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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 노동자들이 ‘도시락 투쟁’하는 까닭?

학교급식 노동자들이 ‘도시락 투쟁’하는 까닭?
부산시 교육청 “식비 면제는 이중혜택”... 학비노조 “일방적 징수 규탄”
[민중의소리] 김보성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6-03-03 16:21:48


▲ 부산시 교육청이 최근 학교 급식 종사자들에 대한 급식비 징수를 결정하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급식실 자료사진. ⓒ뉴시스


개학 첫날부터 ‘어른 밥값’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부산지역 일선 학교의 영양사, 조리사 등 급식실 종사자들이 2일부터 ‘도시락 투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부산시 교육청 급식위원회는 급식실 종사자들에 대해 급식비 징수를 결정했고, 지난달 4일에는 6만 원을 초과하는 급식비에 대해서만 이를 면제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이에 따라 급식실 종사자들은 당장 3월부터 식비를 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동안 이들은 업무 특성에 따라 급식비를 면제받아왔다. 배식 준비로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가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돌연 시 교육청이 급식비 징수를 결정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산지부 소속 조합원들은 지난달 시 교육청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고, 전국학교비정규직 부산지부 소속 조합원들은 아예 항의의 표시로 학교 급식을 거부하고, 직접 도시락을 싸와 식사를 해결하는 행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십 년 넘게 급식비를 면제받아왔는데, 협의도 없이 하루아침 식비를 징수하겠다는 것은 너무 일방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도시락 투쟁에 참여하는 A(40) 씨는 “근무시간 내에 조리, 배식, 설거지, 청소 등 모든 업무를 마치려면 서서 먹거나, 이동식 조리대 위에서 대충 차려서 먹기 일쑤”라며 “이런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갑자기 급식비를 징수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전국학비노조 부산지부 관계자도 “시 교육청의 부당한 결정으로 급식 노동자들이 도시락이나 컵라면,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며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급식종사자에 대한 징수 조치를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교육청은 형평성의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지금까지는 ‘검식책임자(영양교사)와 급식종사자(영양사, 조리사, 조리원)의 급식비는 면제할 수 있다’는 급식 기본방향 지침에 따라 모든 학교 급식종사자들의 급식비를 면제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시 교육청 교육지원과는 지난해 비정규직 노조와 임단협 타결 이후 급식비 6만 원 지급이 결정된 데다, 다른 학교 구성원 역시 급식비를 내는 상황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 부산시 교육청.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출처  학교급식 노동자들이 ‘도시락 투쟁’하는 까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