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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수 국정원 기조실장, 노조파괴 사업장 갑을오토텍 대리

신현수 국정원 기조실장, 노조파괴 사업장 갑을오토텍 대리
‘노조파괴 증거인멸’ 김앤장 연루 의혹
김앤장 “자문 계약했을 뿐 증거인멸과는 무관”

[경향신문] 김지환 기자 | 입력 : 2017.06.27 11:46:00 | 수정 : 2017.06.27 12:15:06


▲ 신현수 국정원 기조실장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에 임명된 신현수 김앤장 변호사가 노조파괴 사업장인 갑을오토텍 사측을 대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갑을오토텍은 노조파괴 증거인멸을 시도했는데 김앤장이 이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앤장 측은 하지만 고용노동부의 갑을오토텍 특별근로감독에 대한 법률 자문 계약을 체결했을 뿐 증거인멸엔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가 27일 입수한 수사자료를 보면 권모 전 갑을오토텍 노무부문장은 2015년 3월 31일부터 4월 17일까지 수차례에 걸쳐 신현수 변호사와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거나 전화통화를 했다. 이 자료는 노동부 천안지청, 경찰이 그해 4월 23일 갑을오토텍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박효상 전 갑을오토텍 대표이사는 그해 4월 14일 저녁 7시55분쯤 권 전 노무부문장에게 “모든 카톡 및 문자는 지우세요. 전화로 합시다”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권 전 부문장은 “다 정리하고 있다. 김앤장하고 지시하신 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앤장이 압수수색을 앞두고 갑을오토텍의 노조파괴 증거인멸에 관여했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노동부 천안지청은 그해 4월 14일 갑을오토텍의 노조파괴 혐의 등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했다. 앞서 갑을오토텍지회는 박 전 갑을오토텍 대표이사 등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했다.

권 전 부문장에 대한 수사당국의 휴대폰 분석 보고서에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 전 부문장이 다른 사람과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은 보고서에 담겨 있지만 김앤장 측과 주고받은 메시지는 단 1건만 담겨 있다.

김앤장 측은 당시 “노조파괴 및 증거인멸에 대한 자문에 응하지 않았다. 갑을오토텍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이후 회사 측 요청에 따라 계약을 맺고 관련 법률자문을 제공했을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갑을오토텍지회는 신 변호사를 비롯한 김앤장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 고소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지난달 13일 노조파괴 사업장인 갑을오토텍 사측을 대리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박 비서관은 “갑을오토텍 사건을 맡은 것은 (노조파괴로) 문제가 되었던 이전 경영진이 기소된 이후인 지난해 봄부터였고, 변호사로서 사측에 불법행위를 하지 말도록 조언했다”는 입장을 청와대 춘추관을 통해 기자들에게 밝혔다. 이어 “그러나 갑을오토텍 변론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했다.


출처  [단독] 신현수 국정원 기조실장, 노조파괴 사업장 갑을오토텍 대리