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가수 최도은이 15년 만에 개인콘서트를 열게 된 까닭은?
국가보안법으로 구속 위기에 처한 남편 구명위해 콘서트 마련
[민중의소리] 권종술 기자 | 발행 : 2016-09-06 15:00:49 | 수정 : 2016-09-06 17:21:23
“불을 찾아 헤매는 불나비처럼 밤이면 밤마다 자유 그리워 하얀 꽃들을 수레에 싣고 앞만 보고 걸어가는 우린 불나비.”
민중가수 최도은이 부른 ‘불나비’다. 세월호 진상규명, 사드 배치 반대 등 민중의 투쟁현장과 노동자들의 각종 크고 작은 집회현장에 민중가수 최도은은 늘 함께 하고 있다. 그의 목소리는 ‘앞만 보고 걸어가는’ 묵묵하게 뚝심 있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 그를 ‘민중가수’ 또는 ‘노동가수’라 부르는 건 장르나 형식이 아닌 그가 걸어오고 살아온 삶을 반영하는 호칭이도 하다. 거리가 곧 공연장이고, 거리를 무대로 삼아 노래를 해온 가수 최도은이 오는 9월 9일 15년 만에 개인콘서트를 연다.
최도은은 숙명여대 성악과를 나왔다. 1987년 6월 항쟁 등 시대적 격랑을 거친 뒤 1988년 인천지역노래패연합에 들어간 이후 지금까지 노래로 민중과 연대해왔다. 거리가 그의 무대였기에 그는 그동안 개인콘서트를 따로 열지 않았다. 그의 마지막 개인콘서트는 지난 2001년 1월 열린 ‘도은아! 추운데 노래나 하자’ 공연이었다. 당시 무대도 노동 현장에서 노래를 부른지 13년 만에 처음으로 열린 개인콘서트였다. 민중가수, 노동가수로 활동한 지 어느덧 30여년이 가까워지는 최도은이 15년 만에 두 번째 개인콘서트를 열게 된 데는 아픈 우리 시대의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그의 남편은 철도노동자이자 진보적 인문사회과학 서적들을 모은 전자도서관인 ‘노동자의 책’ 대표를 맡고 있는 이진영 씨다. 지난 7월28일 서울경찰청 보안수사4대 보안수사팀이 그의 집을 압수 수색했다. 그리고 도서 107권 등 각종 자류를 압수했다. 이후 여러 차례 보안수사대 분실에서 조사를 벌였다. 서울경창청은 ‘러시아 혁명사’와 같이 공공도서관에 있는 자료는 물론 마르크스의 ‘자본론’ 등 지금은 이미 고전이 된 책까지 ‘이적표현물’이라는 낙인을 찍어 이 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을 통해 기소하려 하고 있다.
이 씨는 국가보안법이란 시대착오적 법률과 싸움을 벌여야한다. 최도은은 어느 날 갑자기 집안에 보안수사관들이 들이닥친 이후 검찰의 기소만을 기다리고 있는 남편의 지난한 싸움을 지원하기 위해 나설 수밖에 없었다. 최도은은 “남편의 구명을 위해 뭐든 해야 했다. 서명지를 들고 서명을 받았고, 남편의 구명을 위해 매일 피켓 시위를 했다. 그러나 우리의 힘은 너무도 미약했다”고 토로했다. ‘국가보안법’이란 서슬파란 현실은 남편의 억울함을 알리고, 연대를 호소하는 것조차 너무나 힘들게 만들었다. 수많은 언론에 이 사건을 알리기 위해 보도자료를 보냈지만 압수수색 등 상황을 전하는 언론은 없다시피 했다. 남편인 이 씨가 직접 언론에 사연을 투고한 뒤에야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남편이 속해 있는 노동조합에서도 변호사 지원은 고사하고 탄압의 부당성을 알리는 성명조차 내지 못했다. 최도은은 결국 남편의 억울함을 알리고, 남편의 변호사 기금이라도 마련하자는 심정으로 갑작스레 ‘최도은 2016 애가(哀歌)’를 기획하게 됐다.
그의 이번 콘서트는 고통 받는 이웃과 함께 아파하는 공감의 무대이기도 하다. 남편과 함께 12살 아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그의 일상이 국가보안법에 의해 파괴되고 있는 것처럼 오늘도 많은 이들이 고통 받고 있다. 사드 배치 반대 투쟁 현장에서의 발언을 문제삼아 종북몰이에 나서면서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았다. 지난 3월 현대차 하청업체인 유성기업 노동자 한광호 씨가 노조탄압으로 목숨을 끊었고, 한광호 열사의 유가족이자 금속노조 유성기업영동지회 해고노동자인 국석호 씨가 현대자동차 양재동 본사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투쟁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도은은 “석호씨, 세월호 부모님 등 그들의 아픔 앞에서 감히 내 아픔을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이 모든 아픔을 모아 노래로 달래고 싶다”며 15년 만에 공연을 여는 이유를 설명했다.
“세월호에, 석호씨에게, 갑을오토텍에, 동양시멘트 해고 노동자들에게, 하이닉스 해고노동자들에게, 소녀상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백남기 어르신에게, 성주 김천의 사드배치 반대를 외치는 주민들에게 제 노래가 고통당하는 이웃을 위로하는 노래이고 싶습니다. 우리는 그간 눈으로 귀로 너무도 많은 고통을 지켜봐왔습니다. 이 야만에 맞설 힘은 상실을 느끼는 사람들 간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노래가 거리를 좁히는 노래이고 싶습니다. 약한 자에게 힘을 주는 노래, 강한 자 바르게 하는 노래.”
최도은이 목 놓아 부르는 우리 시대의 슬픔을 만날 수 있는 ‘최도은 2016 애가(哀歌)’는 9월 9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종로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에선 그의 대표곡 ‘불나비’와 함께 ‘바위처럼’, ‘진주’, ‘웅크림’ 등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공연이라기 보다는 그의 말처럼 상실을 느끼는 사람들 간의 거리를 좁히는 연대의 장이고, 그 연대를 바탕으로 야만에 맞서는 다짐의 자리다. 공연이 마무리된 뒤에는 마음을 나누는 밤샘 뒤풀이도 열릴 예정이다.이번 콘서트 관람료는 전석 2만원이다.
예매 및 후원은 010-9268-4350이고, 후원계좌는 SC은행 409-20-331808(최도은)이다.
출처 민중가수 최도은이 15년 만에 개인콘서트를 열게 된 까닭은?
국가보안법으로 구속 위기에 처한 남편 구명위해 콘서트 마련
[민중의소리] 권종술 기자 | 발행 : 2016-09-06 15:00:49 | 수정 : 2016-09-06 17:21:23
▲ ‘최도은 2016 애가(哀歌)’ ⓒ기타
“불을 찾아 헤매는 불나비처럼 밤이면 밤마다 자유 그리워 하얀 꽃들을 수레에 싣고 앞만 보고 걸어가는 우린 불나비.”
민중가수 최도은이 부른 ‘불나비’다. 세월호 진상규명, 사드 배치 반대 등 민중의 투쟁현장과 노동자들의 각종 크고 작은 집회현장에 민중가수 최도은은 늘 함께 하고 있다. 그의 목소리는 ‘앞만 보고 걸어가는’ 묵묵하게 뚝심 있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 그를 ‘민중가수’ 또는 ‘노동가수’라 부르는 건 장르나 형식이 아닌 그가 걸어오고 살아온 삶을 반영하는 호칭이도 하다. 거리가 곧 공연장이고, 거리를 무대로 삼아 노래를 해온 가수 최도은이 오는 9월 9일 15년 만에 개인콘서트를 연다.
남편 구명위해 백방으로 뛰며 절감하게 된 국보법의 서슬파란 위력
최도은은 숙명여대 성악과를 나왔다. 1987년 6월 항쟁 등 시대적 격랑을 거친 뒤 1988년 인천지역노래패연합에 들어간 이후 지금까지 노래로 민중과 연대해왔다. 거리가 그의 무대였기에 그는 그동안 개인콘서트를 따로 열지 않았다. 그의 마지막 개인콘서트는 지난 2001년 1월 열린 ‘도은아! 추운데 노래나 하자’ 공연이었다. 당시 무대도 노동 현장에서 노래를 부른지 13년 만에 처음으로 열린 개인콘서트였다. 민중가수, 노동가수로 활동한 지 어느덧 30여년이 가까워지는 최도은이 15년 만에 두 번째 개인콘서트를 열게 된 데는 아픈 우리 시대의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그의 남편은 철도노동자이자 진보적 인문사회과학 서적들을 모은 전자도서관인 ‘노동자의 책’ 대표를 맡고 있는 이진영 씨다. 지난 7월28일 서울경찰청 보안수사4대 보안수사팀이 그의 집을 압수 수색했다. 그리고 도서 107권 등 각종 자류를 압수했다. 이후 여러 차례 보안수사대 분실에서 조사를 벌였다. 서울경창청은 ‘러시아 혁명사’와 같이 공공도서관에 있는 자료는 물론 마르크스의 ‘자본론’ 등 지금은 이미 고전이 된 책까지 ‘이적표현물’이라는 낙인을 찍어 이 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을 통해 기소하려 하고 있다.
▲ 가수 최도은 ⓒ기타
이 씨는 국가보안법이란 시대착오적 법률과 싸움을 벌여야한다. 최도은은 어느 날 갑자기 집안에 보안수사관들이 들이닥친 이후 검찰의 기소만을 기다리고 있는 남편의 지난한 싸움을 지원하기 위해 나설 수밖에 없었다. 최도은은 “남편의 구명을 위해 뭐든 해야 했다. 서명지를 들고 서명을 받았고, 남편의 구명을 위해 매일 피켓 시위를 했다. 그러나 우리의 힘은 너무도 미약했다”고 토로했다. ‘국가보안법’이란 서슬파란 현실은 남편의 억울함을 알리고, 연대를 호소하는 것조차 너무나 힘들게 만들었다. 수많은 언론에 이 사건을 알리기 위해 보도자료를 보냈지만 압수수색 등 상황을 전하는 언론은 없다시피 했다. 남편인 이 씨가 직접 언론에 사연을 투고한 뒤에야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남편이 속해 있는 노동조합에서도 변호사 지원은 고사하고 탄압의 부당성을 알리는 성명조차 내지 못했다. 최도은은 결국 남편의 억울함을 알리고, 남편의 변호사 기금이라도 마련하자는 심정으로 갑작스레 ‘최도은 2016 애가(哀歌)’를 기획하게 됐다.
“이 야만에 맞설 힘은 상실을 느끼는 사람들 간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노래가 거리를 좁히는 노래이고 싶습니다.”
그의 이번 콘서트는 고통 받는 이웃과 함께 아파하는 공감의 무대이기도 하다. 남편과 함께 12살 아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그의 일상이 국가보안법에 의해 파괴되고 있는 것처럼 오늘도 많은 이들이 고통 받고 있다. 사드 배치 반대 투쟁 현장에서의 발언을 문제삼아 종북몰이에 나서면서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았다. 지난 3월 현대차 하청업체인 유성기업 노동자 한광호 씨가 노조탄압으로 목숨을 끊었고, 한광호 열사의 유가족이자 금속노조 유성기업영동지회 해고노동자인 국석호 씨가 현대자동차 양재동 본사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투쟁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도은은 “석호씨, 세월호 부모님 등 그들의 아픔 앞에서 감히 내 아픔을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이 모든 아픔을 모아 노래로 달래고 싶다”며 15년 만에 공연을 여는 이유를 설명했다.
“세월호에, 석호씨에게, 갑을오토텍에, 동양시멘트 해고 노동자들에게, 하이닉스 해고노동자들에게, 소녀상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백남기 어르신에게, 성주 김천의 사드배치 반대를 외치는 주민들에게 제 노래가 고통당하는 이웃을 위로하는 노래이고 싶습니다. 우리는 그간 눈으로 귀로 너무도 많은 고통을 지켜봐왔습니다. 이 야만에 맞설 힘은 상실을 느끼는 사람들 간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노래가 거리를 좁히는 노래이고 싶습니다. 약한 자에게 힘을 주는 노래, 강한 자 바르게 하는 노래.”
최도은이 목 놓아 부르는 우리 시대의 슬픔을 만날 수 있는 ‘최도은 2016 애가(哀歌)’는 9월 9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종로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에선 그의 대표곡 ‘불나비’와 함께 ‘바위처럼’, ‘진주’, ‘웅크림’ 등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공연이라기 보다는 그의 말처럼 상실을 느끼는 사람들 간의 거리를 좁히는 연대의 장이고, 그 연대를 바탕으로 야만에 맞서는 다짐의 자리다. 공연이 마무리된 뒤에는 마음을 나누는 밤샘 뒤풀이도 열릴 예정이다.이번 콘서트 관람료는 전석 2만원이다.
예매 및 후원은 010-9268-4350이고, 후원계좌는 SC은행 409-20-331808(최도은)이다.
출처 민중가수 최도은이 15년 만에 개인콘서트를 열게 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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