도 아니고, 일국의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다.

게다가 비정상의 혼을 국민에게 불어넣어준 세력을 전교조를 비롯해 특정이념에 경도된 자들이라고 지목했다. 끝나지 않는 종북색깔공세다. 종북세력이 국민의 혼을 다 비정상적으로 버려놨으니 자신이 나서서 혼을 바꾸는 굿이라도 한판 벌이겠다는 모양이다.

박근혜는 또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 노동자, 농민,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는 5개 법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관광진흥법·국제의료사업지원법·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국회처리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을 들어 국회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러면서 차기 총선 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국회가 이것(민생법안)을 방치해 자동폐기된다면 국민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발언 자체만으로도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다. 하지만 그 이상이다. 전·현직 장관과 청와대 비서관들의 대구경북(TK) 총선출마설이 퍼져나온 직후에 나온 발언들이다. 여당 편들기, 야당 심판론으로만 해석할 수 없는 이유다. 무엇보다 대구경북(TK)은 새누리당의 정치적 아지트이고 베이스캠프다. 그곳에서 물갈이가 되면 여권 전체의 색깔이 바뀐다. 야권에 대해서는 지난해 말 이미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인위적 개편이 마무리됐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야당을 중심으로 투쟁전선이 형성되지도 않아 당장에는 관심 권 밖이다. 그러니 박근혜의 이날 발언은 청와대발 인위적 여권 정계개편시도라고도 해석될 수 있다.

박근혜는 “국민을 위해서 진실한 사람들만이 (다음 총선에서) 선택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맥락을 좇으면 ‘진실한 사람들’이란 박근혜 자신을 추종하는 사람을 일컫는 것으로 들린다. “배신의 정치”라는 한마디로 집권당 원내대표 직에서 찍어 내려진 유승민 의원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메시지요, 자신의 추종세력으로 국회를 빨갛게 덮어버리겠다는 전제군주 같은 엄포다.

역사학자와 교육계는 물론이고 온 시민사회가 모두 들불처럼 일어나 반대를 해도, 박근혜에게는 “(내가)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한 것”만 중요할 뿐이다. ‘짐이 국가“라는 말과 다를게 없다. 그래서 박근혜를 늦게 만난 죄로 그의 지시로 만든 역사교과서로 배우지 못해 모두다 비정상으로 간주된 우리들 모두는 이렇게 묻는다.

‘친일의 후예로 얼이 빠지고 여왕이 되고 싶어 넋이 나가
급기야 혼이 비정상이 된 것은 박근혜 당신이다.’


출처  [사설] 혼(魂)이 비정상인 건 박 대통령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