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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노동과 삶

고공농성 노동자들의 외침에 귀 기울여야 한다

고공농성 노동자들의 외침에 귀 기울여야 한다
[민중의소리] 사설 | 발행 : 2017-05-05 07:39:00 | 수정 : 2017-05-05 07:39:00


▲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사거리의 한 광고탑에서 노동자ㆍ민중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 관계자들이 정리해고 철폐, 비정규직 철폐,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며 고공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광화문 사거리의 광고탑 위에 6명의 노동자들이 고공단식농성에 돌입한 지 21일차에 이르고 있다.

단식농성에 반드시 필요한 효소도 먹지 못한 채 물과 소금만으로 버티고 있다고 하니 농성자들의 건강이 상당히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사업장에서 노조탄압과 직장폐쇄, 정리해고에 맞서 장기투쟁을 벌여온 노동자들이다.

김경래 민주노총 강원영동지역노조 동양시멘트지부, 고진수 세종호텔노조, 오수일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 김혜진 하이텍알씨디코리아, 장재영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이 그들이다.

▲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사거리의 한 광고탑에서 노동자ㆍ민중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 관계자들이 정리해고 철폐, 비정규직 철폐,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며 고공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보통의 노동자들의 농성이 사업장의 문제해결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들의 요구는 사뭇 다르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의 철폐, 노동3권의 온전한 보장이라는 대한민국 노동의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각각의 사업장에서 길게는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해 싸워왔지만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노동자들의 희생만 강요되는 현실에 ‘목숨을 버리는 것’을 제외한 마지막 투쟁에 나선 것이다.

일상적인 구조조정으로 거리로 쫓겨나고,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노동조합을 만들면 탄압받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이들의 요구가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다.

여기에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원하청과 관련하여 자신들에게 불리하다 판단되면 도급계약을 해지하거나, 노조를 약화시켜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전환채용하고, 직장폐쇄까지 단행하는 악질적인 사용자의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노동조합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하고, 조합 간부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지역사회에서의 재취업을 막는 노조 파괴 행태를 막아야 한다는 울산 현대미포조선 고공농성 노동자들의 외침 역시 똑같은 호소이다.

촛불시민은 박근혜가 구속되면 내 삶이 나아지는지 묻고 있다. 고공농성 노동자들은 악질적인 사용자가 용인되고 노조할 권리가 보호되지 못한다면 땅에 내려가더라도 우리의 삶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이야기 한다.

촛불혁명으로 맞게 된 대선의 유력 후보들이 진심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려고 한다면 목숨을 걸고 노동적폐 청산을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출처  [사설] 고공농성 노동자들의 외침에 귀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