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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D-40, 박근혜-문재인-김선동

D-40, 박근혜-문재인-김선동
[민중의소리] 정호 한세상살림 대표 | 발행 : 2017-04-01 14:18:48 | 수정 : 2017-04-01 14:18:48


▲ 2012년 대선 후보 토론회 ⓒ자료사진


엊그제 3월 27일 나는 518민족통일학교에 있었다. 이곳에서 나는 세 가지 중대뉴스를 접했다. 하나는 검찰이 박근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문재인이 호남경선에서 압승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민중연합당 대통령후보 김선동(전 통합진보당 소속 순천곡성출신 재선 국회의원)과의 만남이었다. 나는 이 역사적인 상황을 접하면서 5년 전 12월 19일 대선 전후가 떠올랐다.

간략하게 복기하면, 당시 대통령선거는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통합진보당 이정희의 3자구도였다. 이정희 후보의 중도사퇴로 박근혜와 문재인의 양자대결이었는데, 결과는 51.6 대 48로 박근혜의 승리였다. 그러나 이것은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광범위한 관권개입과 헤아릴 수 없는 증거로 가득 찬 개표부정 등 총체적인 불법부정선거였다.

그러나 문재인은 12월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결과에 승복했고, 박근혜-최순실-김기춘-황교안-박한철은 국정원이 조작한 이석기 내란음모사건을 이유로 눈에 가시였던 통합진보당을 해산하였고, 김선동 등 통합진보당 국회의원들의 자격을 박탈하였다.

민주당, 정의당, 일부 시민사회와 진보진영, 심지어 조중동한경오프 등 언론까지 총망라된 한국사회는 이들의 비이성적인 마녀사냥과 종북몰이에 부화뇌동 견강부회하거나 침묵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를 비롯한 당원들은 시대착오적인 주사파 빨갱이로 몰려 위축되었고 정치적으로 타살되었다.

훗날 대법원은 이석기 내란음모사건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고, 통합진보당의 지방의원들은 법원으로부터 의원지위가 회복되어 의회로 복귀하였으나, 이석기 전 의원을 비롯하여 이 사건에 엮인 당원들은 여전히 차가운 감옥에 갇혀있고, 김선동을 포함한 국회의원들과 당원들은 고된 노동현장에서 명예회복과 권토중래(捲土重來)를 꿈꾸며 와신상담(臥薪嘗膽)하고 있다.

박근혜 탄핵정국이 끝난 이 시점에서 돌아보면 국정농단세력은 통합진보당만 해산시킨 것이 아니라 이재용 등 재벌과 함께 대한민국의 민주적 기본질서를 흔들고 나라를 통째로 말아먹었다. 제도권 정당 내 좌우 그 어떤 인물도 이 부끄러운 초유의 사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국민의당의 안철수,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바른정당의 유승민, 정의당의 심상정, 개헌을 고리로 비문연대 전선을 만들려는 김종인에 이르기까지 조기대선후보로 나선 이들은 굴비처럼 엮여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정치적으로는 공범이거나 부역자들이다.

이런 점에서 책임을 묻는다면 탄핵과 동시에 국회는 해산되어야 마땅하고 권력은 광장의 민중에게 넘어가야 한다.

▲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에서 열린 민중연합당 대선후보 선출대회에서 김선동 후보가 당원들과 함께 단상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양지웅 기자


상기해 보자.

국회가 탄핵에 주저할 때 경찰의 몽둥이에 맞서 우금치를 넘으며 박근혜를 끌어내린 자 누구인가?

30년 전 쌀값으로 농사를 지으면서도 이 땅의 식량주권을 지키고 있는 전농의 전봉준투쟁단 아니었던가?

국회가 박근혜의 질서 있는 퇴진 운운하며 김병준 총리내정자 문제로 씨름할 때 박근혜의 즉각 탄핵과 조기대선을 주장한 정치세력은 과연 누구인가?

비정규직노동자들, 흙수저청년들, 농민들, 이들의 부모형제자매들이 직접정치를 하겠다며 촛불광장을 가득 메운 민중연합세력 아니었던가?

이 중 민중연합당의 대통령후보가 바로 김선동이다.

5월 9일 조기대선은 끝났다. 3월 27일 박근혜 구속영장 청구와 문재인 호남압승으로 부패한 권력은 감옥으로 가고 새로운 권력은 취임할 일만 남았다. 그러나 민중생존권을 지키고 민족의 공멸을 막기 위한 자주적인 평화통일의 뿌리를 내리는 못자리대선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차기 정권이 사드배치를 철회하지 못할 때,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도입 등 농민의 현안문제를 외면할 때, 해고당한 노동자를 복직시키지 않을 때, 말로만 청년일자리를 만들 때, 통합진보당의 명예회복과 이석기 등 억울한 양심수들의 석방을 주저할 때 이것을 가차 없이 실천하도록 요구할 촛불광장의 민중권력이 필요하다.

광장의 민중권력은 득표율 5%면 된다.

나의 한 표가 문재인에게 가면 남는 표가 되고, 안철수에게 가면 사표가 되나, 김선동에게 가면 6%가 된다.

나는 민중과 함께 민족의 광장에 서 있는 김선동 후보에게 주권자의 통치권력을 위임하기로 결심하였다.

이것이 518민족통일학교의 슬로건인 ‘갑오에서 오월로, 오월에서 통일로’ 가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출처  [기고] D-40, 박근혜-문재인-김선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